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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역사]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도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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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09:06:00

최근 중국 근현대사 서적 몇 권 읽고 있는데, 중국도 참 파란만장하네요.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할 점은 중국을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안된다는 점. 

 

(1) 민족적 관점으로 보면

 

대청제국만주족이 세운 다민족제국으로, 권력의 정점에는 만주인들이 있었고, 이들은 특히 군사에 관한 요직을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몽골, 신장위구르나 티벳은 사실상 동군엽합의 성격으로, 사실상 거의 반 독립국가처럼 존재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을 계기로 귀족화된 만주인 군대가 오합지졸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한족이 군사요직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좌종당, 증국번, 이홍장...이들의 권한은 청나라 건국 이래 그 어떤 한족도 누려보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신장과 몽골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두려워한 청나라는 해당 지역에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나름대로의 방파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만주족의 청나라가 한족에게 본격적으로 의존하게 된 사태가 초래된 것입니다.  

 

(2) 서양열강과 일본의 역할

 

중국은 서양열강과 일본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근대 중국을 만든 혁명가들의 상당수는 서양과 일본에서 교육받았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과 대만에서 모두 존경받는 쑨원은, 반제국주의와 중국의 부흥을 런던과 도쿄에서 선전했고, 훗날 국민당의 지도자가 되어 일본과 격전을 치르게 되는 장제스도 일본군사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한편 청나라의 탄압을 피해 혁명가들은 상하이와 홍콩에서 암약하였고, 이 도시들은 중국 땅에 있으면서도 서양의 지배하에 있어 혁명활동을 용이하게 하였습니다.   

 

한편 일본의 극우는 중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중국 혁명가들을 지원했고, 반대로 일본의 진보적 이상주의자들은 진정한 동아시아 연합을 위해 실제로 쑨원을 지원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한편 서양열강은 중국 혁명가들이 대거 일본에서 활동하는 걸 보자 중국과 일본이 서양에 대항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여 일본정부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정부는 중국 유학생들을 대거 추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말 모순의 연속이자 복잡다난했는데, 영국은 중국의 금융와 경제를 완전히 휘어잡으면서도, 동시에 중국의 영토보전에 가장 신경을 기울이던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면 안되기 때문에... 그리고 많은 영국 상인들이 중국에서 큰 돈을 벌었고, 이들 상인들의 영향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단적인 예로 홍콩과 상하이에 기반을 두었던 영국은행 HSBC는 지금도 영국 재계에서 시가총액 1위의 대기업입니다. 

 

(3) 화교의 역할

 

역사의 한 가지 아이러니이기도 한데, 영국 제국주의와 미국의 팽창과 함께 성장한 것이 중국 화교 네트워크입니다. 영국령 싱가포르와 말레시이아에 많은 중국인들이 이민을 갔었고,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에도 다수의 중국인들이 이민을 떠났습니다. 물론 많은 수가 일용직 노동자였으나, 일부는 큰 돈을 굴리는 부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중국과 더 넓은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되었고, 한편 중국의 혁명가들의 자금줄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대 중국의 국부 쑨원은 사실상 본토인이라기보다 화교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 정도였죠. 

 

여담이지만, 한국의 화교는 대부분 산둥성 출신이라고 한는데, 유대인만큼이나 상업에 큰 능력을 선보인 화교는 "광둥성" 출신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화교도 출신지역별로 성격이나 습관 문화 등이 다른데, 광둥쪽 사람들이 정말 독보적이라고.... 

 

아무튼 이런 화교 네트워크는 공산당의 내전 승리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후일 등소평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산업화의 밑거름이 된 것이 바로 이 화교들의 자본이었기 때문이죠. 

 

아무튼 중국의 근현대사를 - 민족, 서양과의 관계, 그리고 화교네트워크라는 관점으로 보면 참 흥미로운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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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06 09:35:51

한동안은 못 가겠지만, 중국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동네가 심양이에요.

왠지 말갈-여진-만주족은 한 육촌쯤 되는 느낌이 있어, 무엇이 같고 어떤게 다른지 기운을 한번 느껴보고 싶네요.

WR
2020-07-06 10:13:58

만주는 사실상 이미 한족화되어버려서 과거 만주족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0-07-06 10:18:08

사람이야 당연히..^^

http://m.blog.daum.net/seoulpr7555/1416

이런 것들을 보고 싶네요~

2020-07-06 09:43:26

좋은 책 자주 소개해주시는 것으로 아는데, 저도 요즘 중국 근현대사에 관심이 생겨서 혹, 괜찮다고 생각하신 책 추천 가능하실까 여쭙습니다.

WR
2020-07-06 10:13:21

가장 좋은 입문서로는 "잠못이루는 제국"이 있습니다. 글로벌한 시야에서 중국 근현대사를 다룬 책 중에서는 가장 수준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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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10:04:01

..지들끼리 지지고볶건 굽건튀기건간에 남에나라에서는 떠나서

자기네들끼리 망해버리는건 상관 안하는데 여러곳에 민폐를 주는게 큰 함정!

2020-07-06 10:04:26

청나라의 영토가 역대 중국 왕조 중에 가장컸죠. 그걸 계승 잘해서 지금도 영토가 아주 넓죠. 야간 부러운 부분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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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06 10:09:20
비밀글입니다.
WR
2020-07-06 10:12:30

현대적 상업활동의 핵심은 바로 "회사"를 결성하는 것이죠. 당장 회사라는 단어도 사람들이 모인다는 뜻이고, 영어로 기업도 Company인데 이것도 동료를 모집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해야 더 큰 조직으로 거듭나고 더 큰 돈을 굴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 교포들은 이 점이 참 잘 안됩니다. 저도 초중고를 외국에서 나온 교포 출신이라 더욱 뼈저리게 느낍니다. 

2020-07-06 10:53:36

세계 어디에도 재미(?)없는 역사는 없을껍니다.

자주가보는 블로그 주인께서 이런 제목을 하나 올리셨더군요.

'후손이 잘되면 조상이 금칠된다'

우리 조상들도 요즘 금칠되는 중입니다. ㅎㅎ 

2020-07-06 12:49:04

화교에 대해서도 그간 우리가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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