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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100년 전의 어떤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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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11 13:12:48

1. 어머니

1900년대 초반의 일입니다. 평양의 양반가문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한말 고위관료와 결혼을 합니다. 남부럽지 않게, 풍족하게 살았지만 남편이 문제였죠. 너무 넉넉한 형편 덕분이었죠. 주색에 빠져 나가 살면서 가족 돌보는 것에 소홀했다고 합니다. 

 

"시집을 잘못 왔다"고 한탄하던 어머니는 이런 상황을 수긍하고 살기 싫었습니다. 1905년, 남편과 상의하지 않고 장남부부, 두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납니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풍족한 파라다이스로 생각했던 미국 하와이에서의 생활은 막노동으로 힘든 일상이었습니다. 초기정착금으로 대출받은 전대금(몸값을 갚기전에는 노예처럼 살아야 하는...)을 갚기위해 가족들은 막노동을 해야했죠. 이 시기를 거쳐서 전대금을 갚고 가족들은 자유의 몸이 됩니다.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별다르게 여건이 좋아질수는 없었겠죠. 삯바느질을 해서 겨우 생활을 합니다. 셔츠 한벌 꼬메는데 25센트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궁리끝에 장남에게 올인하기로 하고, 장남을 공부시킵니다. 막 결혼하고 평양을 떠난 장남 부부는 이후 10년간 헤어져서 살았고, 부인은 남편을 뒷바라지 합니다.

 

 

2. 큰 딸

1913년 어머니와 딸은 호놀룰루 대한인부인회를 조직합니다. 특별히 독립운동이나 민족운동을 하는 덴체는 아니었고, 하와이에서 일하는 분들의 권익 모임이었을 겁니다. 남의 삭바느질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옷을 만들고 판매하자고 의기투합 한거죠. 이 돈벌이는 결과적으로는 잘 안된 것 같습니다.

 

이후 남편과 결혼했고, 남편은 농장에서 일하고 부인은 바느질을 했습니다. 남편이 중노동을 할만한 사람은 아니어서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1919년 31운동 소식이 하와이에도 전해집니다. 막연하지만 '우리도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의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도산 안창호선생이 미주지역을 돌면서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있었는데... 하와이에서 이분들이 만나게 됩니다. "여성들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뭔가를 해야하지 않겠냐"라는 안창호의 조언에 하와이의 여성들이 움직입니다.

 

'자녀와 동포들의 자유의식 고취, 한국후원, 대한인국민회  의무금 납부'를 목적으로 신한부인회를 조직하고 큰 딸은 총무가 됩니다. 이후 미국 본토의 여러 여성단체들과 연락하여 대한여자애국단을 설립합니다. 이 단체에서 큰 딸은 총단장을 하게 됩니다. 


대한여자애국단은 대한인국민회 후원, 독립운동자금 제공, 한인 구제사업, 일본상품 배척, 한인부녀자의 독립사상 고취등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이런 단체의 총단장이라니 뭔가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분들은 시급 15센트를 받으면서 번 돈중 매월 3달러를 단비로 냈다고 합니다. 이분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모은 돈은 임시정부의 재정이 되었으며, 독립군의 군자금이 되었습니다. 이분들이 모은 돈은 46,000달러가 넘었습니다. 

 

* 어머니 황마리아 여사는 2017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었습니다. 

 

* 큰 딸 강혜원 여사는 1992년 5월 31일, 미국에서 별세하셨습니다. 

2016년 남편과 함께 유해가 봉환되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셨습니다.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셨습니다.

 

* 강혜원 여사의 남편 김성권 선생은 하와이 한인단체 활동, 흥사단등의 독립운동 단체에 헌신하신 공로로, 2002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셨습니다.  

 

* 둘째 딸, 강혜원 여사의 동생 강영승 선생은 대한인국민회, 힌한민보등에서 독립운동을 하셨고 2016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되셨습니다.

 

* 올캐 강영신 선생은 강혜원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신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셨습니다.

 

 

 

(이번 달 T2R2의 프로필 사진은 대한민국 보훈처와 광복회가 선정한 2020년 7월의 독립운동가 강혜원 선생님입니다.)

 

 

 

강혜원, 김성권 선생님 결혼사진 

 

 

미주 대한여자애국단 사진, 오른쪽 3번째가 강혜원 선생님입니다.

 

 

무궁화로 수 놓은 한반도, 강혜원 선생님 작품 

  

 

님의 서명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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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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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11 13:04:34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힘들어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분들... 그 힘든 와중에 자아보다는 무리를 위해 아낌없는 분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례들이 교과서에 많이 올려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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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1 13:05:51

 아. 감사합니다. 

제가 누리는 의미있는 행복이 바로 이분들의 피와 땀을 기반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숙연해 집니다.

의식있고 교양있는 삶을 살고 그러한 생각들을 이어야 겠습니다.

너무 큰 부채의식을 행복하게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 동시대인의 숙제이자 과제로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2020-07-11 13:38:28

감동파괴를 해보자면 저렇게 십시일반 모은돈을 슈킹해서 쓰다 걸려서 탄핵당한 사람이 바로 이승만입ㄴ...

WR
2020-07-11 13:42:44

에잇! 감동파괴 안할려고 은폐한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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