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사견] 독립운동가를 지폐모델로 헌정하기 위한 조건들
독립운동가를 대한민국 지폐의 모델로 헌정하자는 의견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하자"는 의견부터 "왜 안하냐?"는 불만...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친일 잔재에 대한 성토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독립운동가를 지폐모델로 헌정'하기 위한 사전 조건입니다.
아래에 열거한 조건은 사견이며, 두서없이 라이브로 적는 글이라서 각 항목들이 겹칠수도 있습니다.
1. 독립운동가들의 재조명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의 이면에 또 다른 모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에게(꽤 많은 사람들입니다) 국부로 칭송해야 한다는 이승만에게는 그가 지폐모델이 되면 안되는 흠결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면의 부정적인 모습이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부끄러울 지경이기까지 합니다.
백범 김구의 경우에도 그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부동의 원톱의 자리에 위치한 위인임에도 불구하고, 복수의 독립운동가(최소한 1명이상)을 살인교사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노선이 다르거나 혹은 독립운동 자금에 대한 이권때문으로 의심하기도 합니다. 해방이후 한국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부추긴 치명적인 흠결도 있습니다. -_-;;
2.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반민족행위
독립운동가 후손들중에는 선조의 독립운동을 무색하게하는 반민족행위를 했습니다.
백범 김구의 아들은 이승만 박정희때 승승장구했고, 또 다른 후손은 이명박근혜때 요직에 있으면서 국방비리를 저질러서 실형을 받았습니다. 불과 몇년전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유명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지금도 적폐정당에 몸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후손의 잘못을 두고 선대의 독립운동가를 소급해서 비난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는 판단하기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전 국민적인 공감대, 설득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친일파의 후손이지만, 좋은 일을 했던 분들도 계십니다.)
3. 독립운동가에 대한 평가가 기울어져 있습니다.
일부의 스타급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떵떵거리면서 잘 사는 동안, 그 외의 독립운동가는 조명되지 못했습니다. 위 2번과 겹치기도 하는 내용인데요, 운이 좋거나 시대를 잘 만나서... 좋은 여건에서 권력이나 금력을 잡고 잘 살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다른 독립운동가도 재조명 해줬어야 합니다. 그를 통해 어렵게 고생하시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국가와 사회의 감사를 받고 잘 사실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선조들의 공을 독점했습니다. 재조명 받지 못하는 독립운동가를 방치하면서, 잘먹고 잘살았던 후손들의 선조들만으로 헌정할수는 없습니다.
4. 우리가 거론하는 독립운동가의 풀이 너무 적습니다. (3번과 결론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김구, 윤봉길, 안중근, 윤봉길, 안창호, 유관순... 정도 적다보면 솔직히 잘 생각이 안납니다. -_-;
백범 김구는 부동의 스타이지만, 이회영선생 일가의 헌신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김상옥, 편강렬, 손병희, 윤봉길, 이상용, 지청천, 이상재, 서일, 신규식, 이봉창, 이회영, 나석주...
대한민국 보훈처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지정했던 1992년 첫해의 '이달의 독립운동가'입니다.
최익현, 조만식, 황병길, 노백린, 조명하, 윤세주, 나철, 남자현, 이인영, 이장녕, 정인보, 오동진...
1993년 '이달의 독립운동가'입니다. 모든 분들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몇몇분들은 잘 아시는 분들입니다.
정용기, 조지새넌맥큔, 김세환, 오광선, 정현숙, '유찬희 유기석 유기문(아버지와 두아들)', 임병극, 강혜원, 이석영, 채원개, 박영희, 유도발, 유신영, 윤창하...
올해 2020년의 '이달의 독립운동가'입니다. 최근으로 올수록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중적인 지명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스타급 독립운동가가 지폐모델로 헌정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개인적으로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독립군' 혹은 '의병'으로 선정해도 좋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스타급 독립운동가를 상징적으로 헌정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적어도 그 과정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 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플필 사진을 매달 교체하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5. 배제되어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북한건국에 기여한 인물은 물론이고, 사회주의 운동을 한 좌익 독립운동가는 아직 우리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조명하지 못하고 있죠. 좌익이니 사회주의니... 하는 개념이 세워지지 않았던 시기에 활동했던 분들도 대충 추정하고 분류해서 역사에서 지우기까지 했었고요. 자유시참변 당시 혹은 해방이후 러시아 변방으로 끌려가셔서 보잘것 없는 인생으로 취급되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장군님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의 존재조차 말하지 못하던 시절이 그리 옛날이 아닙니다.
독립운동가를 남성 중심으로 꼽는 분위기도 좀 바뀌면 좋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몇년동안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비교적 많이 조명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명문가, 양반집안, 부자, 유학파... 출신분들도 계시지만, 언제 어디서 태어나셔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심지어는 사진한장 없어서 블랭크 처리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분들도 존경해 마땅한 소중한 분들입니다.
외국인 독립운동가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폐에 헌정까지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은 편견없이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이래저래 다 따지면... 결국 하지 말자는거 아니냐?'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대충 할 일도 아닙니다. 서두쪽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승만을 대충 5만원권 모델로 올려서야 되겠습니까.
6. 한정판으로 복수의 독립운동가를 헌정하면 어떨까요?
일정수량 한정판으로... 복수의 독립운동가를 헌정하는 것도 한 방법일겁니다. (화폐수집가들에게는 희소식이겠죠)
한종류 화폐에 단 한명만 올리는 것보다, 10명 이내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해서 일정수량을 교대로 발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단위 화폐에 서로 다른 인물들이 들어가면 헷갈릴 것 같기도 한데요,
유럽의 화폐 유로화는... 각국별로 다른 인물이 들어간 같은 금액대의 화폐들이 별 문제없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장점 또 하나는, 보수집단에서 절대로 인정하지 않은 인물 - 대표적으로 약산 김원봉 - 같은 분들을, 이승만과 딜해서(적으면서도 정말 싫다...) 같이 넣을 수도 있습니다. 적고보니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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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관련 다큐나 자료등을 나름 많이 봤다고 생각하던터라
중간에 이 달의 독립운동가 이름을 적으신 부분에서 아는 분들이 많군하며 보고있는데...
2020년 아무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무슨일을 했는지가 아니라 이름 자체를 처음 봅니다.
물론 보훈처에서는 알릴려고 한분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알아가면 되는 것은 맞는데...
한 분 정도는 아는 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도 모르겠네요.
반성하고 조금 더 알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