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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생각] 7. 16 (목)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엄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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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11:32:45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어느 자식이 아니겠습니까만 저역시 

저를 이루고 있는 많은 부분을 모친으로부터 받았습니다.

 

30여년전 대학을 낙방한 후에

화장실 문을 걸어잠근 채 울고 있을때

모친은 그 문을 뜯고 들어와서 위로 대신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까지 대학이 뭐라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뜯겨나간 문짝을 보며 잠시 멍했던 저는 

빵터졌습니다.

고3때도 도시락도 안싸줬으면서 뭘 그렇게 키웠냐고

뭘 그렇게 키웠냐는 제 대꾸에

이번에는 모친이 빵터졌습니다.

그건 맞다며

 

제삶에서 청승과 자기연민은 그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모친은 그렇게 어떤 일로도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지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공놀이로 남의 유리창을 깨는 따위의

자잘한 말썽에도 꾸중 듣는 법이 없었습니다.

니가 내라며 그 청구서를 제 손에 쥐어줄뿐

 

뭘하라 말라 한적 없던 모친이 제게 딱 한번 하지말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담배를 피던 제게

피고 말고는 네 선택이나 목사님도 심방을 오시고 하니

방에서 말고 밖에서 피라고 주문을 했고,

저는 담배를 피기로 한 이상 숨어서 피고 싶지않다고

내방에서도 피겠다고 맞셨죠.

나가서 펴라, 내방에서 피겠다

그렇게 족히 한시간을 온갖 논리로 우기는 저를 한동안 바라만 보던 모친은

제 빰을 한대 후려치고는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펴라 이자식아!

 

그렇게 어떤 금지도 없이 어른이 된 저는 나이가 제법 들어서 깨달았습니다.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한 누구의 허락도 필요없고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제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은

제가 잘 난게 아니라

온전히 모친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엄마! 안녕!

님의 서명
쓴차 한 잔이 저 혼자 식었다.
그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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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9
2020-07-16 11:37:48

예전에 다니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지금은 돌아가셨고, 저는 교회 나가지 않게 되었지만...) 추억이 생각나는 글이네요. 

 

청년시절 담배를 물고 교회 인근을 지나는데(대학가 인근이라 특별히 교회앞이라고 의식하고 조심하지는 않았습니다. 근처에서 술도 많이 마시고...),

 

목사님이 나와계시더군요. 담배를 어쩔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래도 예의상 손에 슬며시 감추고 인사하고 지나쳤는데요, 그 주 설교중에 "담배피는 청년들, 담배피는 것이 죄짓는 것이 아니니... 피고 싶으면 당당하게 펴라. 건강에 안좋으니 안피면 더 좋겠지만..."이라고 하시더군요. ㅎㅎ

 

다시 한 번 어준씨 어머니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19
Updated at 2020-07-16 11:39:15

방송엔딩으로만 듣던 안녕 이라는 말이 이렇게 애틋하고 그리움이 담겨져 있었구나...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총수가 어머니에게 건네는 안녕이라는 말에 그리움과 감사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별 탈 없이 일상으로 복귀한 공장장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총수를 만들어내신 어머님의 평온한 영면을 기원합니다.

18
2020-07-16 11:39:36

오늘 아침 분명 엄마 이야기 할 것이라 생가하면서 들었는데도 울컥하더군요.
남의 엄마 이야기에 울컥하고
내 엄마에게 소홀한 못난 아들.
내 자식만큼은 바르게 키우겠다고 온갖 간섭을 하는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러워지는 아침이었습니다.

6
2020-07-16 11:40:36

저도 아침에 운전하면서 듣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 혼났습니다. T.T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8
2020-07-16 11:41:26

이게 왜 시사정치에...

WR
11
Updated at 2020-07-16 11:43:41
"김어준" 이란 이름 하나로 신고 하시더라구요.
14
Updated at 2020-07-16 11:49:36

이제 지치네요
잘났다고 이게 뭐가 문제냐는
쿨병 환자들도 지겹고

그냥 다 때려치고 시사글 금지 합시다
같쟎은 중립 내세우며 쇼 하지 말고

15
Updated at 2020-07-16 11:43:34

김어준의 결혼, 이혼과 관련된 어머니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10
Updated at 2020-07-16 11:46:13

공장장 없는 뉴공이 참 허전했었는데...

돌아와서 넘 반가우면서도 찡한 느낌이...ㅠ 

어머니 생각도 나고...더 잘해 드려야겠어요ㅠ

5
2020-07-16 11:49:40

저도 아침에 짠하더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
2020-07-16 11:58:30

김어준의 여러 성향이(호불호가 갈리긴하지만) 어머니의 화통한 성격에서 왔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어준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5
2020-07-16 12:01:30

웃픈 영상이네요~
힘내시고 계속 가던길 가시길~~ 화이팅!!

7
2020-07-16 12:11:22

유쾌하네요. 김어준 답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2020-07-16 13:29:10

유쾌하고 현명하신 분이셨던 듯.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2020-07-16 15:13:15

오늘의 김어준은, 누구나 그렇겠습니다만, 본인 혼자서 존재하는 사람은 아니었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2020-07-17 00:26:42

총수에게 빚진게 많아 어머니 조문으로 조금이나마 갚으려 했는데, 그마저 못했네요.

어머님, 편히 잠드세요.

1
2020-07-17 11:31:05

 어머니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총수를 보내주셔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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