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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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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스포츠) 티엠과 즈베레프가 합창한 코로나 썅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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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15 23:49:44

 I don't care, I don't care, I don't care about this world! 

 

 이번엔 진짜 짧습니다. :-) 

 

 

 한 달하고 반쯤 전, 세계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노박 조코비치의 코로나 양성반응을 기억할 것이다. 그가 개최한 아드리아 투어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의 결과물인데, 노박을 비롯해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 행동하던 관계자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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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아드리아 투어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최악의 사후대처로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던 이들을 간략하게 살펴보겠다. 바로 도미니크 티엠과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그 주인공들이다. 하필이면 모두 응원하는 선수들. :-/ 

 

 1. 도미니크 티엠. 세계랭킹 3위의 티엠은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흙신 나달을, 호주 오픈에선 호주 하드코트의 왕 조코비치를 만나 한 끗 차이로 패배를 당한 바가 있다. 언제 어느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러한 수준의 인재다.

 개인의 철학은 대단히 확고하다. 방송이나 지면을 통해 나온 그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보자면 꽤나 완고한 자유주의자에 가깝다. 동시에 개인주의자이기도 하다. 하나의 사례를 보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하위 랭커들의 경제적 사정이 대단히 안 좋아지게 되면서 노박을 위시한 상위랭커들이 ‘하위 행커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란 주장을 했다. 이때 티엠은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난 저 양반들이 도대체 왜 하위 랭커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잔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위 랭커들? 그들 태반의 테니스를 대하는 자세를 보라. 지극히 나이브하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혹 상위 랭커가 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칠 자세로 테니스에 헌신하기보단 하고 싶은 거 적당히 하면서 살고 있는 저들일진대 도대체 내가 왜 도와줘야 한단 말인가.’

 아드리아 투어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시기, 이 투어에 참가했던 티엠은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시니컬하게 말해 주변 분위기를 보는 유형이었다면 다른 말로 남들 눈치를 보는 유형이었다면, 좋게 말해 타인의 안녕을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유형이었다면 2주 동안의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티엠은 그러지 않았다. 자국 오스트리아의 키츠뷜에서 열린 친선 경기 참가를 위해 이동했다. 물론 그가 생각하는 범위 아래에서 최선의 행동을 하긴 했다. ‘분명 우린(아드리아 투어 참가자들) 실수('mistake'는 닉 키리오스를 통해 다시 등장한다)를 저질렀습니다.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 10일 동안 5번의 코로나 진단을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권고사항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침을 따를 것이란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2. 역시나 음성 판정을 받은 세계랭킹 7위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공개했다. ‘제가 아드리아 투어에 참가해 플레이를 함으로써 누군가를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되게끔 만들었고, 이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2주 동안의 자가격리를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선 성명은 새빨간 거짓말로 밝혀졌다. 마르세유와 칸을 잇는 아름다운 지중해 해안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파티가 열렸고, DJ가 선곡한 음악이 신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즈베레프는 젊은 미남 스타답게 미인들 여럿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https://twitter.com/josemorgado/status/1277426142912356357?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1277426142912356357%7Ctwgr%5E&ref_url=https%3A%2F%2Fwww.tennis.com%2Fpro-game%2F2020%2F06%2Falexander-zverev-video-dancing-not-self-isolating-covid-19-thiem-adria-tour-kyrgios%2F89412%2F

 죄인은 말이 없는 법인데, 주변인들은 날선 대결을 펼쳤다. 악동 닉 키리오스가 즈베레프를 향해 일갈했다. “적어도 니가 매니지먼트사 직원들에게 너를 대신해 대중에게 사죄의 말씀과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겠다란 메시지를 쓰게끔 시켰으면, 적어도 14일 동안은 안에 처박혀있었어야 하는 거 아냐, 씨발? 니 어디까지 이기적으로 행동하려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던데, 도미니크 티엠이 즈베레프를 옹호하고 나섰다. ‘즈베레프가 실수(앞서 아드리아 투어에서 언급한 자신들의 'mistake'와 연결선상에 있다)한 건 맞아. 그런데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제3자들이 시시콜콜 참견하는 거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키리오스 니 앞가림이나 잘해.’

 키리오스가 티엠을 향해 직구를 던졌다. ‘이게 코트 안에서 라켓 부수는 것과 같은 성질이야? 욕설 내뱉는 것과 같은 층위에 있는 문제고? 니들 중 그 누구도 내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 수준도 갖고 있지 못해. 사람이 죽고 있다고. 누군가의 부모가, 친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나가고 있다고. 넌 니 친구들이나 즈베레프의 그 실수('mistake')를 변호하고 자빠졌지만.’

 앞선 말을 확인한 티엠은 날선 대화를 종결했다. ‘이 사안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닉의 권리다. 몇 주 후 이 해프닝은 모두 잊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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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8-06 06:32:22

테니스는 세계적인 선수지만 마인드는 좀 그러네요. ^^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WR
2020-08-06 11:06:50

사실 미국에 계신 얼바인 님께선 종종 보고 계신 유형의 사람들 아닌가요? 때론 개인을 말살시킬 정도의 집단주의 색채가 강한 한일에선 진짜 보기 힘든-머리로만 생각하고 말만 하는-행동으로 이행했단 이 문화권에선 사회생활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유형, 서구 문화권에서 자유주의+개인주의 여기에 방종 한 스푼 얹은 친구들 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 

2020-08-06 12:29:44

맞습니다. 요즘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여기엔 많아요. 솔직히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되는데 그들한테는 참 어려운가 봅니다.

WR
2020-08-06 15:40:27

아무래도 나고 자란 문화권이 다르니, 정확히 부합할 수 있는 소수의 경우가 아닌 한, 다수에게 있어서 후천적으로 이해하며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코로나 관련해 아무래도 미국의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 크실 테지만, 멀리서나마 가정의 안녕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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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08:16:18

망나니인 줄 알았던 친구가 오히려 멀쩡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네요.
티엠을 향한 팩폭은 반박불가네요.

WR
2020-08-06 11:08:13

사안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 사안에서 닉 키리오스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건 저로서도 불가능하네요. 몸쪽 꽉찬 직구 던진 거죠. 그러니 티엠은 '난 네가 무엇이든 말할 자유를 인정한다'란 멘트를 통해 사실상의 패퇴를 선언했던 것이고요. :-) 

Updated at 2020-08-06 08:24:08

사실 아드리아 주최한 사람이 조코비치고 이번에도 본인이나 본인 부모나 입을 이상하게 털어서 비호감을 다 받아서 글치 조코비치가 워낙 세계적인 스타라 거기에 참여한 선수들은 어느정도의 책임전가를 받은 경우도 있었죠. 티엠이나 즈베레프는 이미지가 코트밖에서 좋았는데 이번 건은 뭐 사람들이 딱히 문제삼을꺼 같지는 않지만 이번 사례를 보니 코로나 사태 이후 고베어 이외에도 파티하고 놀러가는 선수들이 나오는 NBA나 EPL에서 선수들이 온갖 병크 터지는거 보고 이게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서구권 사람들의 코로나에 대한 안일한 인식문제인가 싶기도합니다.

WR
2020-08-06 11:14:47

티엠이나 즈베레프나 이미 뜬 스타이고 테니스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정도의 실력자이지만, 조코비치는 소위 급이 다르잖아요. 사람들의 기대치도 관심도도 다르니, 이번에 욕을 홀로 뒤집어쓴 분위기였지만, 티엠과 즈베레프의 사후 행태를 보면 비난을 들을 여지가 태평양보다 더 넓었으니 ㅋ 덧붙여 즈베레프는 '지난 4월인가 코로나에 걸린 거 같았다. 당시 몸에서 열이 났고, 기운이 빠지는 등의 이상현상이 있었으나 이내 치유가 됐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 증상 중 하나더라'란 식의 멘트를 남겼음에도 저랬던 거라.. 얼바인 님의 댓글에도 단 내용이지만, 자유주의+개인주의 콤보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문화권에서 찾는 게 무지하게 어려운 유형이라 봅니다. 집단의 이익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곳에서 저런 유형은 모난 정이라고 초장에 박살을 내니 말이죠. 말은 많이들 난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그럴 듯하게 하는데, 실제 행동하는 걸 관찰하면 전형적인 우리나라 사람인 경우가 많다고 할까요? 반면 서구 문화권에선 그리 어렵잖게 볼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한데, 이게 극단적으로 '내겐 마스크를 쓰지 않을 권리가 있다'란 식의 시위로 드러난다고 봅니다. 서로가 서로를 외계인처럼 볼 수밖에 없는 문제이며, 나서 자란 문화권이 너무 다르기에 말과 달리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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