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밀리잡담] 한국의 항공모함 보유에 대한 고찰
현 행정부에서 항공모함 보유를 공식화 했고 대략의 안이 뜬 지금 이에 대해서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언제나 적지만 이 글에 나오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은 스스로 교차 검증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는 제 개인적인 의견도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1. 한반도의 환경 및 투사능력, 그리고 주변 세력의 투사능력
대구 기준 F-35 의 행동반경(빨강 : F-35A, 파랑 : F-35B, 노랑 : 배치예정인 초음속대함미사일)
F-35 의 반경 기준은 대구, 초음속 대함 미사일의 기준점(제주, 태안, 포항, 울진)
F-35B 를 운영한다고 가정할 때 A 와 동일한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250 Km 를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나가면 한국보다 중국, 일본에 가까워지는 상황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구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넉넉한 커버 범위를 보여주고 특히 노란색 범위로 표시된 차기 초음속대함미사일의 경우 그 효율성이 끝내주게 좋습니다.
사실상 서해의 대부분과 태안을 기준점으로 잡아도 보하이만의 봉쇄가 가능하고 남해의 대한해협은 물론 동해도 독도를 포함하고도 200Km 정도의 해역을 커버 가능합니다. 발사대의 안전을 위해서 다소 내륙으로 이동하더라도 여전히 넉넉한 범위를 자랑하죠.
그런데 이 말은 우리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일본의 남방제도에서 12식 지대함미사일의 사거리(12식에 대한 정보는
https://namu.wiki/w/12%EC%8B%9D%20%EC%A7%80%EB%8C%80%ED%95%A8%20%EC%9C%A0%EB%8F%84%ED%83%84?from=12%EC%8B%9D%20%EC%A7%80%EB%8C%80%ED%95%A8%20%EB%AF%B8%EC%82%AC%EC%9D%BC 와 https://www.sankei.com/politics/news/190429/plt1904290004-n1.html 를 참고)
만약 일본과의 분쟁이 생긴다고 가정하고 함대가 돌파를 한다고 가정할 때 서로 영역이 중첩되는 지대함 미사일 벨트를 돌파해야 합니다. 이들 제도는 울릉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섬의 크기가 크고 가용가능한 공항'들'이 있습니다.
일본이 요새화 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는 섬들입니다. 굳이 이즈모급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F-35A 를 주둔할 수 있는 섬들이죠. 공항의 무력화는 생각보다 매우 힘든 일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70824109600053
한국이 하면 중국과 일본은 당연히 이정도는 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한국의 공항이 공격당하면 반대로 한국도 받은 만큼은 돌려줄 수 있는 국가죠. 그런데 한중일 모두 4시간 마다 모든 공항을 때릴 능력은 안됩니다.
중국해군 주요 전력 2019 년 기준
적극적인 A2/AD 전략을 펼치는 중국의 경우 YJ-18 을 위시한 대함 미사일로 도배가 되어 있으며 대충 해안선 따라서 550 Km 이내로는 못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헬북아의 상황은 유사시 한중일 모두 상황에 따라서 지대함, 함대함, 공대함 미사일을 세자리 숫자로 상대방에게 쏟아부을 수 있는 전력들입니다. 거기에...
현무 기반의 ASBM 은 이미 연구중인 부분
한중일 모두 초음속대함미사일 외에도 다른 제압수단들을 적극적으로 연구중입니다. 즉 한국이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들에게서 생존수단을 반드시 강구해야만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경하배수량 3만톤으로는 어림반푼어치도 없습니다. 7만톤 이상에 핵추진을 하더라도 동북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공군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2. 한국해군은 준비되어 있는가?
우선 아래 링크를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125859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129437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1295462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364040
이를 바탕으로 대충 결론 내면 재보급 없이 함대가 기동 가능한 거리는 아무런 방해가 없어도 악셀풀로 밟으면 3000 Km 정도가 될겁니다. 당연히 위험한 해역일 뿐더러 잠수함을 고려하면 경제속도로 순항하는 일따위는 있을 수 없습니다.
왕복으로 치면 1500 Km 가 반경이고 현재 나온 안에서 CATOBAR 를 장착할 가능성은 0 에 수렴하므로 잦은 변침과 가속이 동반 될테니 작전반경은 더 줄어들었으면 줄어들었지 늘어날 가능성은 낮습니다. 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공군의 행동반경에서 딱히 길어지지도 않습니다.
한국해군 군수지원함의 스팩
그러면 해상보급을 해야만 하는데 현재 천지급 3척, 소양급 1척으로는 호위함 보급도 못합니다. 이미 북핵위기 당시 이지스함 3척을 모조리 끌어모아서 사용했을 때 보급능력의 부실함을 증명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해서 톤수로 37만톤의 보급함을 보유한 영국해군과 비교할 때 영국이 한국에 4척을 주문한 타이드급 군수지원함보다 보급능력이 쳐집니다. 즉 한국이 원양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항모보다 먼저 보급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영국의 예를 들어보자면 굳이 항모가 없이도 해외 영토를 순찰하는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보급체계가 잘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서 프랑스를 보면 17900 톤급 듀랑스급 3척을 운영하는데 드골급이 IS 와의 교전에서 방공소티에 단 1소티도 할애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작전기간이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항공모함이 있어도 보급함의 서포트가 없다면 그 해군은 대양해군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영국해군은 대양해군이라 부를 수 있지만 프랑스해군을 대양해군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결국 한국해군이 항모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대양해군을 지향한다면 보급함의 추가건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어디에 주둔할 것인가?
1 번 항목을 읽어보셨다면 서해와 대한해협쪽은 항모가 주둔하기에 좋은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해쪽은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통상항로 보호에는 적합한 위치가 아니며 유사시 대한해협이 봉쇄될 경우 돌파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함대가 주둔할만한 곳은 제주도 뿐이며 제주도에 주둔하기로 한다면 항공전력과 더불어서 다수의 방공전력을 배치해서 요새화를 해야 합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중국해군이 꿈꾸는 대양해군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을까?
너무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대함미사일의 트렌드가 시스키밍과 초음속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차라리 열린항구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을 생각할 때 가장 좋은 주둔지는 요코스카지만 한일 관계를 볼 때 외계인이 쳐들어오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을겁니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대양해군을 지향하고 통상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외주둔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그럴만한 국가가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인도네시아 KFX 분담금 못내놓을꺼면 섬이라도 하나 내놓으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기는 합니다.
4. F-35B 가 확실한 답인가?
https://namu.wiki/w/F-35?from=F-35A#s-4.1
F-35A, B, C 의 대략적인 스팩입니다.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기본 내부 무장입니다. 1000 파운드 JDAM 이 한국군에 없는건 둘째치고 내무무장창의 한계로 B 는 대함미사일의 내부무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외부무장을 다는 순간 가장 큰 이점인 스텔스를 상실합니다. 한국해군이 대함전력으로 B 를 운영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건 그다지 옳은 선택이 못된다는 말입니다.
CATOBAR 가 필요없고 그나마 저렴한 경하배수량 3만톤급에서도 가용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그만큼 제한도 많은 물건이고 미해군이 F-35C 를 독자적으로 사용하고 더불어서 말벌을 계속 운영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물건이 공군예산으로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위의 1, 2, 3 모두 어떤 경우든 간에 공군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항인데 전술기 420 기도 버겁고 KFX 블록 2가 정상적으로 전력화가 되기를 정한수를 떠놓고 빌어야 하는 공군 입장에서 공군의 전력증강비를 이 물건에 사용하는게 과연 타당한 일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최근 DP 에서 항모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못해도 7만톤급에 핵추진이 되어야 한다고 노래를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군과 합동작전을 할 때는 문제가 안되지만 한국해군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한다고 한다면 더 많은 함재기를 초계에 투입하여야 하며, 풀 악셀을 밟아야 하니 추친 체계도 중요해지며, 함대생존을 위해서 시스키밍 미사일을 조기 발견해야 하니 E-2C 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됩니다. 공대함을 생각할 때도 스텔스를 상실하는 B 보다는 C 가 당연히 더 낫습니다.
5. 한국형 경항모는 가치가 없는가?
21~25 국방중기계획 원문
이 부분은 경항모의 상세 설계가 나와봐야 알 일인데 중요한 분기점은 웰독이 있느냐 없느냐가 될 것이라 봅니다.
웰독을 유지한다면 한국해병대는 처음으로 단독으로 사단급 이상의 상륙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급하게 F-35B 를 채워넣지 않고 헬기만 올려도 밥값은 할 겁니다. 하지만 웰독으로 인한 속도 저하는 피할 수 없으니 기동함대의 기함으로는 다소 부적합한 능력을 가지게 될겁니다.
웰독을 삭제한다면 기동함대의 기함으로 사용가능하겠지만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동북아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외교적으로 연합작전을 가정한다면 미국과의 외교에서 더 얻어낼 수도 있고 G11 가입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을 고려해도 10조에 육박할 돈 값을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로 봅니다. 그래서 기회비용적인 측면에서 하지 말거나 반드시 해야 한다면 급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마치며
항공모함의 보유에 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중국도 있고 일본도 있기 때문에 해야한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반대 합니다. 같은 논리면 중국은 있고 일본은 없는 원자력추진잠수함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무엇이 있으니 못해도 같은 급으로 어느정도 % 는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보기에는 타당해 보이지만 이렇게 움직였던 일본과 독일은 망했습니다.
인구절벽과 군비경쟁의 시대에서 육군은 착실하게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공군의 상황은 눈물만 나는 상황인데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전술기를 못해도 420 대 유지가 아니라 더 보충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왜 이부분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덜한지 의문입니다. 사실상 창군이래 지금이 전성기인 해군은 목표를 좀 더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항모 관련 글들은 보면 다들 날카로운데 좀 둥글게 삽시다. 네모의 꿈에서도 그러잖습니까.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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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됩니다. 남북이 잘 협력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