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편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작은 도서관 소풍 이야기입니다.
8월 5일 개관을 할 때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대부분 대학생들이었지만 일부 일반인들도 계셨습니다.
대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남구 자원봉사센터에 봉사자로 등록하고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 자원봉사 시간을 받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도 저는 사실 처음 알게 되었지요.
특히 저희 소풍에 오는 학생들 중에는 인근에 있는 3개 대학교에서 자원봉사를 많이 왔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교에서 많이 왔는데 그 학교는 사실 저희가 고등학교 다닐 때 전문대학이었고 이후에 4년제로 전환이 된 대학이라 그렇게 좋은(?) 대학이라는 인식이 없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서로 대화를 들어보면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이 대학의 학생들을 조금 낮게 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에 필요한 자신의 봉사시간을 채우고 나면 연락을 끊는 것이 대부분인데 자신들의 봉사시간을 다 채우고도 계속해서 소풍의 일을 돕겠다는 학생들이 세 명 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제게 시간이 부족하다며 시간을 좀 더 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왜, 빨리 봉사시간을 등록해주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이 친구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알아서 도서관의 구석구석을 청소하기도 하고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에게 책도 골라주고 하더니 조심스럽게 자기들도 "어깨동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어떤 과목을 가르칠 수 있냐고 했더니 많이 부끄러워하면서 한 친구는 역사, 두 친구는 수학을 가르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저희 소풍의 다른 자원봉사자 분께 했더니 그 학생들의 학교를 물어보고는 약간 눈쌀을 찌푸리더군요.
저는 사실 어려운 아이들에게 당장 성적을 올리는 공부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사는 것, 즉 누군가가 나와 함께 하고 있고 또 누군가를 위해서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지요.
저는 "어깨동무"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설령 그 대학생 친구들이 남들이 보기에 일류대학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인성이라면 충분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시작을 했고 가르치는 대학생들이나 배우고 있는 학생들 모두 기쁘게 만나고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적이 모른 것의 척도가 되는 세상은 천민자본주의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지요.
우리가 남의 것을 빼앗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만 한다면 세상은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이지요.
조금 불편하더라도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번 글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소풍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낡은 옷을 입어 초라한 행색을 한 사람에게도,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소풍은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릴 겁니다.
나이가 들어서 결혼을 한 탓인지 아내는 둘 만의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투덜대긴 하지만 늘 큰 힘이 되어줍니다.
도서관 초기 설립자금에 무려 2천만원을 아무 말 없이 기부하기도 했구요.
방금 또 인도네시아 출신의 어머니가 아이를 맡기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소풍이 종교와 문화에 상관없는 편한 공간이 되는데는 디피 회원님들의 응원과 관심이 큰 힘이었고 앞으로는 그럴겁니다.
다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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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소중한 이야기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대단한 대학생들이네요.
본받도록 애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