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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전병현작가의 립스틱으로 그린 "루즈 스토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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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19 15:18:19

돈화문 인근에 있는 나마갤러리에서 흥미를 끄는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몇해전부터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익선동에서 돈화문로 큰길로 나오면

도로 건너편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3층 벽돌집 건물이 나마갤러리입니다.

갤러리 찾아 가는 길, 어제 하늘은 정말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자꾸 눈길이 하늘을 보게 되더군요.

 

맨위에 있는 3층은 "루즈 스토리", 2층은 "나무꽃" 그리고 1층은 "출꽃"

전시회는 각층별로 서로 다른 테마로 작품들을 보여줍니다.

 

립스틱 작품들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함에 먼저 3층부터 돌아봅니다. 

"루즈 스토리"는

우연히 아내 서랍 속에서 안 쓰는 립스틱 10여 개를 보고

그림을 그리면 재미 있을 것 같아 작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신문에서 읽은 “립스틱 그림을 그리며 생각한 것은 ‘행복’이었다”는 작가의 말이

떠오르게 되는 작가의 자화상입니다.

 

 

그림에 쓰인 립스틱들

인터넷에 “쓰지 않는 립스틱 보내주면 그림을 그리겠다”는 글을 올리자

여러 나라의 여성들이 보내주고

화장품 브랜드에서 샘플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립스틱을 직접 쓰기도 했지만 손에 묻혀 핑거기법으로 그리기도 하고

붓에 묻혀 그리는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화관을 쓴 것처럼 화려한 머리장식에

지긋하게 웃는 여자분의 얼굴을 한참 보고 있으니

문득 영화의 한장면이 묘하게 겹쳐 보입니다.

"미드소마"의 그녀가 생각나는 것은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2층은 "꽃나무"입니다.

작가 직접 만드는 한지에

혼합재료로 벽화기법으로 작업한 그림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층마다 그림의 재료도 립스틱, 혼합재료, 유화로 달라 그런지

그림이 주는 느낌도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큰창들이 전시장에 같이 있어 그런지

그림을 보는 느낌도 색다른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볼수 있는 집이나 작은 가게들을 그린 소품들

 

 

 

 

1층에는 "풀꽃"들이 환하게 피었습니다.

캔버스를 하얗게 메우고 그위에 꽃들을 그려낸 유화작품입니다.

 

 

 

 

 가을 오후 볕이 참 좋았습니다.

 

돈화문로 큰길에 손바닥만한 낙엽들이 이리저리 발길에 채입니다.

장마에, 연이은 태풍에 정신없이 보내는 사이에 가을은 성큼 성큼 큰걸음으로 들어왔습니다.

지겨운 여름이 언제나 끝나는가 싶었는데 시간은 여전히 빠르네요..

 

용산역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 뒷편 화단에 붉은 등이라도 켜놓은듯 빛나길래 들여다보니

꽃무릇이 몇송이가 숨어있듯 피어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맘때면 길상사에 꽃무릇 구경가곤 했는데

사진가들이 너무 극성을 부리는 모습에 선뜻 나서지 않게 되네요.

 

 

늘 드는 생각이지만 갤러리들을 돌아보다 보면

뭔가 자기만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캔버스에 그려내고 글로 표현하는 재능을 가진 분들이

참 많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전시는 9.  22(화)까지 입니다.

 

님의 서명
가슴이 떨릴때 떠나라 곧 다리가 떨릴 날이 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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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0-09-19 15:18:21

흥미 롭네요

요즘 전시장도 코로나 덕분에 사람들이 뜸하죠.

덕분에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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