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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웃기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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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문재인의 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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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19 22:29:17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20대 남성들이 문 대통령에게 가진 반감이 보입니다. 반감이 일단 생기면 한도 끝도 없이 미워집니다. 미워할 거리는 산더미처럼 많죠. 법원에서 여성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 보고 대통령을 탓하는데, 그 관계를 설명해줘도 안 먹힙니다. 어떻게 시작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한 긴 설명이 답이 되진 않을 겁니다. 꼬이고 꼬인 뒤틀린 감정 문제인데, 아무리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도 감정은 관성대로 날아갑니다.


특수부대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트랜드가 힌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와 문재인의 특전사 이력을 이야기하다보면 실마리가 잡힐 수도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이 많기 때문에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문 대통령 특전사 상관이었던 당시 특전사 중위 노창남의 블로그 “노창남의 세상 사는 이야기”가 원본입니다. 문재인과 함께 군생활을 한 이들의 추억담을 모아 놓은 곳인데 청년 문재인의 모습이 진솔하게 드러납니다. 아는 것 같아도 모르는 이야기가 많을 겁니다. https://blog.naver.com/changnam6950


특전사에서 문재인은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강하훈련 48회의 기록이 있습니다. 막타워만 타도 강도 높은 사전 훈련이 따릅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문재인 일생일대의 오점, PT체조중에 마지막 수 복창도 이때 일어났습니다. 문재인은 강하훈련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75번 다리 자세 불량 다리 붙여. 불합격!” 

그날 밤 막사에서 문재인 이병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땅에서도 잘 붙지 않은 다리가 공중에서 어떻게 붙냐? 낙하가 재미있는데 토요일까지 뛰지 뭐.” 하는 게 아닌가? - 동기 최경원

https://blog.naver.com/changnam6950/220933917724

문재인은 O다리로 인해 신고식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군에서는 휜 다리를 펴려고 하죠. 밤마다 무릎을 묶고 끙끙거리며 자게 됩니다. 당연히 펴질리가 없으니, 무릎 위에 신문지를 덧대고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70년대의 열악한 군대 문화에서는 부조리가 장난 아니었을 겁니다. 안전 문제도 있습니다. 당시에 사용한 낙하산은 조종이 안 되는 T-10. 2차대전에서 사용되던 것이었습니다. 

 

 2019년에도 강하 훈련중 순직한 특전사 상사가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위험한 훈련입니다. 당시 문 대통령이 강하훈련을 했던 수송기는 C-123입니다. 몇년 후 1980년에 한라산, 청계산에 추락하여 많은 청춘들이 산화했습니다. 문재인이 첫 강하를 한 공수교육 132기에도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올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낙하산 하나가 펼쳐지지 않은 채로 내려오는 게 보였다. 우리는 깜짝 놀라 고개를 꺾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행기의 기류에 휘말린 낙하산이 꽈배기처럼 배배 꼬여버려 속수무책이었다. 

-동기 최경원

병으로서 48회 강하훈련한 것은 꼬이고 꼬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기록입니다. 군복무가 단축되면서 병이 고강도의 전문 훈련을 받을 일은 사라졌으니 앞으로 비슷한 횟수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참고로 문재인의 복무기간은 75년 8월부터 78년 2월까지 30개월입니다. 대학 재학중 군사 훈련을 받아 병역일수가 몇 개월 적습니다. 한달에 한번 넘게 강하훈련을 한 것입니다.

왜 그렇게 많이 강하 했을까요. 행정병이라 강하훈련 참여자 목록을 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나올까봐 훈련이 있으면 항상 자기 이름부터 먼저 넣었습니다. 거기다 남 대신 뛰는 경우도 있었으니 48회라는 수가 나온 것입니다. 참으로 문재인다운 답답하지만 명쾌한 행동방식입니다.


주특기인 폭파 훈련은 아주 잘 받았습니다. 폭파 주특기 대회에서 이등병 문재인은 500점 만점에 495점을 받습니다. 2등은 대위. 점수는 350점. 장교나 부사관에게 상이 돌아가야 진급에 도움이 되겠지요. 그런데 점수 차이가 워낙 크니 이등병에게 1등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 받은 날짜를 보십시오. 입대후 4개월 뒤의 일입니다. 교도소 대신 군에 끌려간지 넉달만에 적응해 버렸습니다.


시설물 폭파를 위한 폭약량 계산을 하는 실습시간, 우리는 열심히 더하기, 곱하기를 하고 있는데 문재인은 가만 보다가 몇 파운드라고 답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다 교육시간에 딴 짓을 하거나 졸지도 않고, 청소도 열심히 하고 하니 교관, 조교가 대놓고 좋아했다. 나중에는 교재에 나온 문재를 문재인이가 교관 대신 교단에 서서 설명과 풀이를 하기도 했다. - 동기 오세창.

다음 해에는 고급인명구조원 자격을 얻습니다. 자신만만한 표정의 증명사진이 인상 깊습니다. 인명구조훈련은 특전사 훈련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이었습니다. 병사들이 딸 수 있는 수료증이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수영을 배운 적이 없었던 문재인은 C조부터 시작합니다.

 

“너무 힘들게 하지 마. 병들은 아무리 잘해도 인명구조에 넣어주지 않아.

금년에는 B조, 내년에는 A조에서 적당히 하다가 제대해.” 하고 훈수를 두었다.

그러자 “하면 되지, 왜 병사라고 안 됩니까?”

“네가 공수부대를 몰라서 그래, 특수전은 머리 좋아 어떻게 우등생이 되었더라도 수영 훈련은 안 돼, 너 등 좀 보자.” 하고 등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물집이 생겼다. - 교관 백덕봉 중사

https://blog.naver.com/changnam6950/220942652384

그런데 훈련 4일째 A조로 올라가고 6일째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인명구조원조로 올라갔습니다. 문재인은 매우 적극적으로 훈련을 받았습니다.


“백 중사님, 인명구조원 훈련도 할 만하네요, 이 훈련은 제대 해서도 써먹을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엔 인명구조 자격을 받은 사람이 없어서 풀장 무료 입장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우 실용적인 판단입니다. 이 훈련을 받던중 문재인은 객기를 부립니다. 바다 수영을 하고 있으면 악랄한 교관이 대나무 장대로 수영하는 훈련 요원을 물에 쳐 박아 물을 먹여댔습니다. 


오늘도 그런 행동을 계속하면서 또 자신을 밀어 넣으려고 하자 작심하고 심호흡을 한 후 대나무 장대를 잡고 순식간에 물속으로 힘차게 들어가면서 힘껏 당기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A교관이 그대로 물에 끌려 들어왔다는 것이다. A교관이 물에 빠지자 뒤에서 허리를 껴안았고 자신은 숨이 다 차오를 때까지 붙잡고 늘어졌으니 분명 바닷물을 제대로 마셨을 거란다. 기가 막혔다. 

“야 진짜 너 간 크다. 어쩌려고……. 하여튼 시원하다. 잘했어. 그런데 후폭풍을 어떻게 하지?”

그러자 “교관님이 워낙 잘못했는데 뭐 별다른 일이 있겠습니까?” 하며 능글맞게 웃는다.

“이 xx 봐라, 진짜 간덩이 부었네.” 이렇게 말하면서도 은근히 걱정되었다. - 교관 백덕봉 중사

그런데, 같이 훈련을 받던 간부들이 PX에서 간식을 사와 문재인에게 먹입니다.


“야! 문재인 고맙다. 우리도 못했는데 시원하게 물 먹여줘서.”

“아주 후송 보내지 그랬냐.” 등 한 마디씩 하는 것이었다.

머리 좋은 놈이 배짱도 두둑했다. - 교관 백덕봉 중사

A교관은 병사에게 당한 것이 부끄러웠는지, 이 사건은 조용히 묻힙니다. 부당한 건 못 참는 특유의 대책 없는 반골기질입니다.


병장이 되자 문재인은 척후조 훈련을 자청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골 때립니다. 어차피 제대해 버릴 병사인데 강도높은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교관 이형만 중사는 문재인을 돌려 보내려 하지만 고집이 보통이 아닙니다.


“이 중사님, 저도 인명구조원 교관으로 편성되어 상황실 지키기가 어려워 고참인 문 병장한테 맡기려고 했는데 이렇게 훈련을 자청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어떻게 편성해서 혼 좀 내주시지요.” 하는 것이다.

“안 돼! 병사들 훈련시킬 여유 있으면 오래 부려먹을 수 있는 하사 한 명 더 교육시키겠다”고 하는데도 겁 없는 문재인은 “이 훈련 잘 받으면 쓸 데가 많겠습니다. 먼저 전쟁이 벌어지면 당연하고요, 제대후 실업자 되면 해운대에서 스쿠버 학교 차려서 먹고 살 수 있겠는데요.” 하면서 말대꾸를 하는 것 아닌가? 백 중사도 “이 xx가 졸병일 때는 고분고분하더니만 병장 달고 나서는 곧잘 말대꾸를 합니다. 편성해서 반쯤 죽여버리지요.” 하면서 실실 웃었다. -교관 이형만

https://blog.naver.com/changnam6950/220951955396

가짜 사나이도 아닌데, 훈련을 자청해서 받은 것 아닙니까. 미운 털이 박혀 교관은 반쯤 죽여버리려고 하는데, 문재인은 매번 '할 만 합니다'라는 대답을 합니다. 제대후를 걱정하던 막막한 청춘상이 그려집니다. 사법시험이 붙어 해운대 스쿠버 학교는 차릴 일이 없었지만, 인생에서 벽에 부딪힐 때, 다 때려치우고 스쿠버나 할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청년 문재인은 근성으로 똘똘 뭉쳤지만 그렇다고 고지식하지는 않습니다. 융통성있게 중대 사격 점수를 올려주다 영창 갈 뻔한 이야기, 갈구는 상관들 사이에서도 요령있게 잘 풀어나간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군인 체질에 몸이 좋아서 군생활을 잘 했던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강하훈련도 뒤쳐지고, 행군도 뒤쳐집니다. 꾸역꾸역 마지막까지 버텨내는 불굴의 의지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 같은 밤 찬찬히, 소개해드린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시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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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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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9 22:29:28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애정이 느껴지네요.

 

그래도 이건 용서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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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9 22:32:1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군생활과 20대 남성들이 그에게 가지는 반감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기에 글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라 20대 남자들에게 반감을 산다는 말인가요? 법원이 여성에게 유리한 결과의 판결을 내려서 그런건가요? 사실 법원은 사법부이지 행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엮기는게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하고요... 제가 이공계 출신이다보니 글 읽는 수준이 높지는 않습니다.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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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19 22:36:28

그냥 대통령 안 붙이고 이름 석자만 불러 제끼려고 쓴 글이예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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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9 22:55:21

앞으로 보고 뒤로 보고 옆에서 봐도, 그저 청년 문재인의 불굴의 의지를 다룬 글일 뿐입니다.

WR
8
2020-09-19 22:52:59

말 그대로 이해가 가지 않을 일입니다. 그러나 실재하는 현상입니다. 곰탕집 사건 판결, 안희정 판결 등, 젠더 이슈를 다룬 사법부 판결이 나올 때마다 정부를 성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젠더 문제는 여야의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로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입니다. 그래서 '꼬이고 꼬인 감정의 관성'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020-09-19 23:01:45

정말 희한한 현상이네요...
그럼 반대로 20대 여성들에서는 문통령 지지가 올랐을까 궁금해지네요.

2
2020-09-19 22:38:05

좋은 글에 추천드립니다.

힘들어도 계속 인내심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군시절에서도 잘 드러나있군요. 부사관들조차 저렇게 얘기를 할 정도이니 말이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지금 정부에서 일했던 혹은 지금 일하고 있는 몇몇 부처 수장들

https://youtu.be/avkBSoU-BWg

그리고 정은경 청장의 사례를 봐도

역시 리더는 강약약강이 아니라 강강약약이 되어야 하고, 권위적이진 않지만 안정감이 있는, 인내심을 가진, 묵직한? 믿음직한? 것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지 맘에 안드는 보고서 나왔다고 얼빠졌다느니 적폐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등, 한없이 가볍고 인내심 없는 이는 절대로 리더를 하면 안 됨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7
2020-09-19 22:59:17

저도 군대에서 공수훈련을 받으며 여러차례 강하 해봤는데 본문의 군생활 30개월동안 48회 강하는 정말 대단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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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7:14:21

하하 코메디 글이군요.
그래서 공수잘하는것과 대통령 잘하는것에 대한 인과관계가 있다는겁니까? 없다는 겁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저런거 훈련 안받아도 대통령으로선 최고였다고 전 생각합니다만.

남에게 싫은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부하들 거세게 밀어붙여 정책적으로 열정도 있고 능력도 있어야지요.

이런게 결여된것과 공수훈련은 상관관계가 있는지 조사 좀 해보시죠.

김현미

“대통령님 집값 안정되었습니다”

“허허 그래요 안정되었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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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8:22:05

지난 글 보기는 역시 과학입니다

2020-09-20 10:55:42

블로그 글 재미있네요 오래 전 일일텐데 저렇게 기억을 한다는게 대단합니다 책으로 나와도 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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