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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10여년간 짝사랑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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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2 13:28:59

결혼 전 아내와 연애할 때였습니다.
저녁에 저랑 약속이 있었는데, 다른 약속이 생겼는데 저와의 약속을 미루고 다녀와도 되겠냐고 묻더군요.
당연히 그러라 그랬습니다. 연인 관계야 하루가 멀다하고 자주 만나지만, 다른 인간 관계는 그리 자주 만남을 가지지 못 하잖아요.

그리고 그 다음날인가, 통화하면서 저한테 그러더군요.
"자기랑 약속 괜히 취소했어."
왜냐고 물으니, 그게 사실은 질투 유발 작전이었답니다.
저만 항상 여기저기 바쁘게 다니니 아내도 저를 애태우게 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괜히 저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친한 친구에게 연락해서 약속을 잡았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란 놈이 애태우기는 커녕 좋다고 다른 친구랑 술약속 잡더란거죠.
그 당시 아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푸하하하~ 하고 크게 웃었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만난 그 친구의 정체를 결혼 상견례할 때 즈음 알게되었습니다.(아내와의 연애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남자사람 친구인데, 아내는 그냥 친구라 그랬지만 얘기 들어보고 남자 입장에서 보건데, 그 남자는 아내를 짝사랑해온 거더군요.
그러니까 당일날 아내가 불렀는데도 5분대기조처럼 바로 달려나갔던거죠.
아내는 그냥 동성같은 친구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자기가 손만 뻗으면 그 친구는 언제든 아내옆으로 달려올 거라는 정도는 느꼈을 겁니다.
그 약속취소 사건 후로도 아내와 몇 번 더 봤고, 결혼식 당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식장에 와서 신부화장하는 아내 옆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말동무가 되어 주었습니다. 저한테는 형님, 형님~ 하며 깍듯이 대하구요.
같은 남자로서 애잔한 마음이 들더군요.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 실사판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손톱만큼도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에도 아내는 몇 번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희 결혼하고 1~2년 후 그 친구도 결혼하였구요.
결혼 생활 불만 등 시시콜콜한 얘기도 아내한테 털어놓고 그랬나봐요.
그래도 저는 아내가 그 친구 만나러 가면 내가 애기 잘 보고 있을테니 편히 다녀오라고 그랬습니다.

요즘은 서로 바쁘고 사는 지역도 달라 거의 연락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연을 우연히 술자리에서 얘기하면,
무슨 자신감이냐?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냐?
뭐, 이런 반응이었는데요.

결혼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과정 같습니다.
어쩔 때는 내가 아내를 더 좋아하고 아내는 저한테 무심하게 굴고, 어쩔 때는 아내가 저한테 많이 기대고...
부부싸움할 때는 꼴도 보기 싫다가 또 어쩔 때는 아내가 불쌍하고 안쓰럽고 짠하고 고맙고...

그래서 저는 아내도 똑같은 심정일 거라 생각합니다. 사랑은 개뿔, 어쩔 때는 꼴도 보기 싫을 거에요.
아내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란다면 내가 사랑받기 위한 행동을 해야되더라구요.
만약 내가 더 이상 아내에게 사랑받기 힘든 남자라면 그 땐 보내주는 게 도리인 것 같구요.

정치는 생물이라지요.
부부사이도 그런 것 같습니다.
매순간 새롭게 바껴요.
지난 시절 중 가장 좋았던 순간 딱 박제해놓고, 왜 지금은 저렇지 못 하니? 하고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래서 결국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이냐...
결론 없습니다. 당연하죠. 인생에 정답이 있을 리가요?
그냥 저는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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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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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2 13:32:52

각자 자신의 가차관대로 사는거죠.....

저는 직선적인 성격이라 (여친 포함) 괜히 저를 떠보려고 하면 그냥 보내버립니다.
그렇잖아도 골치 아픈 세상에 이따위 신경전으로 제 인생을 소모하기 싫어서요.

3
2020-09-22 13:38:40

메리 크리스마스~

8
2020-09-22 13:46:31

저 충격으로 좀비를 때려잡고 다니게 된거 아닌가요?? 

1
2020-09-22 13:55:40

헉... 저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걸 첨 알았어요!! ㅎㅎㅎ

2
2020-09-22 13:56:05

ㅋㅋㅋㅋㅋㅋ 그 사람이 맞습니다.

2020-09-22 14:02:21

ㅜㅠ 주루룩~!

1
2020-09-22 14:26:06

그보다는... 그녀가 '몽키 D. 루피'보다 먼저 '해적왕'이 되어서 놀란게 아닐까요?

2
2020-09-22 14:05:51

오랫만에 잘 봤습니다. 

마음이 탁해져서인가......  바닥에 내려 놓았던, 보드들을  주섬주섬 챙기는 모습이... 사실은 분위기 깨기 딱 좋은 모습인데(아마 저 영화 때문에 따라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듯)

 0.1초만에 차곡차곡  다 챙겨 가네요...  

1
2020-09-22 14:08:39

신혼부부집에서 가서 

남의 아내에게 사랑고백하는 장면이죠.


2
2020-09-22 15:22:38

음... 마지막 장면을 보니,

끝까지 어장에 미끼를 던져주는 주도면밀한 어장관리녀군요...


2
2020-09-22 13:41:02

 연륜이 느껴집니다.

2
2020-09-22 13:43:41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
2020-09-22 13:44:07

대체로 보면,
여자는 가능성 있는 상대를 가능한한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남자는 가능성을 만들려 노력 하는듯 하네요.

여자든 남자든 상대가 싫어하는 일을 굳이 할 필요는 없고 더우기 부부라면 더 조심해야겠죠.

5
2020-09-22 13:45:32

작성자님이 이성문제를 쿨하게 생각하시고
사랑으로 안아주시며 잘 지내시니 된겁니다.
다만 민감한 분들을 꽉 막혔다고 여기시는것도
금물이에요.
결혼식 가보면 생각보다 구멍동서 여럿보게됩니다.
마냥 웃고있는 신랑신부 보며 무슨생각할까
궁금한적이 많아요.

12
2020-09-22 13:45:56

아내가 다른 친구나 동창들이랑(또는 1:1이라도) 커피 마시고 식사한다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리려 전 나가서 만나고 오라고 하는데요
내 아내가 되었다고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를 단절시킬 권한은 남편에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안에서의 자유를 느껴라하는데요
사랑보다 신뢰가 관계유지엔 먼저 이지요
묻고 싶어요 내사람에게 그만한 믿음이 없는지요?
겨우 그정도 믿음과 신뢰로 사랑한다 말하는 지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남편분들 일때문에 또는 개인적으로도 다른 여자와 커피한잔 한적이 전혀 없나요?
그럴때마다 혹 불륜을 꿈꾸며 만나셨나요?

그냥 편하게 인정하며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세상을 대하듯, 타인도 세상을 똑같이 대한다는 것을요

1
Updated at 2020-09-22 14:04:36

기혼자 라면 일 외에 개인적으로는
이성과 1:1 만남은 하지 않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아무렇지않게 만나는것일지 모르지만 상대의 마음까지는 알 수 없는것 이니까요.

2
Updated at 2020-09-22 13:53:06

부인이 다른 남자에게서 받은 편지를 명곡으로 승화한 ;;

1
2020-09-22 13:57:35

 제 친구놈이 십몇년을 짝사랑하던 여자가 이혼 후 기회를 잡아 그 여자랑 결혼했는데 2년을 못살고 헤어지더군유.  그리고 하는 말 '그 여자는 육체적으로는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한 남자에게 민족할 수 없는 여자라 너무 힘들었다고'  그 녀석 돈은 좀 버는 직업이라서 나이 43에 41살먹은 미망인에게 새장가가서 아들 낳고 잘 살고 있어유.  인생 알다가도 모를 일이더라구유. 

1
2020-09-22 14:01:07

기억은 그림자같아서 잊고 지내다 가끔씩 드리운다.

6
Updated at 2020-09-22 14:19:52

인생,
살아가는 데 정답은 없죠.

3
2020-09-22 14:20:43

꼭 부부의 문제만이 아닌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 대입해도 되는 이야기죠.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1
2020-09-22 14:34:12 (211.*.*.248)

 뭐 개인적인 대응이겠지만, 이글이 어제와 오늘 올라온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글 중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군요.

3
2020-09-22 14:34:50 (221.*.*.133)

이건 해피엔딩이군요. 저는 바로 그 짝사랑남 한테 7년 사귄 여친 뺏김. 제가 여친이랑 싸우니까 귀신같이 그 틈을 파고들어서 채가더군요. 여러분 자기 애인을 뒤에서 계속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잔혹하게 끝장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방심하면 제일 먼저 당함

3
2020-09-22 15:08:42

결과에 상관없이 작성자님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아시는것 같네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
Updated at 2020-09-22 20:21:48

저도 어렸을 때 엄청 질투 많고 찌질이였는데... 왜 그랬나 싶더라구요.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거지 그 사람을 지배하고 구속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저는 주변에 누가 불륜이다 이혼이다 하면 제 삼자들이 죽일듯 달려드는 사람들 보면 좀 애잔합니다. 인생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아니까요.

2
2020-09-22 19:45:02

부부사이의 거리는 마주보고 누울떈 종이한장..

돌아서 누우면 지구한바퀴 랍니다....

결론..있을떄 잘합시다!

3
Updated at 2020-09-22 20:39:25

제와이프도 결혼 직전까지
주변에서 마음에 두고있던 남자사람들 많더군요.
제가본 사람도 4명쯤되고
집사람 말로는
결혼식 올린줄도 모르고 있다가
알고서는 충격으로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는 사람도 있고..

그냥 스쳐가는 인연들 이겠지만
저도 같은 쓰라린 경험이 있는지라..
공감도 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2020-09-22 22:33:43 (182.*.*.117)

정답이라 하긴 뭐하지만...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입니다.

2
2020-09-23 10:41:36

결혼 전, 후 바껴가는 삶속에서

내거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또 다른 뭔가를 갈망하는

글쓴이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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