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꿀은 영양학적으로 좋은 음식이 아니다.

 
5
  1898
Updated at 2020-09-24 14:24:51

 꿀은 영양학 측면에서 보면 그리 좋은 음식이 아닙니다. 결국 당이니까요. 다만 설탕이나 올리고당 같은 정제된 당보다는 무기질이 많고, 가공이 덜 되니 상대적으로 좋은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표현했나봅니다. 꿀로 탄수화물을, 젖으로 단백질과 지방 그리고 수분을 보충받는거죠. ㅋㅋㅋ

 

 각설하고 제가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꿀빤 세대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유 퀴즈 온더 블럭 보시나요? 안보시면 9월 20일[70회차]에 방송한 <세대 특집! 산업화세대부터 Z세대까지>를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산업화세대, 386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이렇게 총 다섯 세대가 나옵니다. 출연진이 모든 각 세대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못하겠지만 각 시대상에 대한 아웃라인은 그릴 수 있습니다.

 

 각 세대는 그 시대 마다의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제 눈에 비친 저의 아버지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고등 교육을 못받으신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58년생으로 베이비붐의 정점에서 태어나신 분입니다. 거기다가 7남매중 막내셔서 집안에서나 사회적으로나 귀한 대우를 받지 못하셨습니다. 사람이 넘쳐났으니까요. 아버지가 중학생때 할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고등학교 진학 못하시고 5천원에 자전거 하나 끌고 고령에서 대구로 나오셨다고 합니다. 큰아버지(장남)께서 자기 자식(저에겐 사촌들)들 돌보기에도 바쁘니 너까지 신경 써줄 수 없다고 하셔서 먹고살려고 대구로 오셨데요. 그때만 해도 대구에는 섬유산업이 발달했어서 섬유공장에서 일하셨답니다(거기서 어머니 만나서 연애결혼 하셨죠.). 그러다가 술장사 했다가 말아드시고(ㅋㅋ 지금까지 어머니한테 혼남 ㅋㅋ) 다시 직장생활 하시다가 IMF 때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1여년 정도 쉬시면서 나이제한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결국 목수일을 하셨고 98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일하시고 계십니다(월급만 놓고보면 저보다 잘벌어요ㅠㅠ). 아버지를 보면 근면하신데다가 사교성도 좋으시고, 금손이셔서 공업고등학교 정도만 나오셨어도 훨씬 좋은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을겁니다. 제가 아버지의 입장이었다면 지금처럼 살지 못했을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쉽게 살아온건 아닙니다. 저는 Y세대의 시작점인 80년대 중반생입니다. 제가 지금 직장에 오기까지, 군휴학을 제외하곤 휴학 한번도 한 적 없고, 쉬었던 시간도, 취준생 시간도 없었는데도 29살에 취직이 가능했습니다. 20살~26살까지 대학교 학부생과 군생활을 했고, 27살~28살에 대학원 진학해서 석사학위 받고 29살에 취직을 했습니다. 다행히 석사학위동안 산학연구로 함께 일한 회사에 들어오게 되어서 취준생 스트레스는 크게 안받았어서 그건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2년 전에 6년동안 모은 돈으로 차사고 집사고 결혼했습니다. 뭐 대출이 반 이상이지만요(그리고 수도권에 살았다면 전세라도 구했을지 모르겠네요).

 

 아버지와 저, 둘 중에 누가 더 힘든 삶을 살아왔을까요? 해석하기 나름이겠죠. 물질적 풍요를 기준으로 보면 아버지가 훨씬 열악하게 살아오셨습니다. 그러나 사회 진출을 위한 준비를 기준으로 보면 제가 10년도 더 늦었습니다. 인생의 자유도를 보면 아버지가 더 나았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저는 들어가고 싶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할게 너무 많았고요. 그런데요, 아버지랑 저랑 만나면 서로 요즘 힘든거 없는지 물어보고, 그 안에서도 행복하게 잘 살자고 하지 내가 더 힘드네 니가 덜 힘드네 하지 않습니다.

 

 세대간 갈등요? 그거 단순하게 생각하면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나이 차이 나는 형제의 갈등의 집합체예요. 아무 갈등없이 완벽하게 해결되려면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LCL상태 밖엔 없죠. 그러나 이건 현실불가능이고, 그냥 서로 보듬어주는 수 밖에 없어요. 가급적이면 서로에게 양보해주고요. 세대간 갈라치기 그만합시다. 집에가셔서 자기 아버지나 자식에게 내가 더 힘드니 당신은 힘들다고 하지마라고 할 수 있나요??

님의 서명
Gloria in excelsis Deo.
Et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12
Comments
2
2020-09-24 11:48:19

꿀은 벌들에게 양보 하기로 했습니다.


WR
1
2020-09-24 11:51:50

저는 다이어트 한다고 닭가슴살 위주로 먹고 있는데 죽으면 가슴없는 닭들에게 엄청 쪼일거 같아요.

1
2020-09-24 11:53:16

저도 저녁은 닭가슴살에 아몬드 브리즈 나또~블루베리 먹어요~~

다이어트 화이팅 입니다.

WR
1
2020-09-24 11:57:48

아몬드 브리즈 너무 맛있죠!! 우유 좋아하는데 우유보다 더 맛있어요.

1
2020-09-24 12:09:54

다이어트 에도 좋고 영양도 좋지요~~

3
Updated at 2020-09-24 11:55:16

과거에는 (근대화 이전) 당분 자체가 귀했기때문에 꿀이 귀한 음식인거죠.

그 당시에는 고도의 높은 영양가원이었던건 맞습니다.

 

지금이야 차고 넘쳐서 그렇게 취급을 받는거지요.

WR
2
2020-09-24 11:57:07

꿀빤 세대가 있다고 주장하신 분들을 풍자하려고 도입한건데 이렇게 나오시면 제가 민망하네요 ㅠㅠ
모든 사항을 다 고려해서 쓸려면 비유는 쓸 수 없는 기법 아닐까요...

2020-09-24 15:13:15

^^ 네 맞습니다.

저도 댓글 달면서 진지하게 말씀드리면 이라고 첨자하려고 했었는데.. 그냥 지나쳐 버렸어요 

2
2020-09-24 12:06:17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는...유명한 말이 떠오르네요...

5
Updated at 2020-09-24 12:09:37

 누구나 다 자기인생을 사는 겁니다. 내가 더 힘들다, 네가 더 쉽다. 이런 이야기는 웃기는 이야기죠.

주어진 여건, 환경, 조건을 도구로 삼고 열심히 만들어가는 것 그것 뿐입니다. 유일무이한 나의 인생입니다.

각자는 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고요.

WR
2020-09-24 12:26:05
2020-09-24 13:36:49

바쁜 벌꿀은 머랬는데...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