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전 불치병 하나를 앓고 있습니다.
병 자체는 당장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는 아닌 병인데, 어쨋건 불치병이고 희귀난치성질환이지요.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가 문제니깐 이건 뭐 뇌를 뜯어내 고치지 않는 한 완치라는건 기대하기 어려운 병인데...
기면증 입니다. 잠자는 병이요. 예전 전지현씨가 영화에서 이 병 환자로 나온적 있는데...
암튼 잡니다. 긴장하면 더 잘 잡니다. 밥먹으면 더더더 잘 잡니다.
잔다기보단 의식의 끈이 반쯤 풀려서 비몽사몽인 상태가 되는데...
아마 중학교? 고등학교 때 즈음부터 증상은 있었지요.
저때야 선생님들이 존나패던 때였어서 한번은 300대 가량 맞아본적도 있고... (깜지 못써서.. 근데 나름 좋게 기억하는, 기억되는 샘중 한명임)
짱무선 수학샘 한테 수업 한시간동안 세번걸려서 두번은 쳐맞고 마지막엔 샘도 포기하고 뒤에가 서있으라하고..
아 진짜. 병만 아니었음, 수학만 더 집중할수 있었으면 서울대 갔었... 긴 무린가.. 근데 딴 수능과목은 3~5문제 이하 틀렸는데, 수학만 80점 만점에 20점대... 풀려고 집중하면 졸려버려서...
암튼 그리고 군대에서... 재수없는건지 있는건지 전경대로 갔습니다. 와 완전 몇번을 죽을뻔하고 자살할뻔하고... 저 있을때 타이어공장이었나? 어디서 무지 큰 시위가 있었거든요.
저기 전남 광주에 있었는데 전국에서 다 거기 인천인가? 로 전경대 총출동한 상황. 몇년만에 화염병에 쇠파이프도 나온 시위였는데...
시위대랑 방패들고 대치중에 선채 졸았습죠. 그리고 그걸 본 상경급 실세 고참. 들어가서 열라 깨지고 저때문에 제위로 열외이하 다 불려가서 쳐맞고...
아 진짜 제가 맞는것보다 더 힘들었을 때였죠. 근데 그래도 잠 빼면 거진 다 잘했기에 꼭꼭 데리고다녀주는 열외고참이 있어서 많이 커버쳐줘서 살았었죠.
그러다가 일경 후반즈음인가 휴가갔다가 우연히 신문에서 본 기면증 관련 내용.
그때까진 병이라고 발표된적이 없었거든요. 신문기사왈 많이 조는게 나태하고 빠져서 그런게 아니다. 이런 병이 있다.
보니깐 증상이 딱 맞더라구요. 졸음이 많은거 말고도 갑작스런 기분 변화가 있으면 탈력발작이라고 온몸의 힘이 갑자기 빠져 주저않거나 얼굴 근육이 컨트롤 안되는 상황...
그러니 사람대하기도 엄청 힘들었고...
암튼 군대서 그러다가 5소대라고 도청 경찰청 경비보는 좀 널널한 부대에 인원이 비어서 갈 사람 있냐고 부대에 소식이 왔더라구요.
친한고참하고도 얘기해보고, 소대장님하고도 상담하고 해서 결국 가기로 했습니다. 아니었음 정말 죽었을지도...
재대후 졸업후 드디어 사회생활! 캬.. 캬... 기면증이 약은 있습니다. 프로비질이랑, 항우울제로 탈력발작 잡고, 각성제 중간중간 먹어주고...
그러면 그나마 쫌 낫긴 합니다. 쪼금요.
그래서 시작한 사회생활... 취직하고 1년이상 한 곳은 두곳이긴 하네요. 첫 직장은 대학교수님이 하던데 낚여서 들어갔는데... 월급 개쥐꼬리였다가 결국 망함. 두세번째는 짤렸고, 네번째는 도망쳤나... 그때 팀장님한텐 너무너무 여전히 죄송스럽고 얼마전까지도 악몽을 꿨었지요. 도망친건 첨 말해보네요...
그러다가 여차저차 셋이서 창업을 했습니다. 첨 몇년간은 돈도 못받다가 50만원 받다가... 그리 1~2년 정도 지나니 꽤 자리 잡혀서 매출도 순이익도 엄청 늘었는데... 창업맴버중 대가리 하기로 한놈이 엔빵으로 하던걸 지가 거의 다 갖고가더군요.
그러다 결국은 팽. 근데 팽 당하고나서 셋 중 다른한명도 팽 당하고, 1,2 년인가 안되어 거기 망하고 돈 십억원넘게 떼먹고 사장 잠적. 한국 들어오면 바로 잡혀갈껍니다. 거기서 후반에 그렇게 안되게 하려고 엄청 태클걸었던건데 태클거는 사람이 없으니 지멋대로 하다가 망한거죠.
그리고 잠시 멍하게 있었는데.. 그전 회사때 아는 사장님이 다시 할래? 돈은 내가 대줄께. 해서 다시 그일을 하게됐죠. 제 사업자로.
근데 역시 남의돈으론 하는게 아닌가봅니다. 엄청 이거저거 태클에, 처음에 붙여주기로 한 직원도 3일 보내줬다 다시 데려가고.. 첨부터 저 돈 없음. 하고 시작했는데 돈만들어와라 대출받아와라.
암튼 그래서 초기자금 1억으로 시작. 3개월후 순 마진 2천만원을 냈습니다. 근데 이거 시작하려 매입할때 자기는 손해볼 생각으로 너 시험해보려 한거고, 니가 하나 보자. 이런식으로 나왔는데 비용 등등 다 빼고 순마진만 2천이었었죠.
그러다 또 이넘의 잠 때문에 찍히게 되고, 결국은 결별. 후반엔 뭐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1년 수익이 2천이 됐지만... 그거 또 반 떼감. 아놔 시작할때 수익은 다 너 가져라 내가 그 푼돈가져 뭐하냐 하더만.. 뭐 저도 그건 다 안믿었고 웬만큼은 나누려 했죠.
아무튼... 스트레스 받는거만 없었어도 훨 잘할 수 있었을텐데... (정말 별거별거로 다 욕먹고 개인비서같이도 일하고..)
그래서 그쪽하고도 쫑. 원랜 정말 저도 빡쳐서 아 남는돈 다 갖고가시구요. 걍 사업자 만든거랑 지금까지 해둔것도 다 드릴테니 알아서 하시죠. 하고 관두려다 돈이없어서...
근데 이상하게 인맥운이 좋는건지... 사실 제가 좀 많이 착합니다... 제사람이라 생각하게 되면 걍 모든 패를 다 까고 헌신하는 타입? 뭐 이것도 기면증의 영향같지만..
암튼 그래서 또 다른 거래처 사장님과 친하게 되어 같이 일을 했는데... 여태 같이 길게한 사람들한텐 이 기면증을 다 털어놨고 이 사장님께도 털어놨었고, 그걸 감안해서도 같이 일하자 하신건데... 넘 안맞는게 많고, 제가 느리고, 업종 자체가 큰 문제가 생겨서 결국은 이 사장님과도 협업은 끝...
아 협업만 끝이지 아직 아주친하게 지냅니다. 기면증 탓하기도 이젠 지겨운데, 이것때문에 기억력이 개 꽝입니다. 특히나 숫자를 잘 못외움. 그래서 기록은 하고 있는데 그 사장님은 머릿속서 샤샤샥 숫자계산이 되는 분이셔서 엄청 답답하셨을 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왔는데... 요샌 정말 막막하네요.
그냥 잠자는 병이래봤자 뭐 죽는병도 아니잖아? 하실수 있지만.. 마음이 계속 죽고있습니다. 세번 실패하면 원랜 죽을계획이었는데... 지금이 다섯번째네요.
기면증 때문인지... 이정도면 내가 기면증 핑계를 대는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이젠 것도 모르겠습니다.
여태 일 했던건 거의 다 타의에 의해서 했던 일들이라... 그래도 마지막은 해보고 싶던걸 해보려 해요. 잘 될지 안될지야 몰라도 그나마 해보고 싶던건 한번 해보고 싶어서..
기면증 때문인지 몰라도... 가 몇번이냐.. 애정이나 무언가에 열중하는게 빠져버린 느낌이거든요. 가장 좋아하느건 있어도 미칠듯이 좋아하는건 없는 느낌?
와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그냥 요새 넘 안좋다보니 넋두리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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