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모] 밴 헤일런의 노래들
오전에 비보를 접하고, 미리 선곡만 해 놓고 볼일을 보고 돌아와 다시 작성한 글입니다. 하루종일 차 안에서 밴 헤일런의 노래를 틀어놓고 다녔는데요. 예전엔 길이 막혀도 어깨를 들썩이게 해 주던 신나는 곡들이, 오늘따라 묘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더군요.
1988년 경, 반포에 사시던 고모댁에 놀러가서 사촌형님이 틀어주셨던 밴 헤일런 1집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수 없습니다. 록알못인 악동에겐 이럽션의 투 핸드 태핑은 우주로 통하는 문을 열게 해 주는 느낌이었는데요. 이어진 노래인 유 리얼리 갓 미도 좋았지만, 계속해서 이럽션을 듣고는 밴 헤일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충격받은 기타리스트는 세명인데요. 잉베이의 <Far Beyond The Sun>, 스티브 바이의 <The Attitude Song>, 그리고 바로 밴 헤일런의 이럽션이었습니다. 물론 최애 기타리스트들은 따로 있지만, 최애이면서 최고의 테크니션으로는 에디의 이름을 첫손 꼽지 않을수 없네요.
그래서 오늘은 밴 헤일런의 명곡들로 준비했습니다. 리스트가 열두곡인데요. 연주곡이 두곡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모쪼록 그를 추모하는 맘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고요. 혹 자신만의 밴 헤일런 최애곡이 있다면 댓글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5150
5150은 에디의 홈 스튜디오 이름이기도 합니다. 새미 헤이거와 함께 한 첫 앨범 동명의 곡이죠.
Ain't Talkin' bout Love
역사적인 그들의 데뷔 앨범에 실린 멋진 곡입니다. 인트로만 들어봐도 에디의 솜씨임을 바로 눈치챌수 있죠.
Can't Stop Loving You
밴드의 10집 수록곡으로 팝적인 느낌이 강한 곡입니다. 노래 마지막에 1962년 동명의 곡을 불렀던 레이 찰스에게 바치는 구절이 들어가 있습니다.
Dance The Night Away
2집의 수록곡으로 밴드에게 처음으로 빌보드 탑15를 안겨준 곡입니다.
Dreams
에디의 키보드로 시작하는 신나는 곡입니다. 5150앨범 수록곡이며, 희망적인 가사 덕분인지 미국 민주당의 캠페인 송으로 쓰이기도 했죠.
Eruption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죠.
Hot For Teacher
밴 헤일런의 최고작중 하나인 1984앨범의 수록곡입니다. 에디-알렉스-마이클-데이빗의 원년 라인업으로는 마지막으로 발표한 싱글로 남았네요.
Jump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키보디스트로써의 에디의 재능도 굉장했죠. 아마도 피아노 연주로 음악을 처음 접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anama
데이빗 리 로스가 소유했던 오펠 카데트의 이름이 파나마였다고 하는데요. 뮤비에 나오는 차량은 머큐리 컨버터블입니다.
Right now
새미 헤이거가 밴 헤일런 시절 가장 아끼는 두 곡중 하나라고 합니다. 나머지 한곡은 <dreams>라네요.
Spanish Fly
에디의 트레이드 마크인 투 핸드 태핑 자체가, 피아노로는 되는데 기타로는 안되는 연주를 고민하다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원래 피아노에서 대단한 재능을 보였던 에디가 나일론줄의 클래식 기타를 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들려주는 곡입니다. 잭 와일드는 이 곡을 듣고 완전 감명을 받았다고 하죠.
When It's Love
OU812 앨범의 수록곡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5위까지 오르는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앨범은 밴드의 8집으로, 1986년 말에 66세를 일기로 사망한 형제의 아버지 얀 밴 헤일런에게 헌정되었습니다. 에디가 향년 65세로 갔으니, 유전자의 힘은 정말 무섭네요.
Why Can't This Be Love
5150 앨범의 첫 싱글로 발매된 곡이며, 빌보드 싱글차트 3위까지 오르면서 크게 히트한 곡입니다. 5150앨범과 OU812 앨범 투어때는 에디의 키보드가 전면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는 새미 헤이거의 기타 솜씨가 워낙 출중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록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또 한명 유명을 달리하셨군요. 오늘밤에는 밴 헤일런을 들으며 한잔 기울여야 할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들려준 음악을 듣고 자라난 10대 소년은 이제 인생의 반환점을 막 돌고 있네요. 부디 평화로운 곳에서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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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로 top of the world 열심히 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