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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다단계 교육 풀로 받고 온 사람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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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15 00:51:50

혼술중에 밑에 다단계 말씀이 나와서 글 함 써봅니다.

 

80년도 중반부터 말까지 한참 성행하던 때죠. 피라미드. mlm 등등... 

한참 백수로 뒤굴뒤굴할땐데 나름 친하게 지낸 놈이 전화와선 서울인데 정말 좋은 직장이 있다고..

면접 보러 오라길래 언제 갈까 했더니 일주일을 면접을 봐야 된다데요.

그게 뭐냐니까 일단 오라고...니 인생 자체가 바뀐다고 어쩌고... 말투부터 촉이 안좋았습니다만

할튼 갔습니다. 강남 고속 터미널 근방인데 무슨 가정주택에 사람들을 꽉 모아놓고 일단 오늘은 자라고...

담날 월요일부터 근처 5층짜리 건물안에 사무실을 여러개 만든 그런 곳에서 면접? 아닌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데... 골자는 딱 세가지 였습니다. 

 

1. 강사 왈 이 교육은 세뇌가 아니다. 세뇌는 여럿이서 한명에게 하는 거지 우리는 여러분에게 깨우침을 주는 거다.  

- 일주일 동안 무슨 고교도 아니고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강사년놈들이 돌아가며 같은 말만 씨부리는데 세뇌가 아니라고?

 

2.우리의 가르침은 여러분 뿐만 아니고 여러분 주위의 모두에게 새 인생을 주는거다.

-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 그 새끼들이 취급하는 상품은 뻔했습니다. 이불 베게같은 것들.

제 경우는 좀 스케일 더 크게 침대였습니다. 그 침대 가격이 2백인가 아님 더 했을겁니다.

그거 많이 팔아오란 소리를 얼마나 종교적으로 씨부리는지;;;;

 

3. 그 제품의 우수성 아니 신비함에 대해서도 엄청 강조했습니다.

뭐 거의 무안단물 저리 가라였죠. 기억나는 제품 시연 중에 이런게 있네요.

누운 사람 하나를 네명이서 들 땐 안 들리는데 그 침대의 메커니즘이 들어간 이불이었나 

그 위에 누운 사람은 정말 잘 들린다; 그게 뭐 어쨌단 거냐고...

 

이딴 교육을 월~토 6일동안 반복했는데 화요일 보니 교육생의 거의 정확히 50%가 사라졌습니다.

그러곤 매일 조금씩 줄어 마지막 토욜날은 20프로쯤 남았는데 그 사람들은 다 홀랑 넘어갔습니다;;;;;;;;;;;

 

제가 마지막날까지 남은 이유는 딱 하나 친구놈이랑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데리고 갈라고요...

6일동안 자유시간도 안주고 술담배도 못하게 하드만요. 원 별 사이비 새끼들;;;;

어쨌든 토욜날 전 집에 간다고 나섰고 그놈보고 바래다 달랬죠. 

강남 터미널에 가서 좀 늦은 표를 사고 술한잔 하자고 그랬습니다. 안된다는 자식을

억지로 터미널 근처 실내포장에서 술을 먹였습니다. 좀 오를때까지 놔뒀다가 설득을 했습니다.

 

길게 글쓰기는 지루하고 골자만 쓰자면 

너 이게 뭐하는 짓이냐. 되먹잖은 짓 치우고 당장 나하고 대구 내려가자

- XX아. 니가 깨닫지 못한 거 보니 내가 친구로서 너무 슬프다

정신차려라 새끼야. 니네 부모님은 니가 서울서 직장다니는줄 알던데 아시면 뭐라시겠냐

-두분도 모시고 와야지. 이미 누나도 와있다.

 

여기서 저는 포기하고 술로 떡이 되어 집에 왔습니다. 정말 슬펐거든요.

그자식은 그 이후로 인연끊었습니다만 결혼전에 함 봤습니다. 그짓은 관둔듯 뭐 열심히 살더군요.

다른 친구들 앞이라 그 때 이야긴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확실하게 느낀거. 인간들은 일확천금 + 사이비종교 를 섞으면 정말 잘도 넘어간다는 거.

그 말같지도 않은 교육받고 거의 20%가 홀랑 넘어가는 거 직접 봣습니다.

아직도 다단계와 사이비교는 창궐 중이죠. 한 다리 쳐들고 공중부양한다는 허가를 비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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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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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21:50:19

친구분을 정말 아끼셨나 봅니다.

그걸, 친구를 위해서 6일동안 참으셨다니......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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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14 22:04:28

아주 친한 놈은 아니었습니다. 고교친군데 저한테 맞기도 했지만 착한 놈이었거든요.

그때도 절 위해서 불렀다길래 꼭 데려가고 싶어서 그랬지만... 사실 저도 순진했던 거죠. 

나중에 생각하면 자기변명이 섞인 윤색된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거. 그게 다였을 겁니다.

1
2020-10-14 22:03:03

인간은 나약합니다...
저도 팔랑귀라..ㅠㅠ

WR
4
Updated at 2020-10-14 22:19:26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신념중 하나는 인생에 대가없는 일확천금같은 건 절대로 없다!

이것만 스스로 확신하면 뻔한 사기를 태반은 막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10-14 22:10:27

대딩때 소개팅을 했는데 그 소개팅녀의 꾀임에 넘어가 다단계에 발을 들일뻔 했습니다.
어휴...

WR
2020-10-14 22:15:53

정말 상심하셨겠습니다 ;;;

1
2020-10-14 22:10:41

전역하고 바로후에 선임이었던놈한테 뜬금없이 연락와선 기가맥힌 알바소개시켜준다고 꼬드겨서 데려간곳이 다단계였죠...당시엔 다단계라는게 있는줄도 몰랐는데 말도안되는 얘기만 씨부리고 세뇌시키길래

사기라는걸 직감하고 모두 잠든 틈을타서 합숙소 나무문 발로차서 뽀개고 탈출했습니다. ㅎㅎ 

WR
2020-10-14 22:18:11

저도 바로 첫날 눈치깟습니다만 문부수고 탈출까진 ㅎㅎㅎ

 

하긴 모르죠. 그땐 꿋꿋했지만 살다보면 무슨 감언이설에 넘어갈지... 

4
Updated at 2020-10-14 22:37:45

생생한 증언 감사합니다. 

버처님이 지혜로워서 바로 눈치를 채신점 

정말 훌륭합니다.

 

저도 친구들이 빠질때 말리느라 애썻지만

어림도 없다군요. 

평소에 저보다 10배는 영리하던 사람이 

무언가에 홀린듯 거짓말까지 해대며 

빠진걸 보고 그때 저도 많은걸 배웠습니다.

왜 사이비가 난립하며 

상식이 안통하는게 (박사모 + 광화문 같은 현상)

진짜 있구나를요....

WR
1
Updated at 2020-10-14 22:49:15

지나서 생각하면 그때 홀린듯 보인 사람들이 알고 보면 더 똑똑한, 

아니 무서운 사람들 아니었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연기만 좀 된다면 참 돈벌기 쉬운 시스템이거든요. 

저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진작 나오겠지만 그사람들은 지인들을 벗길 작정을 한건지도 모릅니다.

물론 한계가 있어서 결국은 피박쓰는 사람들이 있지만... 본인들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2
2020-10-14 22:49:52

들어가자마자 폰부터 수거하고 신입입니다 하니까

그 좁고 사람많은 공간이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가운데 길이 열리더니

맨 앞으로 보내져 10시간을 갇혀있던 생각이 나네요.

 

WR
2
2020-10-14 22:55:01

ㅍ하하하하

안 당해봤지만 뭔가 상상이 되서 웃었습니다 ㅎㅎ

1
Updated at 2020-10-15 01:31:21

제가 일주일간 잡혀서 재펜 라이프 교육 받았었네요. .ㅋㅋ 

94년 겨울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방위 동기 놈이 서울에 취직했는데.. 회사에서 스키장 놀러간다고.. 

니도 갈래? 숙식은 무료고.. 회비도 없다 길래.. 거기 홀라당 빠져서 갔다가.. 

도착하자 마자..  삐삐뺏기고.. 돈도 다 뺏기고. ㅠㅠ 

가방도 뺏기고.. 그렇게 잡혀서 일주일을.. ㅠㅠ 

분당 모처에 숙소가 있었는데 지하실에서 남녀가 같이 혼숙했어요.

커튼 하나 쳐놓고.. 

웃기는게 그 전기요가 몸에 뭔 작용을 해서 엄청 따뜻하고 열을 낸다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전기요가 열을 내지 그럼 열을 안내면 우짜냐. .ㅠㅠ 

아무튼.. 빤스만 입고 잤을 겁니다. 

커튼 건너편엔 여자분들이 그렇게 자고요. 

새벽에 5시면 깨워서 밥줍니다. 

뭐 근데.. 전 사실 재미있었어요. ㅎㅎ 

결국엔 부모님 허락 받고 올라 올께 하고.. 겨우 빠져 나오긴 했네요. 


 

WR
Updated at 2020-10-15 02:45:01

재팬 라이프;; 글에 쓴 그놈 말고 다른놈의 어머님이 거기 있다 나오셔서...

그 놈은 지금도 그때부터 있는 전기요인가 자석매트인가 깔고 잡니다. 나름 뜨시다면서...

참......정말... 사이비 종교들도 그렇지만 다단계 이거 정말 큰 사회병입니다...

Updated at 2020-10-15 15:00:00

돈까스 한개얻어 묵고 밤12시까지 잡혀 있었어요.
암웨이

2020-10-15 16:38:15

추억 돋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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