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다단계 교육 풀로 받고 온 사람입니다요
혼술중에 밑에 다단계 말씀이 나와서 글 함 써봅니다.
80년도 중반부터 말까지 한참 성행하던 때죠. 피라미드. mlm 등등...
한참 백수로 뒤굴뒤굴할땐데 나름 친하게 지낸 놈이 전화와선 서울인데 정말 좋은 직장이 있다고..
면접 보러 오라길래 언제 갈까 했더니 일주일을 면접을 봐야 된다데요.
그게 뭐냐니까 일단 오라고...니 인생 자체가 바뀐다고 어쩌고... 말투부터 촉이 안좋았습니다만
할튼 갔습니다. 강남 고속 터미널 근방인데 무슨 가정주택에 사람들을 꽉 모아놓고 일단 오늘은 자라고...
담날 월요일부터 근처 5층짜리 건물안에 사무실을 여러개 만든 그런 곳에서 면접? 아닌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데... 골자는 딱 세가지 였습니다.
1. 강사 왈 이 교육은 세뇌가 아니다. 세뇌는 여럿이서 한명에게 하는 거지 우리는 여러분에게 깨우침을 주는 거다.
- 일주일 동안 무슨 고교도 아니고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강사년놈들이 돌아가며 같은 말만 씨부리는데 세뇌가 아니라고?
2.우리의 가르침은 여러분 뿐만 아니고 여러분 주위의 모두에게 새 인생을 주는거다.
- 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 그 새끼들이 취급하는 상품은 뻔했습니다. 이불 베게같은 것들.
제 경우는 좀 스케일 더 크게 침대였습니다. 그 침대 가격이 2백인가 아님 더 했을겁니다.
그거 많이 팔아오란 소리를 얼마나 종교적으로 씨부리는지;;;;
3. 그 제품의 우수성 아니 신비함에 대해서도 엄청 강조했습니다.
뭐 거의 무안단물 저리 가라였죠. 기억나는 제품 시연 중에 이런게 있네요.
누운 사람 하나를 네명이서 들 땐 안 들리는데 그 침대의 메커니즘이 들어간 이불이었나
그 위에 누운 사람은 정말 잘 들린다; 그게 뭐 어쨌단 거냐고...
이딴 교육을 월~토 6일동안 반복했는데 화요일 보니 교육생의 거의 정확히 50%가 사라졌습니다.
그러곤 매일 조금씩 줄어 마지막 토욜날은 20프로쯤 남았는데 그 사람들은 다 홀랑 넘어갔습니다;;;;;;;;;;;
제가 마지막날까지 남은 이유는 딱 하나 친구놈이랑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데리고 갈라고요...
6일동안 자유시간도 안주고 술담배도 못하게 하드만요. 원 별 사이비 새끼들;;;;
어쨌든 토욜날 전 집에 간다고 나섰고 그놈보고 바래다 달랬죠.
강남 터미널에 가서 좀 늦은 표를 사고 술한잔 하자고 그랬습니다. 안된다는 자식을
억지로 터미널 근처 실내포장에서 술을 먹였습니다. 좀 오를때까지 놔뒀다가 설득을 했습니다.
길게 글쓰기는 지루하고 골자만 쓰자면
너 이게 뭐하는 짓이냐. 되먹잖은 짓 치우고 당장 나하고 대구 내려가자
- XX아. 니가 깨닫지 못한 거 보니 내가 친구로서 너무 슬프다
정신차려라 새끼야. 니네 부모님은 니가 서울서 직장다니는줄 알던데 아시면 뭐라시겠냐
-두분도 모시고 와야지. 이미 누나도 와있다.
여기서 저는 포기하고 술로 떡이 되어 집에 왔습니다. 정말 슬펐거든요.
그자식은 그 이후로 인연끊었습니다만 결혼전에 함 봤습니다. 그짓은 관둔듯 뭐 열심히 살더군요.
다른 친구들 앞이라 그 때 이야긴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확실하게 느낀거. 인간들은 일확천금 + 사이비종교 를 섞으면 정말 잘도 넘어간다는 거.
그 말같지도 않은 교육받고 거의 20%가 홀랑 넘어가는 거 직접 봣습니다.
아직도 다단계와 사이비교는 창궐 중이죠. 한 다리 쳐들고 공중부양한다는 허가를 비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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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분을 정말 아끼셨나 봅니다.
그걸, 친구를 위해서 6일동안 참으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