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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반반 수필] 좋은 의도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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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09:48:18
  • "에스까르고님, 대상포진 앓으셨나요?" 10월 13일 화요일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간, 약국에 울려퍼진 소리였습니다. 4개월이 다 차도록 진료받는 피부과 약을 타러 간, 그 건물 1층 약국에서였지요. 늘 타가던 약 외에 새로운 처방이 하나 붙어 있으니 근무하던 분들끼리 갸웃거리다가 저를 보고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았는가를 묻습니다. 아니라고, 늘 가던 피부과에서 진단받고 치료받았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러니 기록을 한참 뒤져 8월 말에 해당 처방을 받은 사실을 발견해 냅니다. 하지만 의문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왜 이 시점에 이 약이 들어갔는지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조제 후, 복약 지도를 하면서 "왜 선생님이 오늘 이 약을 처방했는지" 물어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증상을 얘기했더니 처방해주셨다"고 해서야 약국 근무자분들의 모든 의문이 해소됐습니다.
 
  • 사거리에 있는 제법 높은 건물, 안에 병원이 층마다 있어 손님이 끊이지 않는 약국이지만 4개월 간 다녀보니 늘 친절했습니다. 복약 지도도 다녀본 약국 가운데 꽤 꼼꼼하게 해주는 편이었고요. (4개월 간 같은 약을 먹으니 이제 알겠거니 하고 최근에는 좀 대충하긴 하지만) 그래서 혹시 병원에서 실수로 잘못된 처방전이 내려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확인해 준 것이니까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 다만, 늘 붐비는 약국에 다른 손님이 없었다면 말입니다. 하필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3명이 동시에 그 약국에 들어갔으니, 그 좁은 약국에 적어도 3명의 손님이 있었던 거죠. 좀 넌지시 소리를 줄여 물어보거나 했으면 좋았을 겁니다. 당장 카운터 가까이 앉아있던 아주머니는 얘기가 시작되자마자 나를 이리저리 훑어봅니다. 속으로 "만약 민망한 질병이나 질환이었어도 저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까요. 며칠이 지나 내가 그 아주머니 얼굴이 떠오르지 않듯, 그 아주머니도 잊어버렸을 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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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까르고 : 〔2007. 10. 18 - 2020. 09. 16.〕 〔2020. 09. 23. ~ 2021. 03. 22.〕〔2021. 04. 08 - 〕
Mr.에스까르고 : (2020. 09. 16. - 09. 22.) 【Mr.기념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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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글] 일간 코로나-19, 주간 코로나-19, 반반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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