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결과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사고 원인이 철저하게 밝혀져 고칠 점이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수 많은 의혹 속에 고통 받고 있는 유가족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것이겠지요. 두 가지 다 이번 조사기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참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얼마 전 새로 내놓은 CCTV 조작 의혹 자료를 살펴보니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이미 CCTV 조작 의혹 문제 제기로 헛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수중에서 촬영한 DVR은 패킹이 없는데, 해경에서 발표한 DVR은 패킹이 있다. 고로 바꿔치기 된 것이다. 뉴스타파는 검증보도를 했습니다. 기자가 상금 받은 돈으로 같은 동일한 DVR을 구입해서 가압수조에서 재연 실험을 한 것입니다.

사참위는 이 보도 이후 침묵하다가… 이번에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자료를 보겠습니다.

앞 슬라이드는 뉴스타파의 검증이고, 뒷 슬라이드는 사참위의 반박입니다.

대학교 조과제 한 것처럼 어설프고 무슨 말 하는 것인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참위의 주장을 정리해보죠.

1. 수심 40미터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니 고무패킹이 돌출되어 빛이 반사한다.

2. 수심 40미터에서도 압착되지 않는데, 수심 1,2미터에서 촬영한 패킹이 압착되어 있을리 없다.

3. 그러니 패킹이 압착된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이다.

한숨이 나옵니다. 사참위는 다른 패킹도 수심 40미터 압착 안 되었다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참위의 역할은 의혹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의혹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저 스폰지의 재질은 무엇이고, 복원력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거나, 조사할 능력이 안 되면 용역을 주면 됩니다. 기자가 동일 제품을 구해, 가압수조 실험을 하는 동안 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는 것입니까. 파란 드레스인지 금빛 드레스인지 알아 맞추는 건 네티즌 소일 거리죠. 어설픈 의혹을 만들고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의혹을 규명하라 했더니, 의혹을 만들어 검찰보고 수사하라 하는 것은 임무 방기입니다. 그럼 애초에 사고조사를 검찰이 다 하지, 왜 특별조사위원회가 필요하겠습니까. 이렇게 어설픈 사고 조사 과정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회의에서 무슨 말이 오고 가는지 알 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투명하지 않습니다. DVR에 매달려 시간낭비하고 있는 위원이 누구인지 항의라도 하려 찾아 봤지만 알 수가 없습니다. 몇달 전에는 사참위 자문위원이었던, 세월호 유가족 박종대씨가 발간하려는 책을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 했습니다. 내부 자료를 유출해 조사가 방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기밀을 유지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잃은 것은 많아 보입니다. 공청회와 투명한 자료 공개를 했다면, 세월호 7시간 문서 봉인에 대해 사회가 받아 들이는 태도가 달랐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