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머리 심었어요.. (혐오사진 없음)
이번달 초에 예약하고 지난주 토요일에 가서 6천모 비절개로 시술 받았습니다.
그래도 수술이라고 수술동의서에 싸인도 하네요.
엠자탈모와 정수리 쪽이 제가 생각했던거보다 탈모가 많이 되었더라고요. ㅠ ㅠ (아버지는 왜 이런걸 물려주시고.. 상속세 걱정 하실 필요없는데.)
별반 지식없이 아침에 스벅 아이스라떼 들고 가서 마시면서 설명듣고 그냥 미용가운 같은 수술복 입고 와서 커피 마져 드시고 할께요.. 라고 했는데. "이거 마시면서 받으면 않되나요?" 라고 했는데 순간 상담실장분 표정이. " 이 인간이 여기가 무슨 미용실인줄 알고 왔나? " 라는 표정이시더군요.
그도 그럴것이지.. 구멍있는 수술대에 얼굴 박고 엎드려서 뒷머리 채취 하는데만 꼬박 2시간.. 더군데나 채취하는 동안에는 움직이면 모공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꼼짝 말아라.. 자세로 계속 있어야 한다는데.. 진짜 미쳐버리겠더군요.
국소 마취 할때 바늘이 따끔 따끔 합니다.. 그게 육체적인 고통의 끝이기는 합니다.
다만 마취약이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혈관 수축이 일어나서 심장이 두근 거릴 수 있다고 하셨는데. 아침에 마신 커피와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가슴이 두근 두근 장난 아니더군요.. (결코 채취실에 있던 간호사 한분 때문에 그런건 아닙니다)
그리고 바리깡으로 제 뒷통수에 있는 머리를 무자비하게 밉니다. 긴 머리를 바로 뽑는게 아니라 자른다음에 짦은 머리를 뽑아야 하는거더군요.
그리고 나서 기계로 아무 감각없는 제 뒷통수에 모발과 모근을 가차없이 논에서 벼수확하듯 뽑는데.. 아마존 숲이 짤려 나가는게 어떤 심정인지 알것 같더군요..
이윽고 20시간 같은 2시간이 가고 일어나라고 하는데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거즈에 피가 흥건한걸 보니 마취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리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라고 하고 물한모금 마시고... 원장님이 디자인을 해주실거라고 합니다.
다른 방으로 들어오는데 간호사 분들이 이미 채취한 제 머리와 모근을 핀셋으로 하나 하나 정리하고 있는데.. 정말 많이도 뽑았다는 생각과..저걸 언제 다 심지? 하는 생각 뿐입니다.
다행히 모발 심을 때는 엎드려 있지 않고 누워서 하고 약간의 움직임은 허용된다고 하니 마음이 좀 놓이긴 합니다.
원장님이 들어오셔서 제 머리에 마카로 그리고 코에서 머리까지 자로 측정하고.. 성형수술 하듯 그리고 지우고 한참을 하시더니만, 다른 분이 들어오셔서 여기 좀 올리는게 낫지 않을까요? 막 자기들 끼리 그러는데 영화 "내부자들" 에서 "요하나 썰고.." 뭐 이런 분위기 더군요..
그리고 다시 정수리와 엠자 부분에 마취하고 모발을 심습니다.
흡사 헬레이져의 핀해드 처럼 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한 4시간동안 아무 생각없이 누워서 제 머리에 바늘로 한땀 한땀 머리를 심으시고.. 저는 졸다가 배고프다고 하니.. 이거 다 끝나면 실장님이 떡 주신다고 참으라고 하는데.. 시간이 벌써 3시를 넘어 4시를 향하는데...
그리고 살짝 고개를 돌리는데... 저 쓰레기통에 거즈에 뭍은 피가 다 제 머리에서 나왔다니.. 치과 간 이후에 이렇게 많은 피가 나온건 처음 봅니다.
막판에 간호사분에 와서 피를 뽑아야 한다고 합니다. 아니 왜 머리를 심는데..피를 뽑아야하나요? 라고 물어보니 제피를 가지고 기계에 넣고 돌려서 그걸로 무슨 액을 만들어서 제 머리에 뿌려야 한다고 합니다. 새상에..@@
그리고 바늘로 꾸욱... 채혈 들어갑니다아..~!! 따끔.... 잘하셨어요..
마지막에는 엉덩이 주사도 놔주시더군요.. 항셍제 주사.
4시 반 정도에 시술이 다 끝나고.. 일어나서 환복하기 전에 사진을 찍는데.. 어휴..피범벅에 뒷통수에는 큰 거즈를 대고 가관이더군요..
24시간 동안 샤워하지 말고, 이대로 있으라고 해서 있고.. 일요일 오후에 샤워를 하면서 거즈를 때어내는데 마취가 풀려서 그런지 확실히 쓰라렵고 아프더군요.. 연고 바르고 다시 거즈 붙히고 지금은 그래도 아프지는 않습니다. 머리 심은 곳의 피딱지도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붉으스름 하고 손으로 만져보면 따끔 한 곳도 있습니다.
신기한건 머리카락이 없던 곳에 내 머리카락이 밤송이처럼 박혀있다는게 신기하고.. 이게 잘 자라면 나도 예전처럼 풍성한 모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밀려오기는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신경 써서 관리좀 해야 겠다는 생각과 이식할 수있는 모발이 있을 때 한게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 머리카락 있을 때 잘 관리하세요..
저는 이번주 토요일에 또 가서 무슨 주사 놔준다고 오라고 하네요..
이상 험사진 없는 모발 이식 수술기 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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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