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유럽] 마크롱, 이슬람극단주의에 전쟁을 선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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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18:06:26
10월 16일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가 체첸 출신의 무슬림 난민에 의해 잔혹하게 참수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미 수차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시달린 프랑스 사회는 다시 충격에 빠졌고, 마크롱 대통령은 신속하게 강력히 대응했습니다.
그는 사뮈엘 파티의 장례식을 [국가장]으로 치렀고, 그에게 최고 훈장 중 하나인 [레종되네르]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한편 대국민 연설을 통해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단호하게 맞설 것"임을 천명하였고,
"공화국의 가치를 반드시 수호할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곧 바로 극단주의 설교를 하던 모스크 한 곳을 폐쇄하고,
극단주적 성향의 이슬람 단체 51개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고
또 이미 감시 중에 있었던 231명의 극단주의자들을 추방시켰습니다.
또한 사뮈엘 파티를 기리기 위해, 그리고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여러 공공기관들이 논란이 된 샬리엡도의 만화를 대형조명으로 비추었습니다.
아울러 단기적인 조치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조치의 일환으로 외국의 영향을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 프랑스 대부분의 모스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또는 터키의 국가지원금으로 운영되었는데,
마크롱이 목표하는 법안은 외국의 영향력을 차단시키고,
각 모스크가 공화국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헌장에 서명을 해야만 세금감면 및 국가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입니다.
또한 향후 외국에서 교육받은 이맘들을 수입하는 대신 프랑스 본토에서 이맘들을 양성하여
"프랑스식 이슬람(Islam a la francaise)"로 변모시키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조치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그는 마크롱이 "미쳤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대단히 비외교적인 언사에 분노한 프랑스는 주터키 프랑스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는데, 물론 이 배경에는 이 보다 훨씬 깊은 앙금이 있습니다.
사실 현재 그리스 해양국경 문제로 프랑스는 그리스 편을 들면서 터키에 맞서고 있고, 리비아에서도 마찬가지로 터키와 대립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탈리아, 레바논, UAE, 이집트 등을 포섭하면서 터키에 맞서는 일종의 느슨한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것도 터키 입장에서는 불쾌한 일입니다.
이에 에르도안은 이슬람의 기수로 나서면서, 프랑스를 비판하고 나섰고 어제 프랑스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했고 이에 파키스탄과 카타르, 쿠웨이트, 모로코 같은 나라들이 호응하고 나섰습니다. 이제 프랑스와 터키 간의 지정학적 대립의 스케일이 프랑스 대 이슬람세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인데, 프랑스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최소 외교정책 관련해서 국내에서 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따라서 쉽게 후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다른 유럽국가들도 마크롱 편을 들고 나섰고, 특히 트윗이나 온라인 등지에서는 자국의 지도자들도 마크롱 만큼 강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과연 프랑스와 터키의 대립의 종착지는 어디일지, 그리고 유럽과 이슬람교도의 관계는 어떻게 될 지
무척 중요한 변곡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PS. 이 와중에 에르도안 영부인 여사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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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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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전
프랑소와1세하고 쉴레이만은 사이가 나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