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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전동킥보드에 대해서 좋은 칼럼이 있어서 퍼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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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8 16:06:36

지난해 9월, 싱가포르의 65세의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20세 남성이 몰던 전동킥보드와 충돌한 후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언제부턴가 그 수가 갑자기 늘어 나서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빠르게 달리는 전동킥보드 때문에 불편해 하던 많은 이들이 이 사고를 계기로 전동킥보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전동킥보드에 의한 사망사고가 논란이 되자 싱가포르 의회에서 전동킥보드에 의한 사고 사례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싱가포르 교통부장관은 2018년 한 해 299명이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사고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자동차 사고와 비교해서 전동킥보드 사고의 경우 사고 건수는 낮지만 중증 환자의 비율은 더 높다는 겁니다. 전동킥보드 관련 부상의 약 63%는 경미했고, 21%는 경상, 16%는 중상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자전거 사고(1836 명), 오토바이 사고(5700 명), 자동차 사고(6743 명) 부상자의 사례를 보면 약 89%가 경미하고, 7%가 경상, 4%가 중상입니다. 전동킥보드 사고의 중상증 환자 비율이 4배나 더 높습니다.

같은 시기에 싱가포르의 한 국립병원(TTSH)에서는 최근 3년간 전동킥보드 사고로 인해 해당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첫 9개월 동안 79명이 전동킥보드 관련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는 한 달 평균 9명이며, 2018년 7명, 2017년 4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겁니다.
   

전동킥보드 규제를 알리는 포스터.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도로에서만 탈 수 있습니다. ⓒ 싱가포르 교통부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면 가만히 있을 싱가포르 정부가 아닙니다. 사망 사고가 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11월 5일, 싱가포르 교통부장관은 전동킥보드의 보행자 도로 이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보행자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2천 달러(약 170만 원)의 과태료 또는 최대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싱가포르의 5500km에 달하는 보행자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새로운 법 시행 후에는 자전거 도로 440km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도로에서 타는 것도 몇 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우선 모든 전동킥보드는 교통부에 등록하고 작은 번호판을 부착해야 합니다. 등록이 가능한 전동킥보드는 최대 무게 20kg에 최고 속력은 25kmh로 제한이 됩니다.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한 해 70건이 넘게 발생하자 UL2272 화재 안전 표준 인증을 받은 것만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전동킥보드. 싱가포르는 이후 화재 안전 표준 인증을 받은 전동킥보드만 이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 싱가포르 민방위 본부

 
이처럼 타고 다닐 수 있는 곳이 갑자기 줄어 들고, 규정이 정해지기 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전동킥보드를 구입해서 타고 다니던 경우에는 아예 타고 다닐 수도 없게 되자 기존의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비싸게 주고 산 전동킥보드를 사용할 수도 없고, 폐기하기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동킥보드를 폐기하는 이용자에게 100달러(8만5천 원)의 폐기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중고로도 팔 수 없었던 이용자들은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은 것입니다. 덕분에 전동킥보드 수 자체가 줄었습니다.

등록을 했다고 해서 바로 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만 16세 미만은 전동킥보드를 탈 수가 없습니다. 전동킥보드를 타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들고만 있어도 적발시 최대 1000 달러(850만 원)까지 벌금을 내야 합니다. 2019년 한 해에만 이런 이용규칙을 어겨서 적발된 사례가 4900건에 달했습니다. 직원이 일을 할 때 전동킥보드를 이용한다면 해당 업체는 제삼자 보상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싱가포르 교통부는 현재 440km인 자전거 도로를 2030년까지1300km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최근에는 이를 수년 내로 단축해서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완전히 분리해서 보다 안전한 길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 모든 규제 및 대책은 전동킥보드로 인한 사고를 막고, 사고가 나더라도 부상의 정도를 줄이는 게 목적입니다.

한국도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법이 개정되어 12월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람이나 보행자가 보다 안전해지는 방향으로 바뀌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12월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의하면 전동킥보드는 앞으로 '개인형 이동장치'로 새롭게 분류되어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취득하지 않아도 되고, 이용연령도 18세에서 13세 이상으로 완화가 됐습니다.

여기 두 가지 통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국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 지난해 9만 대 수준에서 2022년 20만 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전동킥보드 사고가 2017년 73건, 2018년 57건이었다가 2019년에는 117건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동킥보드의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건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2년간 경찰청에 정식 접수된 사건만 따져도 개인형 이동수단 인명사고는 사망 8건, 중상 110건, 경상 171건 등 289건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번 규제 해제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전동킥보드 공유 사업에도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거리의 전동킥보드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해마다 전동킥보드 숫자도 늘어나고, 그에 따른 사고는 더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법규마저 규제를 해제하는 쪽으로만 간다면 시민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지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업과 안전이 충돌하면 싱가포르는 안전을 우선합니다. 한국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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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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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8 16:08:30

사업과 안전이 충돌하면 싱가포르는 안전을 우선합니다. 이 말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의와 안전이 충돌하면 역시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동킥보드는 매우 편하고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개인 운동수단이라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결국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도 인도로 올라와서 질주하는 전동킥보드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이한 건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생이나 65세 이상 노인만 인도주행이 허용되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자전거도 인도주행이 허락됩나다. 하지만 적어도 자전거는 전동킥보드처럼 인도에서 놀라운 속도로 질주하지는 않습니다.

2020-10-28 16:07:10

전동 킥보드 속도를 경보 속도인 15킬로미터로 제한하면 이 정도 문제는 안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WR
3
Updated at 2020-10-28 16:15:20

근데 다 풀어버려서 문제죠. 오토바이 이상으로 위험합니다. 번호판 달고, 리밋 해재하면 벌금형 세게 때려야 멈추지, 자율로는 답이 없습니다.

제 업장이 강남에 있는데 지금도 창밖으로 몇 분에 한 대씩 전동킥보드가 무서운 속도로 인도를 질주합니다.

오토바이도 저 속도로는 달리지 않습니다.

거기에 노인이나 아이가 치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2020-10-28 18:20:38

무조건 적인 규제가 정답은 아니죠. 운송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려면 현행 25키로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WR
1
2020-10-28 19:07:49

그 경우 인도에 올라오면 엄벌에 처해야죠.

어차피 25키로 리밋 걸어도 풀 인간들은 풀 거라고 봅니다. 

1
2020-10-28 16:09:50

저는 이런 전동 개인이동장치에 관심도 많고 점차 활용인구가 많아지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이렇게 교육, 제재, 인프라 모두 없는 상태에서 풀어만 주는 방식은 반대합니다.

전동장치보다 훨씬 오래전 부터 사용된 자전거도 법령, 등록제, 안전교육, 인식개선, 면허제, 인프라 확충

뭐하나 확실하게 만들어진게 없는데...(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훨씬 쉽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전동장치를 이렇게 던져버리듯이 풀어버리면....사고가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이 안되네요....

WR
Updated at 2020-10-28 16:15:42

먼저 거쳐간 나라에서는 이미 사고 급증으로 여러가지 개선책과 규제책이 나오고 있는데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만 아는 정부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몇 사람이 죽어나가야 정신을 차리려나요. 

Updated at 2020-10-28 16:13:35

전동화를 금지 시키고한후 킥보드 타도록 하는거이가 그 해법의 한 방편 같네요..그러면 면허부여 의무화 제도도 시행필요 없습니다

자전거도 전동형이 금지이면 속도를 못내 충돌 사고 의한 인사사고는 급감할게죠

자전거 도로라도 속도 못내도록 해야 하고 속도가 빠르면 어느 탑승기구라도 다 위험해요

단거리용으로 저가격 탑승기구란거이 안전한 형태로 얼마든지 있습니다...다만 자전거나 킥보드 보다야 고가격은 불가피 해요

WR
2020-10-28 16:14:01

전동화를 금지시키면 전동킥보드가 아니지 않나요? 그러면 전동킥보드를 탈 이유가 없는데 ㅡㅡ

인력으로 타는 킥보드는 지금도 애들 많이 타죠.

2020-10-28 16:17:54

그러니까요,,,킥보드 자체 보다 빠르게 질주 하는 점에서 사고나 충돌 위험을 발생시키니 해법이 그거란검니다..발하나로 지면을 박차고 다녀야 하니 재미가 없져

 그러면 사람들이 안탑니다 

WR
2020-10-28 19:08:32

그럼 그냥 전동킥보드 자체를 금지해야죠 뭐 ㅎㅎ 

저는 그걸 원하지만 .. 

2020-10-28 16:19:11

킥보드 속도제한 20KM 언더로 안하면 엄청 죽을겁니다. 25km로 킥보드 사고나면 무조건 중상이죠

WR
2020-10-28 16:26:20

20키로도 아이나 노인들한테는 위험할 겁니다. 금속봉이 먼저 닿는 구조라서요.

4
2020-10-28 16:32:48

 누가 어디서 얼마나 먹였길래 규제가 거꾸로 가는지...걱정됩니다...

WR
2
2020-10-28 16:38:13

그러니까요.. 이미 다른 나라들도 다 시행착오를 거쳐간 과정인데, 어째서 보행자의 안전을 볼모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법안을 통과시키는지.

2020-10-28 17:07:15

전동킥보드 이용자와 아닌 사람들 간에 미워하고 반목 생기기 전에 어서 빨리 규정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WR
2020-10-28 19:10:29

그렇죠. 이게 인도가 무법천지가 되다보니 증오가 점점 커져가는 거 같습니다. 교통정리가 필요해요 .. 

킥보드 타는 사람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법이 필요하고, 보행자의 안전도 보장을 해야되는데 

지금은 그냥 무법지대가 된 느낌입니다. 

2020-10-28 18:09:46

근데 중간에 타다가....도로에서 멈추면 난감할텐데? 말이죠..

업체들 GPS?로 관리한다고 들었는데...충전은 제대로 해놨는지 궁금하네요

WR
2020-10-28 19:19:20

그러게요 ㅡㅡ; 아직까지는 길가 중간에 멈춰서서 사고났다는 뉴스는 못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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