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박경리, 장정일
알릴레오도 봐야하고 대선뉴스도 봐야하는데 아침에 깨어 쓴 첫 댓글이 마음에 남아 해치우는 게 좋을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토지의 문체가 일본식 문체라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불구하고 일본식 문체라는 지적에 자유로울 수 있는 지난 세대 작가가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최근에 장정일의 공부라는 책을 짬짬이 들여다 보는데 그 분이야말로 일본식 문체가 두드러져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 분의 독서와 집필의 한가운데 일본식 단어가 사고의 흐름을 표현하는데 쓰이는 부분은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감히 제가요, 천하의 장정일한테 ㅋㅋ
토지는 기시감이 독서를 방해하는 최대 요소입니다. 이 글 말미에 토지 독서 경험 운운에서 빠진 부분입니다. 일본식 문체와 대하소설의 특징을 받아들여도 최서희가 토지 드라마로 이미 머리 속에 영상화되어 있어서 도도히 흘러가는 대하의 흐름이 느리고 답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한가해지면 읽어볼 요량입니다. 조정래 등 여타 대하소설들을 잘 읽은 경험으로 볼때 '기시감'이 제일 큰 이유라고(아래 댓글과 달리) 수정하고 싶습니다.
진석사 책은 좀 더 읽어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만 언제 다시 열어 볼지가 기약이 없어서 서가에 깊숙이 들여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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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 다른 글에 썼던 댓글입니다.
수정)자다 깨어 누워서 단편적으로 쓰다 보니 많이 글이 간과한 것들이 있네요.
나중에 본글로 한번 써볼까 합니다.
그나저나 진석사 책 버릴까요? 읽을까요? 곰브리치 미술사 정도는 아니라도 미학에 접근하는 한글텍스트로 괜찮은 수준이라는 평이 정설인가요? (아래는 원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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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초반 지나 간도에서 멈추고 덮어놓은 지 2년 됐습니다. 저도 먼저 나를 의심하고 박경리 문체를 그 다음은 권장한 유시민을 다시 생각해봤죠. 그 다음은 어려운 책, 쉬운 책을 떠나 내게 잘 읽힌 책과 재밌게 빨리 읽힌 책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글을 읽을 때 버릇이 있더라구요. 응축된 단어의 의미, 복선을 깔아놓은 문장, 작가가 섞어놓은 회심의 포괄적 발언들을 발견하고 음미하는 버릇이요. 토지를 읽어나가면서 그런 경험을 못해서 멈췄던 것 같습니다. 토지와 김약국의 딸은 어떻게든 죽기 전에 읽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찬가지로 유시민의 정신에는 공감하고 존경하지만 정치적 문장에서의 힘이 여행기 같은 글에서는 느껴지지 않아 충성심으로 읽었습니다. 추가) 진석사의 미학책은 문장도 안읽히는 책인데 버릴까요? 읽으신 분 소감부탁드려요. 작가의 현 행보와 상관없이 글이 가치가 있는지요. 이문열 삼국지,이원복 만화책, 로마인이야기 등은 버리지 않는 선택을 했습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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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랬군요의 글에서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좋던 나쁘던 쓰임세가 있겠지요...
진석사의 책들을 서가에 놓아두는 것보다 출출할때 끓어 먹는 라면 냄비의 받침대로 요긴할 듯도 합니다.
이때는 반듯이 책 앞면이 안보이게끔 뒤집어서 까는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