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제주도에서의 아쉬웠던 식도락 여행
평소에 제주도에는 거의 가본 적 없다 보니 제주도에 가게 되면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두가지 있었습니다.
지난 주 어쩌다보니 1박 2일의 단촐한 출장 일정이 생겨 제주도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기회는 곧 찬스인 법.
출발 전 미친듯이 DP에서 맛집 정보를 검색했습니다만, 일정상 거의 가기 힘든 곳에만 위치해 있더라구요.
어찌됐든 일단 저질러봤습니다.
먼저 미슐랭을 받았다는 모 말고기집에 가서 육사시미를 시켰습니다.
보기는 아주 좋은데 결론적으로는 실망.
일단 같이 나오는 소금기름장이 전혀 어울리지가 않더라구요. 기름의 쉰내가 고기가 그런것처럼 착각을 줍니다.
주방에 초장을 줄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특별히 갈치 속젓을 조금 주셨는데 안어울리기는 마찬가지.
초장이나 쌈장, 양념고추장이 어울릴 것 같은데 아주 많이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접시 중간부터 아랫부분의 고기는 너무나 질겨서 거의 고무 같았습니다. 윗부분은 부드럽고 괜찮았는데 말이죠.
나라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소고기를 탐닉하며 소를 도살해대던 조상들이 말은 왜 그냥 놔두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말고기에 실망하고 이제는 갈치회고등어회라도 건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로는 제주도 생선회는 하나로마트 회가 짱이라고 했는데 숙소 근처에는 하나로마트가 없더라구요.
버스타고 하나로마트 가는 건 너무 아깝기도 해서 회 말고 다른 먹거리도 살까 하고 동문시장 야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관광지에도 없던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마치 제주도 젊은이들 다 모인 듯하네요.
코로나 3차 웨이브가 막 시작되던 시기였는데 다들 마스크는 잘 하고 있었습니다.
주섬주섬 몇가지 사보았습니다.
먼저, 생선회 세트 한 접시
접시가 크고 두툼해서 보기에는 그럴싸한데 위에 깔린 회 저게 전부입니다. 저래놓고 2만원.
시장 내 횟집들이 담합이라도 했는지 양과 가격이 다 똑같더군요.
억지로 진열대에 없는 조합으로 시켰는데 가림막 뒤쪽에서 뚝딱 빼오는 것이 냉장고에서 가져오는 듯 싶었습니다.
갈치회는 약간 달지만 비린내가 많고 식감도 별로였습니다.
고등어회는 그나마 만족. 다시 먹고 싶은 맛입니다. 나중에 제대로 된 곳에서 다시 먹고 싶네요.
다른 회야 다른 곳에서도 먹으니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야시장에서 산 김치계란밥바베큐?인가 하는 겁니다.
이것은 속에 김치가 없어서 실패. 김치계란밥이 아니고 김치국물계란밥이었습니다.
밥과 고기를 잡아줄 김치가 없으니 그야말로 이도저도 아닌 요리더라구요.
야시장 만두 세트는 그나마 먹을 만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주도 식도락 여행은 실패.
다음번에는 꼭 하나로마트로 갈 겁니다!
ps. 아쉬움을 달래고 다른 출장길에 대전에서 먹은 양장면 사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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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피가 아닌 양장면은 처음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