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6개월 정신과 후기.
지난 5월에 정부재난지원금으로 정신과에 갔다는 글을 올렸었습니다.
당시 술담배 끊으라는 말듣고 약처방받고 이제 6개월이 흘렀네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중에 혹시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 싶어 글을써봅니다.
일단 금주는 절반정도?성공했습니다.
거의 매일 술을 먹은 세월이 30년정도 되는데(군복무기간은 빼야겠네요) 6개월전부터는 아예 안먹은 기간이 4개월,요즘은 맛난음식이랑 친구랑 같이 있으면 한잔씩 합니다.대신 소주한병 미만으로 상한선을 정했고 조금이라도 술기운이올라온다는 느낌이 들면 반병이 남았어도 스톱합니다.
담배는 전자담배 입호흡으로 간혹 합니다.
그리고 공황장애로 인해 하던일은 그만뒀습니다.5년전에 하던일 잘안되고 먹고살길이 없어 시작한 일인데 이일때문에 우울증도 심해지고 수면장애에다가 공황까지 오다보니 버틸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생업이 없어지니 먹고살길을 마련해야 하는데.50을 바라보는 나이에 할수 있는 일은
운전,배달,고기집 숯불갈기,청소알바정도?(저 가방끈도 짧고 할줄아는게 몸쓰는거밖에 없는지라..)
여기서 생각을 좀 바꿨습니다.계속 이렇게 살면 그냥 평생 이렇게 살다 장례식장에 조문오는 사람도 없이 쓸쓸히 가겠구나.
워낙 예민한 성격에 감정변화도 심해 가뜩이나 친구도 몇없는데..
해서 일단 지출을 줄였습니다.달세나가는거 줄이려고 전세를 알아봤는데 이과정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납니다.
차상위계층으로 선정이 되면 전세자금대출금리가 거의 없습니다.
일단 신청하자.
필요서류집어넣고 전세집 알아보고,근데 시간이 임박해서 살던원룸 계약만료랑 대출시기를 맞추지 못하고 그냥 은행에다 대출심사를 했고,2프로중반대에 대출이 나오게 됩니다.
여차저차 전세 1억짜리 빌라로 이사하게 되었고,또다른 지출(제가 책임지고 있는 가족들)
을 당분간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그냥 짊어지고 가다간 업고있는 제다리도 부러지고 업힌 가족들도 떨어져 다칠것 같았습니다.
이사하고 정리하고 있는데 복지과에서 전화가 옵니다.
기초수급자가 되었답니다.읭???.
벌이는 없고 빚은 많으니 나라에서 주거비 지원해주신답니다.
허참.고맙기는 한데 뭔가 좀..기분이 거시기합니다.
여튼 한달 지출중 상당부분이 사라지게 되었고,이로 인해 뭔가를 해볼 여력이 생기게 됩니다.
올해초 1월에 사업자를 내었고,온라인 쇼핑몰 7군데에 입점해서 구매대행을 하고 있습니다.올해 스마트스토어붐이 일어서 엄청나게 많은분들이 셀러로 유입이 되었고.경쟁또한 심해져 매출은 그닥 좋지는 않습니다.
허나 소득은 어느정도 증명이 되니,신용보증재단에 대출중 소상공인 자수성가자금 이란걸
알게 되고.얼마전 대출실행이 되었습니다.
그리해서.시도하고 있는게 중국구매대행.에어비앤비.주식알고리즘매매입니다.
모두 비대면이고 노력한만큼 어느정도 성과가 나왔습니다.
소득증가로 의료보험료가 37000으로 올랐습니다.만쉐이~ㅎ
복지과에 전화해서 기초수급해제해달라고 했더니 이런경우가 첨이라 오셔서 각서쓰고 뭐뭐 제출하고..하셔서 담주에 가볼생각입니다.
결론은.
술담배 멀리하고 아픈곳 찾아서 적절한 치료와 운동으로 정신을 맑게하면,안돌아가던 머리도 돌아가고 운도 좀 따라오는것 같고 인생 다시 풀릴수도 있다.
복지사각지대에서 매일 힘든 싸움벌이고 계시는 4~50대 중년 가장님들 힘내세요.
글쓰기 |
정신과 후기일 수도 있겠지만, 삶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라고 써도 되겠네요.
기초수급해제 축하드리고, 부디 좋은 일들이 더 생기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