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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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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반반 수필] 작은 부품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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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10:31:20
  • 열흘 쯤 전의 일입니다. 거실 전등 스위치를 끄는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껐다 켰다 해보니 스위치가 제대로 동작하질 않았습니다. 어거지로 끄고 켤 수는 있었지만 교체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새 스위치를 사와서 무사히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옛 스위치를 분해해봅니다. 이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습관 같은 겁니다. 무엇이 고장났는지 살펴보는 것 말이죠. 열어보니 구리 접점을 물어서 고정해야 하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부품 (이쑤시개 끝단 정도 크기의 원뿔형 플라스틱 조각)이 파손되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정말 작은 부품이 파손되어 전체의 기능에 장애를 주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옛 차를 수리하는 과정을 보더라도 부싱, 가스켓처럼 자동차에서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부품의 열화, 파손으로 인해 누유나 현가장치의 고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죠.

  •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자존심이나, 언론에서 흔히 거론하는 "역린"을 건드리게 되면 그때까지 그가 품어왔던 가치관, 사고체계 따위는 내팽개쳐버리고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몇 차례 이런 과정을 겪었고 그 결과로 철저하게 싫어하는 뮤지션과 한 IT기업이 있지요.
님의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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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까르고 : 〔2007. 10. 18 - 2020. 09. 16.〕 〔2020. 09. 23. ~ 2021. 03. 22.〕〔2021. 04. 08 - 〕
Mr.에스까르고 : (2020. 09. 16. - 09. 22.) 【Mr.기념 주간】
Mr. 에스까르고 : (2021. 03. 22. - 2021. 04. 07.) 【Mr. 투쟁 기간】
[주요 글] 일간 코로나-19, 주간 코로나-19, 반반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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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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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10:45:10

공감합니다.

영어에는 Weakest link라는 말이 있어요.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지만, 그 중에는 어떤 물건이나 시스템이 망가지는데는 가장 약한 연결고리가 언제 부서지느냐에 달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도, 본인의 내면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하나가 망가지면서 '그 사람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대?' 하는 상황을 겪게 되는 것 같아요.


뱀발이지만, 이런 일상의 작은 깨달음을 참 좋아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WR
Updated at 2020-12-12 10:49:50
글에 비해 너무 좋은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제 글의 내용을 정리해주시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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