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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 가슴시린 가객, 김현식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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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30 21:54:39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몇편의 음악글이 더 올라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현식의 노래를 올리면서 오랜 숙제를 마친 느낌이 들었는데요. 확실히 어린 시절 들었을 때와는 느껴지는 감정의 밀도가 다르네요. 비오는 날, 술 한잔과 함께 듣다보면 가장 감정 깊은곳을 건드리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올 한해를 정리하는 시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골목길

  원래 김현식에게 이 곡이 가기 전에 엄인호가 짝사랑하던 신인 여가수에게 먼저 곡이 갔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방미가 다시 불렀고, 최종적으로 신촌블루스 2집에서 김현식을 만나 새 생명을 얻게 되었죠. 특히 라이브에서 그 맛이 더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내사랑 내결에

 김현식과 친분이 깊은 음악인들은, 이 곡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복수가 가득찬 배로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를 짜내며 힘겹게 이어간 곡이며, 결국 앨범에 실린 버전이 최종 버전이 되었죠. 원래 오태호가 기타를 치며 흥얼거리던 곡을, 김현식이 매의 눈으로 발견하여 자신의 앨범에 넣을수 있었고, 결국 작곡가와 가수 모두에게 최고의 곡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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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5집의 타이틀곡으로 김현식 자신이 만든 노래입니다. 당시 간경화가 악화되면서 건강이 무척 좋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이 곡을 듣고 있자면 마치 자신의 미래를 예견한듯 느껴집니다. 곡도 곡이지만, 가수 자신의 상황과 맞물려 복잡미묘한 감정까지 아낌없이 발산하는데요. 이런 이유로 웬만한 가수들은 소화할수가 없는 곡입니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바로 작은 거인 김수철이 부른 버전이 되겠네요.

 

어둠 그 별빛

 2집의 수록곡으로 사랑했어요와 함꼐 김현식의 대표곡으로 남았습니다. 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다시 불렀는데요. 지난 2015년에 김현식의 외아들인 김완제가 이 곡을 드라마 삽입곡으로 다시 부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가객의 아들답게 노래 솜씨는 괜찮았는데요. 다만 엄청난 미성이었던 김현식 초기의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대 내곁에

  4집에 담긴 노래입니다. 80년대 말 중고생들에게는 워크맨이 거의 필수품이었는데요. 항상 밤이면 라디오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별밤 베스트 7으로 이곡을 처음 듣고는, 바로 테이프를 구입했던 기억이 나네요.

 

비오는 날 수채화

 동명의 영화 주제곡이기도 합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나름 속편도 나왔던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은 그닥 많지 않으시겠지만, 이 곡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지금보다도 성량이 더 컸던 권인하씨와, 싱어송라이터로 감미로운 보컬과 여러 히트곡의 원곡자로 유명했던 강인원씨와 함께 불렀습니다. 당시 중딩이었던 저도, 극기훈련같은 학교 행사때 친구들과 함꼐 부른 기억이 있네요.

 

비처럼 음악처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창법이 바뀌는 와중에도 초기의 미성을 만끽할수 있는 곡인데요. 지금은 아니겠지만, 한때 비만 오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했던 노래입니다.

 

빗속의 연가

 비처럼 음악처럼과 가리워진 길이 있었던 3집의 수록곡으로, A면 첫번째 곡이기도 합니다. 당시 김종진-전태관-유재하-장기호를 필두로 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이름으로 발표한 음반이기도 했는데요. 수록곡들이 고르게 사랑받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천재 유재하를 많이 아꼈다던 김현식은, 유재하의 사후에 술로 세월을 보내다 3년 후, 후배와 같은 날에 귀천하고 말았죠.

 

사랑했어요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김현식의 자작곡이며, 이 노래와 함께 어마어마한 밤무대 활동으로 경험을 앃아나갔다고 하죠.

 

이별의 종착역

 원래 손시향의 곡을 리메이크했는데요. 신촌블루스의 3집에 먼저 실렸다가, 훗날 김현식의 유작 앨범인 6집에도 실립니다. 신촌블루스때보다도 엄청난 판매량을 보였던 앨범인지라(그해의 골든 디스크상 수상) 이 곡의 인지도를 높이는데는 큰 역할을 했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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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0-12-30 21:59:00

진짜 TAPE이 닳도록 들었네요.
김현식의 노래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들으면 더 와닿더군요.
모처럼 옛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WR
2020-12-30 22:00:12

저 역시 글 올려놓고 한곡씩 다시 듣고 있는 중입니다.

 

들어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1
2020-12-30 22:02:49

어둠 그 별빛 따라부른다고

엄청 질러대며 불렀어요..

 

그당시 녹음해서 aiwa 오토리버스 카세트테잎으로

버스타고 다니면서 들었죠..

WR
2020-12-30 22:07:41

1990년경에 손바닥에 얼마에 사면 된다며 발품 팔아서 샀던 아이와의 휴대용 플레이어가 기억납니다.

 

김현식을 처음 들은게 중딩때다 보니, 4집 이후에야 알게 되었죠.

 

근데 5집부터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더니만, 그렇게 가실 줄이야...

1
2020-12-30 22:02:51

 '가객'이란 호칭이 가장 어울리는 가수였죠.

덕분에 추억에 젖습니다

WR
2020-12-30 22:09:34

지금 생각해보면 '가객' 이란 수식어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누구도 흉내낼수 없었던 그의 소울은 아직까지도 바래지지 않는것 같아서 다행일 따름이구요.

1
2020-12-30 22:08:01

내사랑내곁에 언제 들어도 최고죠.

전주부터 너무 좋습니다.

WR
2020-12-30 22:11:53

오태호가 작곡 단계에서 일부러 한국적인 5음계로 작곡했다고 합니다.

 

물론 가객 최고의 곡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특별한 느낌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1
Updated at 2020-12-30 22:09:05

저는 우리네 인생도 참 좋아했습니다. 신나는 락큰롤 곡이예요.
https://youtu.be/2Oq80XBW8Bg

WR
2020-12-30 22:13:47

캬아~ 지금 들어봐도 뭔가 시사하는 점이 있는 곡이네요.

 

좋은 곡 소개 감사드립니다.

1
2020-12-30 22:11:59

https://youtu.be/7A1S24QiPfU

병실에서 녹음했던 곡들이 마지막으로 발표되기도 했었죠...

총각 때 cd로 다 샀었는데...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WR
2020-12-30 22:15:10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우를 위해 작은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훗날 그걸 녹음한 테이프로 인해서 묻힐뻔한 곡들이 다시 세상에 빛을 봤다고 하더군요.

1
2020-12-30 22:14:44

급하게 이불위에서~

 

WR
2020-12-30 22:16:33

비오는날 수채화 오리지널 엘피네요????

 

아니 대체 박물관은 언제 여는 겁니꽈?

1
Updated at 2020-12-30 22:24:43

저 엘피들이 예전에 

종로 레코드 할인점 많을 때 

'음미사'였나?? 

저기 단골이였는데 (그쪽 줄 3군데 음반가게가 모두 단골)

엘피 재고를 싸게 팔았었어요... 

3천원 정도?

 

그때 많이 사서 모았는데

지금은 레어들이 많죠~

 

WR
2020-12-30 22:24:17

예전에 청계천 및 세운상가를 뒤지고 다니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소중히 간직하셔서 꼭 박물관에 남기셔야죠!

1
2020-12-30 22:17:51

몇 곡 잘 모르는 가수인데, 잘 듣겠습니디

WR
2020-12-30 22:18:53

이왕이면 헤드폰으로 들어주시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김현식의 노래는 숨소리까지 다 추임새가 되는 경지거든요.

1
2020-12-30 22:34:24

쓸쓸해지는 김현식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왠지 한잔하면서 들어야 할것 같은 음악들이라 평소에 듣기가 그리 쉽지않습니다~

혼자ㅡ있을때 한잔하면서 들어봐야 겠네요~~ 

삽님 올해ㅡ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WR
2020-12-30 22:37:47

어익후 붉은여우님!!!

 

언젠가 김현식 노래 들으면서 한잔 기울일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여우님도 올해 고생많으셨고, 내년엔 좋은 일로 바쁘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1
2020-12-30 22:45:00

김현식의 마지막앨범을 샀죠
근데.
병실에서 웅얼거리는 노래소리
사고나서 후회감이 약간들더라고요
굳이.돌아가신분 인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구나 하고
그때이후로 그cd는 한번도 안듣고
어딘가에 제 cd사이에 있을겁니다
레어라면 찾아봐야죠^^
제젊은시절을 함께한 김현식
올려주신곡들 전부 좋아하는 노래네요

WR
2020-12-30 22:50:32

사실 김현식의 유작 앨범은 다소 무리하게 완성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6집의 인기로 인해 이별의 종착역이 재조명받았고, 사랑했어요 같은 명곡도 신세대에게 선보일수 있었죠.(저도 당시 신세대였..^^;;;)

 

오히려 지금은 한곡이라도 더 부르고 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담은 가객으로 바라보면, 고마운 앨범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
2020-12-30 22:53:00

와 좋은글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WR
2020-12-30 22:53:42

별말씀을요. 들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1
2020-12-30 23:09:24

현식이형 너무 좋아했어요

요즘도 술취하면 항상 들어요

눈 내리던 겨울밤

한밤중에

아무말 하지 말아요

떠나가 버렸네

환상

편히 쉬세요... 

 

 

WR
Updated at 2020-12-30 23:16:00

끝까지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곡들의 제목이군요.

1
Updated at 2020-12-30 23:29:57

추억 만들기.. 최고죠 내 사랑 내 곁에와 함께

 

WR
2020-12-30 23:39:15

뭔가 아쉽다 했는데 바로 채워주시는군요. 좋은 곡 감사드립니다.

1
2020-12-31 00:37:26

1990년 11월 1일 저에게는 가장 슬픈날 이였습니다.
정말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sanyo카세트에 김현식님 카세트테잎 넣어서 지하철 2호선을 뱅그뱅글 하염없이 돌던 기역이 생생합니다.
중학교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가수입니다.

WR
2020-12-31 14:28:33

제가 김현식씨를 처음 안것은 별밤에서 들었을 때니, 8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노래를 찾아 듣고 앨범도 사면서 빠지기 시작할 무렵, 생각지도 않은 유작 앨범이 나오더군요.


1
2020-12-31 03:23:54

여름밤의 꿈이 없네요
윤상 데뷔작 으로 알고 있는데
김현식은 지금 생각해보면 권위나 가식이 없었던것 같아요.

WR
2020-12-31 14:30:09

시절이 하 수상한지라 후배들을 주먹으로 다스리셨다는 후문을 듣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노래할때는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삘로 부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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