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와인] 미국엔 2021이 좀 늦게 오네요
작년(월요일)에 로드트립(지난 글 참조) 다녀 오는 도중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밑에 사진에 나오는 산(Mt. Rainier)이 가까이 보이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볼때는 구름에 휩싸여 은빛으로 후광을 발산하고 있었거든요.
Lake Tapps라는 곳인데 리아스식 해안(국토지리에서 배웠을 듯- 다도해?)처럼 복잡한 호수변 따라 고급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어요. 외지인은 접근이 어렵게 된 구조더군요. 다행히 공원이 있어서 주차하고 잠시 구경하고 왔습니다. 이 곳에 10년을 살았어도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그냥 봐도 집값도 상당해 보이지만 레이크 워싱턴 주변에 있는 빌게이츠 같은 갑부들 집 보다 소박해 보이고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나서 연말 저녁인데요.
보통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앞서서 코스트코에 가면 평소와 달리 특별한 와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번엔 좀 늦었는데요. 어제 갔다가 재고가 딱 1병씩만 남은 이 두 가지 와인을 들고 왔습니다.
이번엔 특별한 와인이 없어 실망(이미 다 마셔봐서 흥미가 없)한 탓에 희소성 + 운빨기대감
섞인 하지만 언제나 확률적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쌩떼밀리올 그랑크루(클라쎄 아님)와 바롤로임다.
조촐하게 스테이크와 샐러드하고 첫번째(프렌치) 병을 오픈하고 마셨는데요.
연말이라 느슨하게 핸들링한 탓에 덜 익은 깎두기 먹는 심정 ( 하지만 맛있는 ;) )으로 음식과 함께
빠른 속도로 잔을 비웠습니다. 연말 카톡이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차분히 음미할 시간은 없었어요.
그리고 두번째 병은 바롤로입니다.
이 와인이 눈을 뜨게 만듭니다. 가격은 옆 와인의 1/3
하지만 명확히 구별되는 흙 맛, 떼르와르~~
병에 써있는 그대로 Lively acidity가 느껴지더군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바롤로, 잊지 않겠다.
2021년이 여기는 한 시간 남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글을 올리고 갑니다.
구글 포토를 들여다 보니 매년 마지막 날 사진이 연도별로 있어서 볼만 했어요.
올해는 글로 마지막 날 와인 분위기를 남깁니다.
모르겠어요, 그냥 아침이면 2021년일텐데
제발 2020년 보다는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적으로 추정되는 한계치보다 좀 운 보태서 나은 상황으로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에 이미 새해에 계신 디피 여러분들 거기는 좀 나아졌습니까? 뚜 뚜 뚜~~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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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포스팅이네요. 새해되서 벌써 오후인데 별거 없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