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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와인] 미국엔 2021이 좀 늦게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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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31 10:07:39

작년(월요일)에 로드트립(지난 글 참조) 다녀 오는 도중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밑에 사진에 나오는 산(Mt. Rainier)이 가까이 보이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볼때는 구름에 휩싸여 은빛으로 후광을 발산하고 있었거든요. 

 

Lake Tapps라는 곳인데 리아스식 해안(국토지리에서 배웠을 듯- 다도해?)처럼 복잡한 호수변 따라 고급주택가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었어요. 외지인은 접근이 어렵게 된 구조더군요. 다행히 공원이 있어서 주차하고 잠시 구경하고 왔습니다. 이 곳에 10년을 살았어도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그냥 봐도 집값도 상당해 보이지만 레이크 워싱턴 주변에 있는 빌게이츠 같은 갑부들 집 보다 소박해 보이고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나서 연말 저녁인데요.

보통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앞서서 코스트코에 가면 평소와 달리 특별한 와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번엔 좀 늦었는데요.  어제 갔다가 재고가 딱 1병씩만 남은 이 두 가지 와인을 들고 왔습니다.

이번엔 특별한 와인이 없어 실망(이미 다 마셔봐서 흥미가 없)한 탓에 희소성 + 운빨기대감

섞인 하지만 언제나 확률적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쌩떼밀리올 그랑크루(클라쎄 아님)와 바롤로임다.

 

 

조촐하게 스테이크와 샐러드하고 첫번째(프렌치) 병을 오픈하고 마셨는데요.

연말이라 느슨하게 핸들링한 탓에 덜 익은 깎두기 먹는 심정 ( 하지만 맛있는 ;) )으로 음식과 함께 

빠른 속도로 잔을 비웠습니다. 연말 카톡이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차분히 음미할 시간은 없었어요.

 

그리고 두번째 병은 바롤로입니다. 

이 와인이 눈을 뜨게 만듭니다. 가격은 옆 와인의 1/3

하지만 명확히 구별되는 흙 맛, 떼르와르~~

병에 써있는 그대로 Lively acidity가 느껴지더군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바롤로, 잊지 않겠다. 

 

2021년이 여기는 한 시간 남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글을 올리고 갑니다.

구글 포토를 들여다 보니 매년 마지막 날 사진이 연도별로 있어서 볼만 했어요.

올해는 글로 마지막 날 와인 분위기를 남깁니다.

 

모르겠어요, 그냥 아침이면 2021년일텐데 

제발 2020년 보다는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적으로 추정되는 한계치보다 좀 운 보태서 나은 상황으로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에 이미 새해에 계신 디피 여러분들 거기는 좀 나아졌습니까? 뚜 뚜 뚜~~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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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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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1 16:19:08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포스팅이네요. 새해되서 벌써 오후인데 별거 없습니다.ㅎㅎ

WR
1
Updated at 2021-01-01 16:30:23

여유 잡느라 집안은 난장판입니다. 대화를 해요 내가 너희를 신경 쓸까 여유를 부릴까? 주인님 더 쉬세요. 합니다. ㅎㅎ 나른한 새 해 새 날의 오후가 느껴집니다.

1
2021-01-01 17:01:58

 와인에 관심이 많은데요. 지금은 많이 모르지만...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

WR
2021-01-02 02:18:20

부부가 같이 마시며 와인을 알아가는 게 인생의 큰 낙입니다. 와이프와 같이 와인을 시작한 게 13-5년 쯤 된 것 같습니다. 이게 보졸레 누보야 하면서 이름을 불러주며 마신 시점 말이죠. 그 전엔 진로 포도주와 외국 와인 정도로 구분했었죠.

1
2021-01-01 22:21:30

 생떼밀리옹과 바롤로는 사랑입죠. 

바롤로는 좀 묵혀야 제 맛이다 싶은게 아쉽고 어렵다 싶은 면이 있지만 

생떼밀리옹은 그래도 조금은 접근하기 편하고 퀄리티도 점점 좋아진다...싶습니다. 

WR
2021-01-02 02:22:09

연말이라 그런지 프렌치라서 쉬웠는지 첫 병이 금방 비더라구요. 반 병 정도 진도 나갔을 때 바롤로를 오픈해서 반 병을 디캔터에 붓고 나머지는 내년(오늘)에 마시려고 밀봉했습니다. 바롤로를 처음 마셨을 때 그 굼뜬 변화를 모르고 홀랑 마셨었죠. 어제 마신 바롤로는 특히나 산뜻한 맛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어찌 변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WR
2021-01-02 12:04:39

남겼던 반병을 새해 첫날 마셨네요.
11불 가치는 훌쩍 넘지만 20불에는 못 미치는...괜찮지만 괜찮찮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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