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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Stanislaw Lem - Solari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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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0-06 04:02:59

부제 : 러브스토리 측면으로 본 솔라리스

  

finis vitae sed non amoris 끝나는 것은 생명이지 사랑이 아니다

라틴어를 쓰는 것은 한자 문화권에서 사자성어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개인적으로 한자성어의 느낌처럼 체득되지는 않습니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영화 천장지구(원제:천약유정)입니다. 이 영화 제목은 백거이의 장한가에서 따온 것입니다.

 

천장지구유시진 차한면면무절기 - 백거이 장한가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천지가 영원하다고 하여도 끝이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은 끊어질 날 없으리라.

 

참조: http://mijumunhak.net/parkyongsuk/board_6/601235

 

다음으로 떠오른 건 슈퍼맨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사랑의 은하수(원제 : Somewhere in time(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231)입니다.  Richard Matheson의 동명소설이 원작입니다.

 

 

 

장한가나 '사랑의 은하수'가 시사하는 애절함을 우주 배경으로 다시 썼다 해도 괜찮을 정도로 영화판 솔라리스에 나오는 해리에 대한 크리스의 사랑이야기가 시청자의 감정이입이 쉬운 부분입니다.

 

책은 좀 더 복잡합니다. '사랑'이라는 동기는 지나갑니다. 

 

이 사랑에 대하여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읽고 나서 렘의 삶을 뒤져 당시에 그에게 글로 투영할 만한 '여인'이 있었나 찾았습니다. 집필 당시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 때였습니다. 더 상상할 필요가 없더군요.

 

제가 혼자 비약한 부분은 해리=폴란드 입니다. 

집필 당시까지의 폴란드의 역사 당시 폴란드 지식인들의 고뇌를 생각해서 책에 나오는 크리스와 해리의 궤적과 대화와 결과를 음미하면 단순한 '러브 스토리'에 더해 생각할 거리가 많이 생깁니다. 

 

지난 글의 영문위키 링크 들어가면 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볼 수 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유태계 폴란드인었던 렘이 아우슈비츠에 보내지지 않았던 것은 '아리안'으로 위장해야했다네요. 그것이 그의 정체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고요. 

 

 During that period, I learned in a very personal, practical way that I was no "Aryan". I knew that my ancestors were Jews, but I knew nothing of the Mosaic faith and, regrettably, nothing at all of Jewish culture. So it was, strictly speaking, only the Nazi legislation that brought home to me the realization that I had Jewish blood in my veins.


한글 위키 들어가 봅니다. (에지 브라우저에서 깨집니다, 스타니스와프 렘으로 검색하세요.) 


"실제로 작가로서의 전성기는 1956년 소비에트 연방이 탈스탈린화하면서부터다. 때문에 1956년 이전의 렘 작품에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블랙 유머와 풍자를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솔라리스의 집필기간은 59년 6월부터 1년간이니 제 비약의 개연성을 받쳐주는 항목입니다.

 

폴란드 국민악파 쪽 음악은 제가 아는 게 없어서

체코의 스메타나,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의 국민악파 음악을 들어봅니다.

 

스메타나 - 몰다우

https://www.youtube.com/watch?v=l6kqu2mk-Kw

 

시밸리우스 - 핀란디아

https://www.youtube.com/watch?v=fE0RbPsC9uE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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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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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3 04:31:42

타르코프스키 영화 솔라리스의 영화평 댓글중에 하나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도 훌륭한 고문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WR
2021-01-03 04:34:55

어떤 측면일지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공감 가는 말입니다.

2
2021-01-03 06:12:10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영화사 중 가장 시적인 SF 영화란 생각이에요.

볼 때는 참 따분하고 힘든데(특히 전반부 지구 파트) 보고나면 뒤늦게 감칠맛 돌듯 자꾸 생각나는 영화.

소더버그의 영화는 좀 더 대중 친화적이고 설명이 친절한 편이며 타르코프스키 영화와는 상당히 다르죠. 

시각적인 면이나 배우들은 매력이 덜한데 이것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던져줘서 역시 좋아요. 

이건 좀 더 러브 스토리에 가까워 졌군요.

 

이후 책을 봤는데 이건 또 두 영화와 상당히 다른데 (뭐 3개가 다 제각각)

외계 행성과 그 속의 생명체에대한 상상 중 이만큼 독창적인 것도 드물듯 매력적이에요. 

하여 스타니스와프 렘에 푹 빠져 도서관에서 솔라리스 외의 다른 책을 찾았지만 없네요. 

WR
2021-01-03 07:05:23

보는 동안 즐거운데 다른 책을 읽으려 할 때도 생각이 떠오르는 부분이 솔라리스의 마력이라고 생각해요. 메타포로 구조를 세우고 SF로 단순화 시켰으니(한 마디로 배배 꼬아놓았으니) 소비에트 치하가 걸작을 낳게 한 요람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2
Updated at 2021-01-03 09:43:34

도서관에서 찾아보시면 오멜라스(웅진)에서 나온사이버리아드와 우주비행사 피륵스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둘 다 대단히 재밌어요. 물론 저는 솔라리스만큼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생각할 거리로 치자면 이 소설들도 만만치 않았니다. 특히 사이버리아드의 단편들은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즐겨 인용하죠. 

1
2021-01-03 15:40:18

찾아보니 사이버리아드는 단골 도서관이 아닌 다른 도서관에 있네요.

코로나로 인한 휴관 풀리면 빌려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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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3 09:20:17

소더버그의 솔라리스는 거의 모든 평론가와 팬들에게 혹평을 받았는데, 유일하게 로저 이버트만이 아주 고급스러운 러브스토리라고 칭찬을 했죠. 이버트의 평이 주류의견과 갈릴 때, 늘 매우 공감했습니다. 이 영화의 평도 마찬가지였고요. 러브스토리이기도 하며, 원작이 던저준, 자기동일성에 대한 의심이라는 주제도 잘 건드렸다고 생각해요. 

WR
2021-01-03 11:15:33

이 곳 도서관에도 총 32권 중 이북은 8권 밖에 없네요. 도중에 재밌는 책을 발견했어요. 흥미 있으실 것 같아 캡쳐해서 올립니다. 심스 게임이나 매트릭스 영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네요.


 

<Contents>

The lilo / Stanisław Lem

Darkness and mildew / Stanisław Lem

Invasion from Aldebaran / Stanisław Lem

Every little helps / Frank Cottrell Boyce

Pied Piper / Adam Roberts

The melancholy / Toby Litt

Toby / Annie Clarkson

The tale of Trurl and the great TanGent / Ian Watson

The 5-sigma certainty / Trevor Hoyle

Snail / Piotr Szulkin

Less than kin, more than kind / Brian Aldiss

Traces remain / Sarah Schofield

Stanlemian / Wojciech Orliński

Terracotta robot / Adam Marek

Ex libris / Sean O'Brien

The apocrypha of Lem / Jacek Dukaj

Stanisław Lem

who's he? / Andy Sawyer

Of insects and armies / Dr. Sarah Davies

Building reliable systems out of unreliable components / Professor Steve Furber

The spontaneous machine / Hod Lipson

2021-01-03 11:52:04

메트릭스의 빨간약 파란약 에피소드가 콩그레스에서 온것이었군요. 이것도 네이버에 애니메이션이 있던데 봐야겠네요. 렘을 전혀 모르는 친구가 제가 좋아할 거 같다고 추천해줬거든요. 

렘도 인기가 없어서 그나마 번역되어 나온 소수의 책들이 죄다 절판인 상황에서 저런 책들이 번역디길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요. 참여한 사람들을 제가 하나도 모르는 것을 보니 더 흥미가 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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