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우리나라 맥주가 맛이 없다 ???
한국맥주의 역사(?)를 알면 저런 말이 안나올 겁니다.
우리나라 맥주가 지금처럼 맹물같은(?) 맥주가 된 역사를 말씀 드리지요.
(일단, 제 개인적인 분석이니 너무 격한 댓글은 사양 합니다^^)
우리나라 맥주도 1992년 이전에는 가스가 약하고 찐하고 쓴 맥주였습니다.
두산그룹 OB맥주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었죠...
경쟁사가 '크라운맥주'였는데 맛은 비슷하나 유통망을 갖지 못하여 시장진입을 잘 하질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국민의 입맛을 바꾸어버리는 대 사건이 터집니다.
1993년
"소백산 지하 200m 암반수 맥주"
크라운 하이트맥주의 등장이지요....
정말 깔끔하고 톡쏘는 맛이 일품이었죠....
저처럼 술 별루 안먹는 사람들도 식당가면 다들 "하이트주세요~!!" 였습니다.
그런데 유통망을 장악하지 못한 크라운이니 식당이나 호프집에 하이트가 없었죠....
그럼 손님들이 "마트가서 사다주세요~!! " 라고 할 정도 였으니까요....저도 그랬습니다.
이러면서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지게 된 겁니다.
OB맥주는 발칵 뒤집혔죠.
그러나 이 OB바보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은 뒤전인채 광고로만 고객을 잡으려했으니......ㅎ
스포츠신문 전면을 광고로 도배하고 이걸 몇 주간 계속....
이러면서 하이트맥주가 몇십년 아성 OB맥주를 누르고 1인자가 됩니다.
그 후 크라운맥주는 사명을 하이트로 바꾸죠...
이러한 깔끔하고 톡쏘는 맥주맛으로 20년이 흘러온 겁니다.
그러다보니 약 5년전쯤 부터 소비자들도 하나둘 깔끔한 맥주보다는 호프향이 느껴지는 쌉쌀하고 진한
맥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카스가 약간 더 진하죠)....입맛이 변한거죠.....기존의 깔끔한 맥주에 질리기도 했구요.
거기다가 국내주류법이 바뀌고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나오면서 진한 맛의 맥주들이 주류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국산은 호프를 덜써서 원가절감을 했다느니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는니 하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한국맥주의 역사를 모르니 소비자들은 맥주회사를 욕하고.....ㅎㅎ
많이 억울했을 겁니다.
이러한 변화속에 최근 클라우드맥주를 출시하여 히트를 쳤고 제가 듣기로는 다시 OB맥주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찾은걸로 압니다.
이젠 25년전과 반대로 하이트가 소비자 입맛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고 결국은 2위로 추락을 하게
된 겁니다.
우리나라 맥주가 일부러 호프를 덜써서 원가를 절감하려고 묽은 맥주를 만들었던 것이 아니며
한국맥주가 맛이 없는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이런 맛을 원해서 이렇게 만들었던거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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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맥주가 그렇게 형편없고 맛이 없나요? 홉이 없는 단순 발포주라는 비아냥을 많이 듣던데... 정말 그렇게 쓰레기 술인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