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층간소음] 이제 저희 가족의 차례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해서 그 동안 저희 가족은 운이 참 좋았습니다.
아래층은 항상 이해심이 넓으신 분들이었고 윗층은 늘 연세있으신 분들이라 시끄러울 일이 별로 없었어요.
저번에 살던 곳은 이사오자마자 아내가 선물 사들고 아래층 가서 애들이 어려서 층간소음이 생길텐데 미안하다고 인사갔었는데요. 그 댁에서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하네요. 노부모와 50대 후반의 아드님이 사시는 댁인데,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귀가 어두우시다. 애들 조용히 시킬 필요 없으니까 집에서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게 놔두시라.
어찌나 감사하고 마음이 놓이던지, 그 뒤로도 명절 같은 때 아내가 선물 몇 번 드리고 왔습니다.
그곳에서 5년 정도 살고, 재작년에 지금 집으로 이사왔습니다. 저희 이사오고 얼마 안 있어서 아래층 두 집도 이사오더군요. 저희집 아래층 옆집은 연예인가족이라 항상 모자 쓰고 눈을 피하셔서 말을 못 걸어봤구요, 바로 아래층은 씩씩한 아들 둘을 키우는 집입니다. 주말에 재활용쓰레기 버리러갔다 그집 아저씨를 엘리베이터 보고 인사드렸습니다. 저희 때문에 시끄러우실텐데 죄송하다고.
그랬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우리 애들은 거기 비할 바가 아니라서 우리가 피해주는 게 신경쓰이지, 윗집에서 층간소음 들리는 거 전혀 신경 안 쓰신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그 뒤에도 몇 번 만나면 맥주라도 같이 한 잔 하고 싶은데 코로나이기도하고 자주 마주치질 않아 속으로만 감사하고있습니다.
그러다 저번 달에 저희 집 위층도 이사왔습니다.
그동안 전세 주다가 이번에는 주인집이 리모델링해서 직접 거주하시러 왔나봐요.
노부부와 자식부부와 미취학 아이들 두 명, 삼대가 사는 집입니다.
와우~
살면서 처음 접한 강력한 층간소음입니다.
아이들 다다다다 뛰는 소리가 흡사 공사할 때 땅파는 전동기계 소리같이 들립니다.
자식부부가 안방을 쓰는지 가끔 안방 화장실 가면 아이들 씻기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저는 화장실이 그렇게 방음에 취약한 곳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워낙 무디어서 참을 만 한데, 아내는 예민한 편입니다.
"윗층에 얘기해야 하나..."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달랩니다.
우리가 그런 소리 하면 안 된다고.
그랬더니 아내도 별 대꾸를 못 합니다.
우리가 그 동안 받은 배려에 이제 보답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주말을 맞아 웟층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네요.
그래, 얘들아. 실컷 놀고 무럭무럭 크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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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윗집은 남자애 셋이 뛰는 건 기본이고, 자정 넘어까지 게임을 하는 건지 일정한 간격으로 진동이 울리는데 환장하겠네요.
관리실 통해 부탁을 해도 고쳐지지 않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