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작이었죠, 원금 7천 들어갔습니다. 돈 잘벌렸어요 자고 일어나면 계좌가 눈덩이 굴리듯 불었습니다. 제일 많이 벌었을 때가 비트코인이 이 43갠가 있었던것 같아요 그게 얼맙니까 거의... 무튼 그랬어요 황금빛 미래를 꿈꾸고 있었죠.
그러다 한국시장에 프리미엄(거품)이 다른 나라거래소에 비해 40~45% 까지 불어나고 점점 거품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갔습니다. 하지만 코인판때기는 그런거 저런거 다 필요없고 가즈아만 외치던 상황이었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오로지 앞만보는 경주마처럼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그렇게 거품은 눈덩이처럼 커져갔고, 그 거품의 끝, 잘 만들어진 다이빙 대 끝자락, 견고한 번지점프대의 마지막을 뒤로 한 채 초유의 떡락이 시작되었습니다.
2~3개월만에 수익은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떡락을 거듭하며 원금까지 왔을 때 맞아요 그때 다 털었어야 했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죠, 여기선 반등할거야 조금만 먹고 나오자 공들인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이런 말같잖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많이 떨어진 알트코인들 먹어보자 뭐하자 사람이 할 수 있는 뻘짓은 그때 다 해가며 결국 2019년 1월 잔고 3000만원... 원금이 반토막이 되있더군요...
그래도 미련을 못버린 저는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한 코인에 몰빵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당시 해당코인이 2~3000원 왔다갔다 했는데 사놓고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개인지갑에 보내놓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얼마가 지나자 점점 상승하더군요 결국 그해 5월즈음 10000원 가까이 다시 찍었고 저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3000만원이 1억이 다 되가더군요.
그래 안빼길 잘했다 역시 난 될놈이야! 아자아자!!! 가즈아!!!
그렇게 하루하루가 또 신나서 보내던 어느날, 텔레그램으로 메세지가 전송되기 시작합니다. 제 가상화폐 개인지갑주소를 연동하여 지갑의 잔고가 변동되면 (저 모르는 사이에 출금되거나 하면) 알람이 오는 텔레그램 봇이었는데 이게 평소엔 울릴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면 전 그 지갑을 존버하면서 전~혀 건들지 않았거든요 근데 알람이 오는 겁니다.
그렇다는건 출금이 제가 알지 못하게 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말인 즉슨,
저의 지갑이 '해킹'을 당했다는 것이었죠...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지갑에 접속하기 위한 키가 바뀌었고 저는 그저 제 개인지갑에서 해커의 지갑으로 훅훅 빠져나가는 코인들을 망연자실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알람이 쉴새없이 울리더군요. 방 구석에 앉아 그걸 보고있자니 눈물이 나려고 해서 편의점 갔다온다고 하고 급하게 집을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되고 손 발 끝으로 모든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시 시세로 1억이라는 큰 돈이 그렇게 불과 3분여 만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당시의 기분은 지금 쓰면서도 뭐라 형용하기가 힘드네요. 그냥 그냥 아 이래서 한강가는구나 싶었습니다. 마누라한테 말도 못하겠고 정말 죽고싶다. 이 한 줄이 모든걸 설명해주더군요...
그래도 살아야잖아요 그래서 살았습니다. 근데 도박중독이 참 무섭죠 그렇게 디어놓고 결국 못끊더군요. 3000정도 있던 비상금, 적금 만기 돌아오는걸 넣었습니다. 그리고 돈 생길 때 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돈을 넣었습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저는 미쳤었나 봅니다. 아마 제가 돈을 다 잃은 시점부터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활황이 시작되었고 그것을 가만보고 있자니 분하고 서럽고 다시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나 봅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다시 거래소에 입금한 돈이 9천만원을 넘어가고 있더군요... 그럼 날린돈 7000만원 + 신규로 때려박은돈 9000만원 도합 1.6억을 가상화폐에 때려박은 상황이 왔고 손이 떨렸습니다. 나 진짜 잘하는걸까 미쳤나봐 하며 어찌되었든 꾸역꾸역 수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17년 아무것도 모르고 잡알트 사고팔던 시절과는 달리 전략을 완전히 수정하여 나름 시총이 높은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비캐 위주로 돈을 넣어두었고 한국시장에도 큰 거품은 끼지 않고 해외와 비슷한 시세로 가격을 맞춰 상승했습니다. 작년 말 부터 9000만원이 1.1억, 1.2억이 되더니 올 초 얻어걸린 코인이 터져주면서 주말 1.8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뒤도 안 돌아 보고 전액 원화로 바꿔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모든 거래소에서 탈퇴하고 어플 다 지우고 톡방도 텔레그램방도 다 지우고 제 인생에서 가상화폐를 완전히 도려내버렸습니다.
정산하면 +1천만원 정도 수익이 난 것 같습니다만, 그 간 잠못자고 속 썩은 것에 비하면 이건 큰 위안은 되지 않네요 다만 그래도 얼마간 건져서 나올 수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365일 24시간 1분 1초도 쉬지않고 돌아가는 코인마켓 속에 그간 너무나 피폐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멘탈이 갈아 없어져버리는 기억 속에 상처뿐인 시간 이었지만 그래도 탈출할 수 있게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편히 자고 편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오늘 아무도 모르는 저 혼자만의 너무 기념비적인 날이라 디피형제님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끄적여 봤습니다.
와이프도 디피를 하여 부득이 익명으로 글남깁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눈길 조심하시고 행복한 2021년 되시길 바랍니다.
+
형제님들 위로는 좋으나 추...추천좀 그만해주세요 1면가면... 와이프가 귀신이라 눈치까면 저 죽습...ㅠㅠㅠ
망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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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피말리죠...일반 주식도 피말리는데...
가상화폐는 답도 없습니다...잘 탈출하셨습니다.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