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갑질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정말로 정이 확 떨어지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제 붙은 입주자 대표회의의 일방적인 공지문으로, 경비원 인력을 절반가량 감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아파트보다 경비원이 많으니 줄이겠다라는 신박한 발상, 좋은 것을 따라해도 모자랄 판국에 나쁜 것만 따라하려는 못된 습성이 황당합니다.
전에도 경비 인력 감축 시도가 있었으나 주민 투표에 의해 부결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자동문 설치 투표를 하였고(경비인력 감축 이야기는 없었음) 가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자동문 설치 공사를 완료하자마자 갑자기 바로 저런 공지를 때려버리네요.
무슨 돈에 환장한 자본주의의 노예들을 보는 기분입니다.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 참으로 친절하고 입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십니다.
다들 한 가정의 가장이시고,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버지이신 분들이십니다.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때에, 춥디추운 한겨울에, 설날을 얼마 앞두고 일방적으로 짤라버리네요.
2136세대나 되는 대단지에서 고작 몇푼 아끼겠다구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시청에 전화도 해보고, 관리소장님과 면담을 하기도 하였지만 방법이 없네요.
말로만 듣던 입주자 대표들의 갑질이란 것이 이런 게 아니고 또 무엇일까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그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오고 눈물이 나려 합니다.
어디다가 하소연을 할 수도 없고...
그저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모르고, 천박한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버린 우리 아파트를 모두가 함께 마음껏 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널리널리 퍼저서 대한민국 모두가 우리 아파트를 시원하게 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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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문 달 돈을 걷어봐야 얼마 안될텐데 저걸 경비원 잘라서 충당했다고 입주민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았노라고 자랑스럽게 공지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오지랍입니다만 건축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50개동인 모양인데 어떻게 자동문을 달면 동당 700만원이 넘는 단가가 나오는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