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LG 전자 상황을 보면서 착잡하고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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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21 07:07:38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운영 방향을 전환한다는 소식을 접한후, 지난 며칠 마음이 착잡하네요. 뉴스를 보니 스마트폰 선행기술 연구 인력만 남기고 제조와 마케팅을 포기하고 스마트폰 설계 회사로 축소되는게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처럼 써 놓았더군요.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IOT)의 허브같은 역할을 하는 기기이고, 사용자를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는 그리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서도, 예전의 경쟁력을 다시 찾기를 희망했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도 주재원일때 현지에서 피처폰으로는 더 이상 경쟁이 어려워 보임을 느끼고 보고를 하기도 했지만, 당시에 실무선에서는 스마트폰으로 하루 빨리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꽤 있었던걸로 압니다. 그런데 그 좋은 인력을 가지고도 잘못된 판단을 해서, 이 상황까지 몰고온 경영진에 대해서 화가 나네요.
제가 미국으로 취업이민을 오기전에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고, 주재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주재원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나갈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던 곳입니다. 이제는 많이들 엘지내 다른 부서로 혹은 다른 회사로 떠나셨지만 여전히 함께 밤을 세우고 욕먹으면서 고생했던 동료들이 남아 있는 곳이라 더 아쉬움과 분노가 크지는것 같네요. 지금은 그곳을 떠난 예전의 동료들의 SNS를 보니, 저와 마찬가지로 다들 안타까운 마음과 분노의 마음이 담긴 글을 올리고 있네요.
지금 다니고 있는 미국 회사가 제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다니고 있는 5번째 회사입니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가장인 사람이 이직을 하는 스트레스는 배우자 죽음 다음으로 개인이 느낄수 있는 강한 스트레스라고 하던데, 전 벌써 4번이나 했었네요. 그것도 근무지를 낯선 해외로 타주로 옮기면서요.
공교롭게도 이전에 제가 다녔던 4군데 회사들은, 제가 근무를 할때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거나 최소한 견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는데, 제가 회사를 떠나고 시간이 흐른 후에 돌아보니, 4개회사 모두 사업을 매각해서 합병이 되었거나 사업을 접거나, 접을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첫번째 다녔던 회사는 계열사 회사에 합병이 되었다가 결국 외국계 회사에 넘아갔고,
두번째 다녔던 외국계 회사는 해당 사업을 접었고,
세번째 다녔던 LG MC사업본부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네번째 다녔던 미국에서의 첫번째 직장이었던 자그마한 회사는, 일부 부서를 타회사에 넘기고 빌딩까지 매각했지만, 급여를 제대로 지급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 들었습니다.
지금 소속은 아니지만 제 삶의 일부였고, 열정과 시간을 투자했던 곳이고, 많은 좋은 혹은 싫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만들어준 곳이다보니, 많은 추억이 남아있고 지금의 저를 만드는데 영향을 준 곳들입니다.
회사도 동료들도 더불어 성장하고 일한 만큼의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를 바랬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을 보니 마음이 편치가 않네요.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할까 생각해 보니 더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지금 팀장에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예전 팀장들중 일부와는 경력 이야기를 하던중에,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 이야기를 하면서 나중에 혹시 내가 잘리거나 떠나면 회사가 안좋아질수가 있으니 해고 할때 감안해야 한다고 농담을 주고 받은 기억이 납니다.
부디 엘지가 마지막 선택은 잘하고 현재 남아 있는 예전의 동료들도 큰 어려움 없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더 좋은 기회를 잡을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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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바뀌어도 엘지의 인화가 임원들에게만 적용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저도 한때 같은 그룹에 몸담아서 그런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