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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학원 진학에 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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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4 13:14:55

 어느새 2021년이 되어서 저도 이제 4학년이고 내년이면 졸업을 앞둔 시기가 되었습니다. 주변 얘기 들어보면 나름 공대에서도 취업깡패라고 불리던 저희 과도 작년 취업현황이 매우 심각한 것 같고... 올해도 나아질 지가 의문이네요ㅜㅜ

 이전부터 대학원 진학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있었습니다. 일반 현장직이나 기술직보다는 전문연구직 분야로 나가서 국책연구소나 사기업 연구소에서 연구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었거든요. 연구 관련 분야는 학부생 졸업 수준으로는 거의 취직이 불가능하다보니, 이쪽으로 나가려면 대학원 진학이 사실상 강제되거든요.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등록금이었어요. 한학기에 700만원돈이나 하는데 저희 집은 도저히 그걸 감당할 형편이 못되거든요. 그런데 작년 중순에 저희 과가 국가사업에 선정이 되어서 대학원 등록금 반액은 무조건적으로 지원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좀 진지하게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 말씀 드리니 너가 공부 하고 싶으면 더 하는거지 라고 하시고요(근데 집안 형편 상 지금도 이게 괜찮을 지 의문입니다ㅠㅠ). 다른 상위학교 대학원 진학할 성적도 형편도 안되기에 자대 대학원으로 결심을 했고(자대 대학원도 나름 괜찮은 편이기도 해요), 진학은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관심있는 분야도 알아보고, 거기에 맞는 연구소도 찾아보고 하면서 얼마 전에 저희 과의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학부연구생을 올해 1년동안 하면서 경험을 쌓고 그대로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했는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이미 연구실에 학부연구생이 세명이나 있다고 하네요. 더 받으려면 대학원생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하시고... 대놓고 안된다 말씀은 안하시지만 약간 곤란해하시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대안으로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것이, 올해 새로 부임하시는 교수님이 한분 계신다는 겁니다. 연구 분야도 제가 연락드린 교수님과 꽤 많이 겹치더라구요(나노공정 관련). 교수님께서는 본인도 자기 지도교수님의 1호제자였는데, 물론 힘들긴 하지만 같이 고생하면서 처음부터 배워나가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지도교수님이 아무래도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논문이라던가 연구실적도 매우 잘 나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연구실도 새로 들어오면 일손이 당연히 필요할테니 거기에 연락을 드려서(본인께서 연락을 주선해주실 수도 있다 하셨네요) 그쪽에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 하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꽤 매력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게 주변에 이야기도 들어보고 하니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서 확실히 결심을 못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박사 학위 취득하시고 새로 오시는 분이면 교수 경험이 없으실 텐데 논문이라던가 연구에서 미숙함이 있지 않겠냐? 아무래도 연구나 과제 따오는 건 교수 인맥이 중요한데 새로 오시는 분이 그런 기반은 별로 없으시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도 있고, 반대로 박사과정 동안 논문 여러 개 이미 써보셨을 텐데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겠냐? 보통 새로 오는 분이면 각광받는 분야이기 때문에 연구 실적 잘 나올거다 라는 이야기도 있고. 여러모로 갈피를 못잡고 있네요. 혹시 디피 분들이시라면 약간의 현명한 조언도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 답답함에 남기는 넋두리 반으로 이렇게 글이라도 써봅니다ㅎㅎ

님의 서명
영화 좋아하는 흔한 20대 공대생입니다. 대학원 2년차
블로그(brunch): https://brunch.co.kr/@sam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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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1-01-24 13:19:16

요새 교수따고 포닥까지 다 해야 보통 임용되지 않나요? 그 점에서 경험문제는 크게 신경쓸 일 아닌것 같은데요.
그리고 요즘 젊은 교수님들 방으로 많이 몰려요. 교수가 학생을 대우해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 동기는 교수 밥심부름 때문에 빡쳐서 석사하고 튀었는데 나이 많은 교수들은 아직도 저딴 구시대적 마인드 가진 경우가 꽤 되니까요.

WR
2021-01-24 13:21:32

저도 흔히 말하는 꼰대를 생리적으로 못버티는 편이라 나이 많으신 교수님들 연구실은 절대 갈 생각이 없습니다ㅎㅎ 제가 연락드려서 만나뵌 교수님도 엄청 젊으시고 강의도 잘하시고 인격자로 소문이 나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학부연구생이 많았나... 싶기도 하구요. 이번에 새로 오시는 분도 포닥까지 하고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젊은분이시고 얼마 전까지 석박 과정 밟아오셨을테니 대학원생들 막 대하시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하구요. 다만 연구나 과제, 논문 이런 실적 면에서 완전 새로 오시는 분 연구실로 가는 게 맞을지... 이게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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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24 13:33:13

연구실적과 경력, 인맥도 넒으면서 젊고 인성좋고 나를 소모품으로 여기지 않을 교수 찾는다는건 취준생이 돈 많이주고 복지좋고 내 생활 보장되며 평등한 직장 찾고 싶다는 이상적 바램 이상의 의미는 없는거잖아요
그런 직장 자체도 희귀할뿐더러 그런 직장이 나를 선택하는 일은 더욱 요원한 일이고요

일단은 본인은 뭘 감수할수 있고, 다 소거된 순수한 목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런방향에서 셈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WR
2021-01-24 13:35:15

따끔한 조언 감사합니다. 말씀 듣고 보니 제가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나 싶기도 하네요... 제가 감수할 수 있는게 어떤 게 있고, 뭘 포기할 수 있을지 우선순위가 뭔지 정해두고 가중치를 매겨서 고민을 더 해봐야겠습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ㅎㅎ

2021-01-24 13:19:49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院)에 가는데,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院)에 간다고 합니다

WR
2021-01-24 13:23:10

사실 인터넷에서 워낙 이런 밈들이 유행해서 대학원에 대한 인식이 안좋기도 한데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구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나이 5~60 될때까지 같은 분야에서 전문직으로 종사하기 위해선 지금 시대에선 대학원 학위가 거의 필수인 것 같습니다. 지금 5~6년 길게 투자한다고 생각하려구요.

2021-01-24 13:24:41

뭐 모든 곳에 다 명암이 있지요
잘 되면 좋지만 잘못되면 교수에게 단물만 쪽쪽 빨리고 버림받....

1
Updated at 2021-01-24 13:25:41

진지하게 이야기 하자면
대학원을 가실 양이면 '막연하게'말고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계획을 세우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을 생각 하신다면 업계에 석박사 인력의 수요가 있는지 앞으로도 있을 전망인지...
현업에 계시는 분들도 만나볼 수 있으면 만나 보시고
가시려는 교수님과 연구실의 평판조회도 해 보시고

WR
2021-01-24 13:27:45

막연하게 생각했다는 건 작년 중순 정도까지의 이야기였고, 그 뒤에는 좀 마음을 정하고 여러가지로 조사를 해봤는데 가고자 하는 분야의 전망이나 수요는 충분한 것 같아요. 논문 발행건수나 인용횟수만 봐도 그렇고 기술적인 전망도 그렇고 당장 그쪽 분야 연구실 선배들 취직하는 것 봐도 그렇구요. 

Updated at 2021-01-24 13:30:34

아 제가 글을 대충 읽었군요
정리하자면

어느정도 실적이 있는 교수님 vs 새로 부임한 신선한? 교수님
중 선택을 고민하시는 걸까요??

밖에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가능하다면 내부자 인터뷰가 최선일텐데요

WR
2021-01-24 13:31:14

네 지금 어느정도 자리잡으신 교수님 연구실은 이미 학부연구생도 많아서 여기서 연구생 생활을 하더라도 대학원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이 없고... 새로 부임하는 교수님이라면 그런 문제는 없겠지만 연구나 과제가 잘 수행이 될 지 염려가 되구요,

1
2021-01-24 13:28:10

이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나이든 교수님도 빽이 없어서 제자 못 꽃아주는 반면, 젊은 사람들도 어설프게 자기 지도교수한테 배운 것처럼 젊은 학부생들 등골 빼먹으려고 하기도 하죠.

 

제자를 대우해주면서 정말 성과있는 제자는 잘 꽃아주는 교수님이 이상적입니다만... 

 

전 어차피 책도 쓰니 석사학위는 잘 땄다고 생각했고요... 부족한 돈은 짜투리 시간 쪼개가면서 번역을 했습니다. 명절때도 번역, 주말에도 번역, 새벽에도 번역... 그런 알바자리를 알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WR
2021-01-24 13:32:58

일단 새로 부임하시는 분은 어떤 분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 오신다면 한번 만나뵙고 결정을 하고자 합니다. 나름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자부해서 인상으로 어느정도 가늠이 되더라구요. 알바도 좋을 것 같은데 다만 저는 공대 쪽이라서 분야 살리는 알바자리는 거의 없을 것 같네요ㅜㅜ

2021-01-24 13:38:25

네 한 번 뵙고 꼭 진학문제가 아니더라도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교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요청하고 미팅가져보시면 좋으실 것 같아요 (전 제가 대접하겠다고 하는데, 꼭 밥은 교수님이 사시더군요)

 

저도 제 분야 아닌 거 연줄로 따서 번역했는데요 ㅎㅎ

당시 생판 관심도 없던 헬스케어 공부한다고 엄청나게 파고 들었었는데 살다보면 그게 나름 도움이 됩니다^^ . 

2021-01-24 13:41:50

공대 나와서 사옵부서 말고 연구소 가려면 석사는 필수죠. 공정 얘기하시는걸 봐선 전자쪽 같은데 전자는 더 석사가 필요하고요.
박사하실거면 교수선택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것 같습니다만 석사하고 취업할거면 그렇게 많은 고민이 필요할까 싶고 저 같으면 학생 편하게 해주고 안 괴롭히는 교수님 찾아가겠습니다.

WR
2021-01-24 13:43:51

아 전자는 아니고 기계과입니다ㅎㅎ 석사만 하고 취업을 할지 아니면 큰맘먹고 박사까지 준비를 해볼지는 아직 확실히 결정을 못했습니다. 저도 웬만해서는 학생들 잘 대해주는 교수님쪽으로 갈 것 같아요.

2021-01-24 13:52:25

박사하실거면 힘 있는 교수님 밑에서 박박기어야죠.^^

2021-01-24 13:42:44 (175.*.*.171)

외국계기업 인사과인데 요즘 대학원출신은 잘 안뽑습니다. 차라리 실무경험 몇 년 더 있는 경력직을 우대하죠. 박사해서 교수할거 아니면 다 비추하는게 현실이죠.

WR
2021-01-24 13:45:40

연구소쪽이신가요 아님 일반 기업쪽이신가요? 대학원 출신 비선호한다는 건 인문상경계열 쪽이고 공학계열은 여전히 대학원 출신 선호한다고 알고 있거든요.

2021-01-24 13:56:03

연구소나 국가연구소 가실려면, 석박사 통합과정을 하시는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WR
2021-01-24 13:57:39

네 저도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석박통합과정을 밟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대 괜히 갔다왔다 싶어지네요ㅠㅠ

2021-01-24 14:20:22

새 선생님한테도 선생님이 있지 않을까요? ㅎㅎ

2021-01-24 14:25:29

직무가 연구원이면 석사는 일단 필수아닌가요? 국책연구원 공고만 보더라도 학사를 뽑는경우는 못봐서요

WR
2021-01-24 14:57:11

네 주변 얘기 들어보고 해도 연구원으로 취직할 생각이라면 대학원 학위는 필수라고들 이야기하더라구요.

2
2021-01-24 14:36:27

  대학원 석사를 거쳐서 정부 출연 연구소나 연구소를 가는 것은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석사만 마치고 연구소를 가게 되면, 박사 학위가 아쉬워지고, 상당수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다시 공부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박사가 없으면, 연구소에서 경력의 한계가 느껴지는 경우가 은근 많거든요...

 

 그렇다고 박사를 진학하는 것도 그렇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석사야 교수님 방향에 맞게 실험과 연구를 수행할 수 있지만, 박사는 그 부분 마저도 자신이 설계하고 논문을 상당 부분 직접 할 수 있어야 학위를 받기가 유리합니다. 그리고, 박사를 받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돈을 더 줘야하는 고급인력이기 때문에, 채용에서는 오히려 불리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포닥 등의 추가 경력을 쌓기 위한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해야하는 기간이 어느정도는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 때문에 교수보다는 기업 연구소로 갔을 정도로, 경제력인 부분이 부족하면, 교수 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석박사 통합은 박사를 목표로 할 때는 짧은 기간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중관에 관두게 되는 경우, 석사 학위마저도 없다는 점은 큰 약점입니다.

 

그리고, 석사와 박사는 이름이 다른 만큼 졸업을 위해 해야하는 일도 다릅니다. 석사는 2년의 시간 동안 실험으로 나온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수준만 되고, 상당 부분 지도교수의 도움을 통하여 완성이 쉽게 되는 편이지만, 박사는 석사에 기반한 연구를 통하여 직접 현상에 대한 이론을 세우고, 이 이론의 설득력을 얻기 위한 실험 설계를 통하여 검증을 한 다음에 학회 등의 발표를 통하여 동일 분야의 다른 연구자에게서 검증을 받고, 학술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크게 느끼게 되면 박사학위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론은, 주변에 석사, 박사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시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WR
2021-01-24 14:58:52

상세한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박사 과정은 특히나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생각이상으로 고된 과정인가봅니다ㅜㅜ 감안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2021-01-24 14:44:29 (223.*.*.42)

공부나 연구가 적성에 맞아서 평생 그쪽을 할 생각이 아니시면,
집안이 여유가 많은편도 아닌것 같은데 그냥 취직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웬만한 직장이면 회사 들어가서도 석사, 박사 밟을 기회 많습니다.

또, 공대 출신으로 괜찮은 연구소나 연구기관에서 잘 나가려면 외국 유명대 학위 없으면 쉽지 않습니다.

WR
2021-01-24 15:01:08

사실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전공공부가 적성에 맞는 것 같은데 학부 수준에서는 성에 안차고 부족함을 느껴서인 것도 있습니다. 학비 70퍼정도 지원받고 연구비로 나머지를 낸다면 집에 부담은 주지 않는 선에서 재학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직장 들어가서 나중에 학위 따는 것도 고민해보았지만 한번 취직하게 된다면 다시 공부하러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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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4 14:56:47 (27.*.*.174)

일단 인터넷 밈으로 나오는 건 말그대로 밈일뿐입니다.

저도 밈을 보면서 히히덕 거리면서 개그로써 공감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론 학사과정이랑 석사과정이랑 박사과정은 다릅니다.

 

본인의 마음가짐과 지금 전공에 대한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구요~

마음가짐이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서 얼마나 덕질이 있냐라는 것이

석박사에 첫번째 자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질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매니아 기질인데요~

 

지금 하고 계시는 기계과의 공부들이 본인에게 재미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옥같은 생활을 경험하게 될겁니다.

 

지금 글에서,

지도교수님이 아무래도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논문이라던가 연구실적도 매우 잘 나왔다 라고 하는데 물론 절때 틀린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명석한 지도교수님 아래에도 전문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욕과 덕질이 없으면 일단 눈 밖에 나기 십상이에요~ 


 

 

대학원부터는 '누가 나를 이끌어 준다'가 아니라 보석같은 돌을 보석으로 만들어주는게 지도 교수의 역할이지...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석사 과정을 하면서 자기가 역량을 만들어 가야되는게 8할이상이라고 봅니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능력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학사때와 차이점은 기존의 정립된 학문에서 나온 뻔한 답을 레포트로 정리해서 제출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싶구요~

따라서 학점이 좋다 = 연구를 잘한다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두번째, 지도교수에 대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돌인줄 알았던 것을 보석으로 만들어 주는게 지도교수의 역할이지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바라고 들어갔다가 자기 지도교수을 평생 욕하는 사람을 수 없이 봐왔습니다;;)

 

일단 지도교수 입장에서는 어쨋든 잘해서 졸업을 안시키든 잘해서 졸업을 시키든 냉정하게 말해서 장기말일 뿐입니다.

회사로 치면 지도교수는 중소기업 사장, 대학원 생들은 계약직이죠...

다만, 전문적인 지식과 흔히 이야기하는 연구과제를 통한 새로운 연구에 대한 업적들과 그것을 논문이라는 것으로 녹여서 세계에 이바지 하는 것이 실적인 겁니다.

 

우려되는 부분인데 글의 마지막에 부분에 말씀하신 새로 오시는 분이라고 하시는 교수들은 대부분 열정이 넘칩니다.

난 첫 제자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꺼야~ 혹은, 새로 오는 제자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다 넘겨주마!

이와 같이 열정이 넘치다보니 교육자 측면에서는 미숙한 부분이 많을 겁니다.

(이건 경험이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거쳐간 후배들의 이야기를 토대의 예시입니다)

 

생각해보면 몇년동안 명석하게 연구해서 박사, 포닥을 거쳐서 교수로 임용된 분들이 제자한테 지도를 하는데,

왜 이 간단한 것을 이해 못하지? 라떼는 말이야 이거 그냥 밤새면서 연구하니 나오던데? 라는 식의

고지식한 면도 많이 보이는듯 하구요...

(어마어마한 큰 기대로 인해 교육자로써 제자를 지도를 하기보다는 이거 시키고 저거 시켜서

결국 번아웃을 만들어버리는 후배들 이야기를 간혹 들었습니다)

이게 모든 첫 부임 교수님들에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 드리고 싶구요~

 

 

만약에 도전해보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석사 2년 정도는 추천 드립니다.

지금은 필드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졸 vs 대졸과 마찬가지로 대졸 vs 석졸에서도 그만큼 갭이 있어요~


연구소나 회사나 일단 석사 졸업생과 같이 일하다보면 최소 하는 일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이걸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고민이 다릅니다.

(아닌 사람도 많습니다... 헛석사;;)


흔히 석사 2년기간 동안 한개 또는 두개 이상의 연구과제를 통해 몇 달을 고민하고 몰두하면서 방법을 찾아내고 이것을 PPT로 발표하면서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하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서로 논의를 하고 결과를 만들어 논문에 풀어서 내는 훈련의 기간입니다. 

(물론 그냥 시간만 때우다가 이도저도 아닌 논문으로 졸업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그 훈련 기간동안 전세계의 많은 논문들을 탐독하고, 연구에 녹이고, 발표를 해보고,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서 결과물을 내는 체험판 같은 것으로 보면 될 것 같구요.

 

해보시다가 이거 재미 있는데? 세상 사람들이 내놓은 논문들에 대해 내 아이디어와 연구의 성과도 이바지 하고 싶은데? 라고 생각하시면 박사를 추천 드립니다.

 

하나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건데

지도교수의 인맥이나 명성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그 제자들 또한 명석할 겁니다. 과연 그 명석한 제자들의 무리에서 인정받고 연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도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일부 후배들 중에 말그대로 베이스로 머물다가 못 참고 포기하고 뛰쳐 나온 경우를 들은적이 있어서요...) 

 

마지막으로, 저는 석사만 졸업하고 나왔습니다. 지도교수나 주위에서도 박사를 끝까지 권유 했었지만,

도저히 가늠이 안됐었거든요. 필드는 어떤지 경험하고 싶기도 했고,

지금은 필드의 경험을 해보니 어느 덧 여기도 도찐개찐이다 싶어 슬슬 다시 박사를 고민중에는 있습니다 ㅎㅎㅎ 

WR
Updated at 2021-01-24 15:10:01

제가 듣고 싶었던 조언이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학원 고민하게 된 계기도 전공 공부에 흥미가 계속 생겼고 학부 수준에서 단순히 공학 문제만 기계적으로 푸는 과정에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당장 석박통합과정을 밟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고도 생각이 되네요. 일단은 석사과정만 밟아보고 적성에 맞다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 박사과정 진학해보는 걸 고려해야겠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에 대한 이야기도 새겨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1-24 15:12:49

하고자 하시는게 명확한데다 등록금 반값이 지원된다면 크게 고민하실 필요 없을것 같습니다. 대학원은 나중에라도 갈수 있긴하다만 이것도 회사생활하다 타이밍 놓치면 영영못해요

WR
2021-01-24 15:56:15

저도 취직 후 나중에 진학하는 걸 고민해봤는게 여러모로 힘들 것 같더라구요ㅜㅜ 감사합니다

2021-01-24 16:39:29 (110.*.*.208)

경험해 보지도 않은 사람들 말은 걸러 들으세요.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응원합니다.

WR
2021-01-24 18:03:53

응원 감사합니다!

1
2021-01-24 16:47:31

전공은 매우 다르지만 저도 박사과정 중입니다.
신규임용 교수님에 대해서만 말씀드리자면,
보통 새로 임용되신 분들은 초기 몇년동안은 연구 및 프로젝트 실적의 압박이 많습니다. 학교에 자리잡기 위한 필수적인 통과의례입니다.
그래서 그런 교수님 밑에 있는 석박생들도 논문이나 과제에 상당히 많이 참여해야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물론 위에서 다른 분께서 말씀하신대로 처음 임용된 교수님이기 때문에 연구실을 운영하거나 티칭하는 것에 서투른 면이 있을 순 있습니다ㅎㅎ 그래도 인간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석사 2년 후에 정책연구원에 잠깐 있다가 박사과정으로 복귀한 케이스입니다..ㅎㅎㅎ 이럴거면 석박통합해서 시간을 아낄 걸 생각하기도 합니다ㅎㅎ

WR
2021-01-24 18:05:13

역시 새로 임용되신 분들은 실적 압박이 있어서 같이 열심히 하게 되나 보네요. 더 고민없이 새로 오신 교수님과 약속 잡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1-24 17:56:45

신임 교수의 장점은 이미 위에 써주셨고 단점은 일을 하기 위한 툴들을 새로 셋업해야하는 것과(고생 많이- 대신 배우는건 많고 - 근데 이건 보통 신임 교수면 부임 전 전직장에서 같이 하건 그룹이 있어 꼭 그렇진 않습니다 ) 선배와 기존에 쌓아놓은 연구실 실적과 노하우가 없어 일의 스케일을 키우기 어렵다는거(이 역시 전 직장과 계속 협력이 되면 가능). 하여간 박사까지 생각하면 핫한 분야를 하는 젊은 교수한테 가는게 나쁘진 않아요. 석사야 세부전공이 그닥 중요한건 아니구요.
회사 가실거면 석사만 해도 되는데 삼전같은데 가실거면 박사 하는게 낫구요. 굳이 시작부터 밀리고 시작할 필요 없어요. 기계과 나와 국책연구소(?? 아마 출연연 말씀이시겠죠?) 기계연같은데 정규직으로 가시려면 박사해야하고 학교도 탑클래스 아님 쉽지않아요(아닌 경우라고 불가능은 아닌데 그건 연구소랑 프로젝트를 같이 하거나 해서 딱 필요한 사람일 때)
등록금 몇천만원은 부담이 안될순 없는데 집안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이 아니면 그게 결정요인으로 하기엔 인생이 한번 뿐이라.. 혹시 대출 생각하고 계심 은행의 등록금 융자 프로그램이 이율이 담보대출이나 산용대출보다 별로 안좋더군요. 차라리 사적으로 빌리는게 나을겁니다.(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 사이로 타협을)

WR
2021-01-24 18:07:41

아 교수님 부임 전 직장에서 하던게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이 생각은 못해본 것 같습니다ㅎㅎ 전 기존에 있던 과정들을 습득하는 것보다 아예 처음부터 셋팅해나가는게 더 적성에 맞는 것 같기도 해요. 뭐 당연히 힘들기야 하겠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을 것 같네요..

등록금은 반액 지원 나오고 제 석사 월급이든 연구비든 해서 어떻게든 충당이 될 것 같습니다. 안되면 내년에 취직하는 형에게 도움 좀 받아야 할수도요ㅎㅎ..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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