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우리 디자이너 중 웹툰은 안본다는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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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14:10:54
이게 요새 트랜드인지는 모르겠지만 웹툰 시장이 커지고 출판 만화 시장이 죽어가면서 예전 멋진 그림으로 연재하던 작가들이 설 땅을 많이 잃었습니다.
작업 방식도 달라진 게 예전에는 스케치하고 펜선 입히고 지우개질하고 톤 바르고 하는 방식에서 차차 스캔 떠서 바람선 입히고 톤 입히다가 이젠 아예 싹 컴퓨터에서 해서 속도는 빨라졌습니다만 컬러를 항상 입혀야 하고 그림의 양도 많아져서 역시 매주 연재하는 거 만만치 않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문하생 생활하다가 작가 원고 들고 출판사 왔다 갔다 하며 기자나 편집장과 안면 트고 원고 보여주면서 데뷔하는 시절에서 이젠 혼자 작업하고 업로드해서 포탈 서비스에 들어가서 계약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출판 만화에서 넘어온 작가들의 그림 퀄리티는 역시 수준이 높습니다만 정말 아닌 수준의 그림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소재, 구조 등이 예전과 달리 다양해졌습니다. 그걸 무기로 드라마화가 자주 되고 있죠.
그래서 인지 우리 직원 중 2D 디자인하는 친구는 웹툰을 안본다더군요.
그림이 볼 맛이 없다고..
그래도 일본의 웹툰 시장의 상당 수를 우리나라 포탈 만화 서비스가 먹고 있다는 건 트랜드가 그런가 봅니다. 그림의 퀄리티 보다는 이야기를 만들고 구성하는 능력과 그 구성된 내용을 적절히 잘 편집하는 것이 이젠 트랜드인가 봅니다.
가끔은 예전 권가야 형님의 '남자 이야기' 같은 고퀄리티의 그림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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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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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권가야님을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무척 독특한 정신세계와 지적 탐구심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미 그때도 작화 퀄리티가 시대적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는데, 이해가 갔습니다. 그런 장인적인 결과물은 효율성만을 따지는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겠죠. 감사하게도 제 초상화도 그려주시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