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SBS 개국을 축하하는 해리슨 포드의 영상편지(1991/12/9 SBS 개국 축하쇼 반갑습니다

1991년 12월 9일 개국한 서울방송 시절의 SBS. 올해로 30년 역사를 쌓았다. 대망의 첫 편성은 [SBS 개국 축하쇼 반갑습니다 여러분]이었다.

케이블도 없던 시절에 새 방송국 개국을 앞두고 상기된 표정의 각 분야 연예인들과 관계자들의 축하쇼 참석 모습이 떠오른다. 축제 분위기로 달아오른 개국 축하쇼를 실시간으로 접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기분이었다. 축하쇼와 각 분야의 역사적인 시작을 알릴 프로그램 소개에 동원된 연예인 수가 엄청나서 체감상 온종일 방영한 느낌이었다. 개국 당시 편성표를 보니 개국 당일 저녁 5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방송하였고 총 3부로 구성되어 1부 서울 SBS, 2부 출발, 3부 생활 속의 SBS로 진행했다고 기록됐다.

SBS 개국 축하쇼 진행은 당시 가장 인기있던 남자사회자가 맡았다. 1부는 자니 윤이, 2부는 이덕화가 진행했다. SBS는 TBC 폐국 후 11년만에 부활한 민영방송이었다. TBC는 전두환 정권에 의해 1980년 11월 30일에 막을 내렸고 이후 노태권 정권의 민영방송 금지 해제 조치로 10년만에 민영방송이 시작됐다. 베를린 장벽 붕괴, 소련 해체, 민영방송 부활로 1990년대 초는 개방의 물결로 넘쳐 흘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것 같은 변혁의 시기였달까.

SBS 개국 축하쇼에는 SBS 개국을 축하하는 연예인들과 방송인의 영상편지 시간도 있었는데 외국 유명인사들이 축하인사를 남겨주면 뭔가 있어 보이고 괜히 멋있게 느껴지던 궁색했던 시절이라 엉뚱한 인물들까지 영상편지에 소환됐다. 최불암, 강부자, 고두심같은 방송계 어른들이야 SBS와 관련이 있으니 자연스러운데 느닷없는 해리슨 포드 등장에 올가 카보, 성룡까지 줄줄이 불린다. 세계인에게 개국 축하를 받는 서울방송의 위엄을 살리고자 국적 분배에도 고심한 느낌. 미국 배우 해리슨 포드, 홍콩 배우 성룡, 소련 배우 올가 카보. SBS와 상관도 없는 외국배우들은 작품 취재로 만났다가 축하인사 한 마디를 부탁했나 보다.

▲ 1991년 12월 9일 SBS 개국 축하쇼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2부 사회를 맡은 이덕화

▼ SBS 개국을 축하하는 영상편지 시간

방송계 어른인 최불암,

강부자, 

고두심이 차례차례 등장하여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한 가운데,

이건 누구? 뜬금없이 소환된 해리슨 포드. 대체 서울방송과 해리슨 포드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 "콩쿠레츄레이션 SBS TV...굿 프로그래밍..."

[헨리의 이야기]를 끝내고 [패트리어트 게임]이 개봉 대기중인 상태에서 [도망자]를 준비하던 시절의 해리슨 포드가 보여준 직업적 자세.

▲ [백야의 연인]에서 레나 역이었던 올가 카보도 SBS 개국을 축하했고,

▲ 간단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성룡은 "축하합니다'는 한국어로 말하면서 관계자가 시키는데로 SBS의 발전을 기원한다.

▲ "SBS가 통신의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 방송국 SBS는 한국의 영향력 있는 한 집단인 세계적 수준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하나의 이정표를 의미합니다. 다음 달에 한국을 방문하게 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월트 크론가이트였습니다."

미국 원로 방송인 월트 크론가이트의 인사는 갑자기 성우의 목소리를 빌려 동시통역으로 전달. 한국인도 부르고 외국인도 부르고 동시통역도 하는 SBS 개국 축하쇼 영상편지의 세계적 자세.

▲ 짝!짝!짝! SBS 개국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습으로 마무리

1991년 12월 9일 SBS 개국 축하쇼 반갑습니다 여러분

https://www.youtube.com/watch?v=9zbQQWgnK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