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와인] 실패담

 
1
  1253
Updated at 2021-01-31 13:30:13

지난 주말의 와인은 실패였습니다. 첫 시음이 별로라 더블 디캔팅하고 한 시간을 두었다가 마셨는데 조금씩 열리는 듯하다가도 아쉬운 맛이라 하루 묵히기로 마음 먹고 막아두었습니다. 다음 날 저녁에 마셔보니 열리긴 열린 맛이긴 한데 아~ 이리도 무덤덤한 맛은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스페인 레드 블렌드였는데 포도가 7가지가 섞여있어서 그런지 비비노 리뷰가 혼란스럽더군요. 평점은 4.1이나 되고 가격은 놀라울 정도였는데 이런 경우 가격이 시금석입니다.

 

10년을 넘게 와인을 마시면서 결론을 내린 맛없는 와인의 특징은 눈감고도 맞출 수 있습니다.

1. 맛이 없습니다. - 장난하냐? ^^

2. 맛이 같습니다. - 시간을 두고 봐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변하는 척 하다가 처음 맛으로 회귀합니다. 이런 경우 특별한 점은 포도, 대륙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맛이라는 것입니다. 애써 무슨 무슨 맛이니 구분, 구별하려는 노력을 요구한다면 이미 수준 이하입니다. 좋은 와인이라면 저절로 느껴져야 합니다. 

3. 시간을 두고 변화를 기대하면 달지도 짜지도 않은 간장 맛으로 돌아갑니다. 종류에 상관없는 공통점입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와이너리 농장주인이고 올해 포도농사를 잘 지어 수확했으니 와인을 만들어보자.

포도 종류별로 잘 익고 상처입지 않은 포도를 골라 최상급의 와인을 만들고

괜찮은 상태의 포도를 골라 서브 와인을 만들고

일정량의 오크통 수가 찼으면 나머지 포도들을 가지고 블렌드를 만들고

- 요기까지가 맛있을 확률이 높겠지요.

 

버리기 아까운 포도를 종류별로 모아 베이스라인 풀바디를 만들고

또 남은 것으로 블렌드를 만들어야겠다.

 

포도밭 근처는 가봤지만 프로세스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13
Comments
2021-01-31 10:41:03

평생 소주만 먹다가 작년부터 와인을 먹는 와린이입니다.

와인은 너무 어려워요. 이제 조금씩 맛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만원대 와인만 열심히 마셔 보고 있습니다.

바로도 먹어보고 열어놓고 한참뒤 먹어보고 미지근하게, 시원하게 등등 

아직도 와인맛을 모르겠습니다

WR
2021-01-31 11:02:04

시음장을 한번 가보세요. 잘 열린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맛이 좋으면 몇 병 살 수도 있죠. 집에 와서 마셔보면 그 맛이 아닐 수 있어요. 그런 사단을 방지하기 위해 서버에게 이 와인을 맛있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세요. 시음장에서도 맛없는 와인은 당연 구매하시면 안되겠지요?^^

2021-01-31 10:43:53

와인은 어렵네요.
설명을 들어도 무슨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공부로는 불가능한게 와인의 세계인것 같습니다. 맛을 봐야 알수 있으니...

WR
2021-01-31 11:03:45

맞습니다. 먼저 마시고 그 다음에 표현이 가능합니다. 마셔본 척 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2021-01-31 11:10:27

위에 디피님 댓글의 "와린이"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저 역시 딱 이 수준인거 같아요 단! 하라는대로 안하는 장난꾸러기 와린이~
저는 가끔이지만 와인 사게될때는 까쇼은 일단 거릅니다 왜냐하면 너무 흔?하니까요
그리고 "sweet"쪽에 표시된 것도 거릅니다 술은 써야한다 가 제 지론이쥬~
뭐.. 두가지 선택기준만 있어도 읽을줄도 모르는 라벨 들여다보거나 설명해주는거 들으며 아는척 고개 끄덕이는 위선을 행하지 않아도 되더군요

WR
Updated at 2021-01-31 13:01:18

저는 하얀, 독한, 샴페인 거르고, 다니는 매장 소믈리에 직원 2명 중 한명은 걸러요(저 보다 못...). 다른 한 분은 진짜고요 ㅎㅎ

2021-01-31 11:31:15

저도 하얀거는 잘 안고르게 되더군요 그나마 샤도네이 가 씁슬한 편인거 같아 가끔은 고릅니다
와인 도수가 대체로 거기서 거기라 독한거 있으면 저는 골라봅니다
샴페인도 뭐 마시는 순간은 좋은데 술이라는 기분이 잘 안들더군요 그래도 살면서 동뻬리뇽 한 병 정도는 터뜨릴 일 있었으면 하면서 삽니다

Updated at 2021-01-31 12:18:40

와인 먹은지 한 25년 되가는 듯 합니다~
제 경우
첨에는 독일 달달한 와인으로 시작해서

사무실 부근 어느 와인샵 몇군데를 단골삼아(2000년대 중후반 와인바가 인기였죠) 꽤 다양한 와인(주로 5~10만원대 중고가?)도 먹어보고~

수입사에서 여는 정기시음회도 따라 다니고 했는데~
(고가의 와인을 비교적 저렴하게 접하실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 (가끔 수십만원대 맛을 볼 수도)와인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먹어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렇듯이 비싼게 맛있습니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향과 맛, 살아있는 듯 다채로운 변화 뭐 그런 점들이 가격에 따른 차이점이라 생각합니다. 비싼와인 먼저 먹고 저가와인을 먹으면 평면적이고 밋밋해서 물이 되버리는 그런 느낌.

근데 한편으로는 오디오랑 비슷한 면도 있는게 어느정도 가격대까지는 비싼게 맛있지만 일정 가격대 넘어가면 꼭 가격대로 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와인의 진정한 매력은 날마다 새로운 와인을 먹어도 죽을때까지 다 맛볼 수 없다고 할만큼 엄청난 다양성에 있다고 봅니다~
처음 만난 와인을 오픈할때의 기대감, 새로운 맛과 향을만났을때의 신선함(물론 종종 실망감도 있구요^^)이런 것들이 재밌는 경험으로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암튼 제가 주량이 좀 되다보니 (보통 3~4병) 고가의 와인은 감당이 안되어서 평소는 주로 3만원 미만의 데일리 와인으로 먹고 있는데~
모든 술이 그렇지만 비싼 와인 자체만 집중해서 즐길 수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과 마시면 저가 와인이라도 맛있는것 같습니다~ ^^

결론은 가리지말고 편하게 여러가지 다양한 와인을 자주 경험해보는게 와인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WR
2021-01-31 12:32:22

ㅎㅎ 이견이 없어서 제가 쓴 글인 줄 알았습니다. 좋은 와인(경험)이 되려면 바틀 옆에 글라스가 2개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 추가하고 싶네요. 와인 혼술하시는 분들한테는 죄송하지만...그렇습니다.

2021-01-31 12:47:15

 어제 호주의 피노누아와 미국의 피노누아를 마셨는데

역시 비싼게 맛있더라고요.

마시면서도 '그래 키슬러 피노누아가 맛이 없으면 뭐가 맛있겠어...' 싶었죠. 

가격도 눈물 나는데 맛도 없으면 그것처럼 억울한게 또 어디있겠어요. 

WR
Updated at 2021-01-31 12:54:16

제 맛 없는 와인은 높은 평점에 비해 놀랍게 저렴했습니다.^^

2021-01-31 16:02:33

전 비비노 평점은 그냥 참고 용도로만 봅니다. 저랑 안 맞는 겯우가 많아서요

WR
2021-02-01 00:50:52

실패 확률의 범위를 좁히기 위한 여러 도구가 가격, 평점, 리뷰, 경험, 취향이죠. 가격은 수요와 희소성의 상관관계에 따라 변하고 평점과 리뷰는 다른 사람의 경험과 취향의 축적결과이므로 절대적으로 신봉하진 못하지만 내 취향,경험에 부합할 선택지를 좁혀줍니다. WA, WS 등의 점수도 있지만 WS는 신뢰도가 좀 떨어지고 WA는 표기가 잘 없더군요. 앱을 통해 바로 알 수 있고 디피회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비비노를 그런 이유로 언급을 합니다. 이제는 가격과 점수가 상관없는 좋은 와인을 찾는 일은 포기했습니다. 건강에 좋을 수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