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순대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
갑갑한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밖의 찬바람을 쐬니 갑자기 출출해지더라고요.
둘러보니 지하철역 앞에 떡볶이 노점이 있었죠.
부녀(로 보였는데...부녀겠지...)가 뭔가 분식을 이것저것 잔뜩 시켜놓고 행복하게 먹고 있더라고요.
전 다른건 필요없고, 순대를 사기로 했습니다.
떡볶이보다 순대가 덜 살찐대요.
아주머니에게 순대를 포장해달랬더니 대뜸 이랬어요.
"내장은 없어요. 그래도 간은 있어요"
그냥 있는거 달랬어요.
아주머니는 순대를 담고, 간을 마저 썰면서 제게 그러더라고요.
"간 좋아해요?"
"..........좋아해요"
사실 제가 간을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있으니까 먹는거지만, 좋아한다고 해야 좋은 일이 일어날것 같았죠. 아주머니는 순대와 간을 썰어 담고, 갑자기 큰 간 하나를 더 꺼내더니 덩어리째 툭 썰어서 비닐에 넣어 줍니다.
"어차피 오늘 지나면 버려야 하니까...좋아하면 가져가서 뜨거운 물에 데쳐 먹어요"
그렇게 순대 3000원어치와, 잘개 잘려진 간, 그리고 따로 포장해준 큰 간 덩어리를 가지고 집에 왔습니다.
간이 많이 식어있더라고요. 다행히 냄새는 안나는데 유난히 딱딱하고 부담스럽더라고요.
먹기엔 불편하고 너무 많아서 처치곤란...
찾아보니 냉동보관 했다가 양념해서 볶아 먹으면 괜찮다고 하는데. 그래봐야 간은 간일테고, 벌써부터 치아가 아프고, 목이 매이는 기분이 듭니다.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전 순대 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음에 아줌마가 '간 좋아해요?' 라고 물으면 꼭 '너무 싫어요'라고 대답해야겠어요.
2021-02-25 00:25:20
간... 강아지들 주면 환장하는데... 버리지 마시고 강아지 키우는집 있으면 간식으로 먹이라고 주세요.
2021-02-25 08:41:30
재미지고 소소한 평온한 일상이네요~^^
2021-02-25 08:47:08
순대 볶음에 간 넣어도 맛납니다. 하지만 역시 분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내장은 콩팥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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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갑자기 순대볶음에 소주 마시고 싶네요 백순대볶음 맛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