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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유퀴즈 보다가 울컥, 세상의 소모품이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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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7 23:51:33

처음부터 본게 아니라 역주행중이에요.

 

평생 작은 세탁소하시면서 수선하셨던 분 인터뷰가 참 마음을 울컥하게 하더라구요.

세탁이나 특히 옷수선은 정말 잘해주는 분 찾기도 어려워서 옷수선 잘해주시면

엄청 고마웠던 기억도 있고 저한테는 참 귀한 분들이기도 한데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지는 않잖아요. 수입도 그렇구요.  그래도 그분은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잘사셨더라구요.

 

친구네 집이 세탁소를 오래해서 압니다. 고객들 중에 진상도 많고 시비도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예민한 일이 세탁소라는 거요. 그 분도 그 일하시면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래도 "아, 이 **같은 세탁소일 죽지 못해 일한다"보다는 그래도 그 일에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셨던 모습이 전 멘토라는 사람들의 어떤 강의의 말들보다 가슴에 깊게 다가왔어요.

 

그 분 아들이 "아버지처럼 살고 싶다"라는 말을 할만큼 정말 한평생 잘 사신 분이었어요.

 

계약직이다 보니, 나로서는 최선을 다했어도 계약기간 만료되면 나오고 나오고,

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여기저기 보따리 장수처럼 살다가 어느덧 늙고(????) 그러고보니

아, 그냥 난 철저히 직장에서 필요하면 쓰다가 버리는 휴지같은 소모품이라는 냉소적인 기분이

뒷통수를 잡아당기는 나날이었어요. 아주 오래 전부터죠.

 

나보다 훨씬 직장에 자부심도 강하고 실적도 좋았고 전속력으로 달리다시피했던

동생이 합병 후 분위기 개판된 모기업에서 올해 희망퇴직을 했을 때도 이 사회는

성실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 사람조차 자긍심은 커녕 씹던껌 뱉듯이 뱉아버리는구나.

 

사실은 저보다는 동생이 더 마음아프고, 그 번드르르한 기업에서 상습적으로 몇 달씩

수당을 떼어먹는 것에 지쳐서 동생이 나왔다는게 기가 막힙니다.

 

이야기가 왔다리 갔다리하죠. 사회는 사람을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는데

나는 세탁소하시는 분처럼 날 소모품으로 느끼지 않는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살 수있을까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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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2-28 00:11:06

유퀴즈 ~ 사람 만나 말하기 좋아하는 유재석의 최애 프로그램 ㅎ 런닝맨 놀뭐에서 쌓인 스트레스 유퀴즈에서 풀고 간다는 ㅎ

WR
2021-02-28 00:50:59

전 러닝맨이랑 놀면 뭐하니?는 안맞아요. 좀 심하게 말하면 정신 사납다고 해야할까,

어디가 재미의 포인트인지 몰라서 못보겠어요. 그래도 무한도전은 후반부는 안봤어도

아주 초창기 것까지 싹 다 뒤져서 보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그립죠.

 

그래도 유퀴즈 보면서 유재석이 사람들이랑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더라구요. 이게 힐링이구나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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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8 00:20:11

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유퀴즈. 감동적이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지금도 정말 좋지만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예전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삶을 볼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WR
2021-02-28 00:48:01

전 직업별로 사람들 인터뷰하는 게 사실은 더 좋았어요. 특히 공무원이나 경찰, 119요원들

특집때는 더 좋았죠. 그것부터 보기 시작해서 일반인들 인터뷰까지 보게 되었어요.

 

두 가지 포맷을 섞어가면서 해도 좋겠죠.

2021-02-28 00:54:56

몇번 무리한 섭외가 있기도 했지만,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어서, 저도 말씀하신 특집을 포함해서 직업별로 인터뷰 하는 유퀴즈도 사실 좋아라합니다.

그런데 일반인들 인터뷰를 보다 보면 제 이야기, 저희 가족, 친구들 이야기 같기도 해서 마음에 더 들어온 경우가 있고, 요즘에 못보니깐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한것 같구요.  그리고 예전에도 종종 별로도 섭외를 해서 인터뷰를 했던 경우도 있기도 했던걸로 기억하구요.

두가지 포맷 섞는거 대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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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28 00:39:41

돈 받고 하는 일은 다 상대의 소모품이 되는 일입니다.
상대에게 유용하면 살아남고 무용하면 버려져서 도태되는.
계속 유용한 존재가 되는 수 말고는 없지 않나요 ?

WR
2
2021-02-28 00:46:23

돈받고 일해도 내 일 자체에는 저도 애착은 있어요.

소모품이라는 생각, 처음에는 안했는데 이제 늙고보니,

평균 수명 얘기가 아니에요.

 그니까 이 업계에서 계약직으로써 버틸 수 있는 나이를 간당간당 넘기다보니

생존이 어렵다는거죠. 상대에게 무용하면 도태된다, 곧 도태라는건

무쓸모니가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겠죠.

 

 

1
2021-02-28 01:40:12

특정 대상에게 유용한 존재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상에게는 유용한 존재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 나에게 유의미한 나라면

외부의 취함과 버림에 좌지우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Updated at 2021-02-28 08:37:48

50넘은 어설픈 월급쟁이로 최근 자동차 피하려다 트럭 만난 상황이라...
결국 내 가치를 올리는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필요해야 나를 사람 대접해주려고 하지, 그렇지 않으면 내치려고 할 뿐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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