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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산행] 아무도 가지 않은 길 - 첫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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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3 06:54:35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어쩌다 보니 저는 오늘이 휴일이었어요.

 

올 겨울은 산에 다니면서 눈길을 많이 걸어보질 못해서 좀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모처럼의 기대를 품고 아침에 짐 싸서 파주 감악산으로 향했습니다. 아무도 그려놓지 않은 하얀 눈밭에 내 첫 발자국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아, 그런데 주차장에 먼저 온 차 한 대가 있더군요. 등산로 입구를 향해서 또박또박 걸어 올라간 발자국이 선명하게 눈 위에 찍혀있고요. 다행히 등산로가 갈라지는 곳에서 내가 가려는 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발자국이 이어지길래 기분이 다시 좋아졌어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던 길. 

그러나 또 한편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하얀 백색의 설원에 기쁜 마음으로 그러나 조금은 조심스럽게 내 발자국을 한 점씩 남겨놓았습니다. 

 

중간에 쉬는 동안 등산인의 영원한 베프, 봉다리 커피도 따끈하게 한 잔 하고요.

  

정상을 거쳐 바로 아래에 있는 쉼터에서...

 

요런 경치도 감상하면서...

(앞에는 한탄강이고 그 멀리 너머로는 북한의 개성 방향으로 짐작됩니다)

 

덩어리는 팅팅 불었지만 국물은 제법 먹을만했던 오뎅국 타임도 가졌습니다.

 

하산길에는 상고대(인지 눈꽃인지 자세히 안 봐서 잘 모르겠...)도 피었더군요. 

 

정상 부근에서 젊은 친구들 4명을 만났는데, 능선에 오르면서 시야가 트이자 내내 감탄사 연발인 눈치가 겨울산에 처음 온 것 같더군요. 혹시나 해서 아래를 쳐다보니 역시 아이젠 없이 올라왔어요. 마음 속으로, 이 친구들아, 올라갈 땐 천국이지만 내려갈 땐 지옥일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산길에 저 멀리 등 뒤에서 감탄사는 연신 비명소리로 바뀐지 오래이고, 결국 '비료 포대...' 혹은 '우리 언제쯤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소리들도 들리네요...ㅎㅎ 비명소리 사이로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도 함께 섞여있는 것으로 보아 그래도 낙관적이고 유쾌한 청춘은 좋은 것이라는 부러움도 생기더군요.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들 5명과 지리산 갔던 적이 있는데, 분명 저런 기분으로 2박3일을 보냈을 겁니다...^^

 

마무리는 파노라마샷입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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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2 22:15:33

설중산행하시는 분들 보면 참 멋지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풍경도 고즈넉하니 참 아름답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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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22:22:43

재작년 이맘때 한라산에 갔었지요.

올해도 꼭 가고 싶었습니다만 코로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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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22:30:41

 제가 그리는 모습이 그와 같았습니다.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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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1-03-02 22:36:33

음, 비료 포대가 필요한 장면이군요...ㅎㅎ

2021-03-02 22:37:12

멋집니다. 아이젠이 없어서 못가고 있습니다만.

WR
2021-03-02 22:45:18

어릴 때 봤던 한국 영화가 생각납니다.


신성일과 박노식 출연의 액션 영화였는데 막판에 얼음판 위에서 서로 주먹질 하는 장면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한 사람이 새끼줄(어떻게 구했는지는 기억에 안남. 새끼줄인지도 확실하지 않음...)을 발에 묶자 다른 한 사람도 넥타이 풀어서 발에 묶고 서로 드잡이질 하던...

 

좋은 팁 드렸으니 이제 짐 싸시면 됩니다...만...이제 큰 눈 안 오겠죠...

2021-03-03 08:25:36

덕분에 잠시 설중산행 마음으로 그려봤습니다. 

좋은글 멋진 사진 고맙습니다, ^^

WR
2021-03-03 09:39:2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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