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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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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서신애는 시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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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7 02:19:44

수진의 학폭 피해자로 얘기되고 있는 서신애의 최근 인스타그램 글이라는데, 산문시를 읽고 있는 듯 합니다. ^^

제가 인스타는 안해서 서신앵 인스타 링크거 아닌 그 내용이 들어 있는 기사(?)를 연결합니다.

https://m.huffingtonpost.kr/entry/seo-shin-ae_kr_6041651dc5b60208555d5405

그리고 서신애가 최근에 올린 인스타글 전문이라고 합니다.

그대들의 찬란한 봄은 나에게 시린 겨울이었고 혹독하게 긴 밤이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그대의 여름 끝에 나는 왜 여전히 겨울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내 마음에 쌓인 눈을 녹이고 사무치는 존재를 잊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겨울은 혼자 만들어진 것이 아님에도 이겨내기 위해선 늘 혼자만의 조용한 싸움이 필요했다. 내 사람들을 만났고 미뤄왔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따금 창백한 바람이 불어 금이 가긴 해도 이 정도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지나간 계절의 떠올림은 쉽지 않겠지만 보냈던 계절의 장면은 잊히지 않는다. 그 날의 온도, 그 날의 냄새, 그 날의 행동.. 아물지 못해 울컥 멱차오르는 기억들을 애써 묻으며 그대의 계절을 조용히 응원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이기적인지라 그럴 때마다 애써 녹인 눈은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엉망이 되어버린 나의 계절을 원망하기도 했다. 좀 더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 볼걸, 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 볼걸.. 그럴수록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지라 그대들의 계절을 시새움 하게 되더라.

이토록 매서운 겨울은 아름답진 못해도 나의 매화는 추운 겨울의 기운 속에서 맑은 향기를 내었다. 이렇게 무너지기엔 내가 너무 가여웠다. 나의 계절에 햇살을 비춰 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나는 더이상 겨울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다. 빙판길을 깨부수자. 녹일 수 없다면 부숴버리자.

그제야 참으로 길고 긴 겨울밤의 끝에 그동안 알 수 없던 햇살이 옅게 느껴졌다. 주변을 살피니 아직은 날카로운 바람이 흩날려도 녹았던 눈으로 인해 질척이던 땅이 조금씩 굳기 시작한다. 이제 곧 어린 봄의 새싹이 돋아나겠지.

어디선가 여전히 아픈 겨울을 보내고 있을 당신에게 보잘 것 없는 나 역시 당신을 위해 자그마한 햇살을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주길. 당신도 참으로 가슴 저리게 찬란한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기에.


님의 서명
딱히, 그다지 모질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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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7 02:32:16

어느새 서신애양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2021-03-07 03:18:55

(여자) 아이들 정말 좋아하는데... 제발 서수진은 팀에서 탈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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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7 12:11:26

작년에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작가입니다.
http://naver.me/FBwwASgb
https://www.wikitree.co.kr/articles/625535

2021-03-07 08: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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