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아내 생각에 닌텐도 스위치 구입을 포기했는데
스위치를 사려는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몬스터헌터 라이즈...
사실 다른 스위치 게임은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다른 게임은 그냥 피씨랑 엑박시리즈X로 하면 되니까요.
근데 온라인으로는 스위치를 제 가격에 사기가 힘들어서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아내랑 서울에 갔다가 테크노마트를 지나갈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마트에 장보러 가고 저는 게임 매장에 갔죠. 아내한테는 닌텐도 스위치 산다고 말하고요. 아내가 묻더군요.
"집에 겜기 많은데, 그거 꼭 필요한 거야?" 이미 집에 엑시엑에 PC까지 있으니 묻는 거겠죠.
"당연하지. 몬스터헌터 신작이 스위치로만 나온단 말야."
"너 그거 PC로 하잖아." 몬헌 월드 얘기입니다.
"어 근데 PC로는 내년에나 나온대."
"알았어. 그럼 사."
그렇게 게임 매장 올라갔더니 온라인보다 싸더군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시세지만 어쨌든 매장 사장님께 필요한 항목을 얘기합니다. "스위치 동숲 에디션이랑 프로콘 하나랑 젤다 야숨 주세요." "네 XX만원입니다."
결제하려고 카드를 꺼내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난 연말 예구를 통해 엑시엑도 샀고,
올해 시작과 함께 한 200 들여서 게임용 PC도 새로 맞췄는데(이때 3070을 60만원대에 구한 건 천운이었지만요)
생각해 보니 최근 몇 달간 아내는 돈 쓴 게 없습니다. 좋아하는 여행도 코로나 여파로 하나도 못 가고. 그렇다고 홈쇼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옷도 안 사고. 그냥 아끼면서 삽니다.
그제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 씨 이건 아닌 거 같다. 내가 철이 없어도 너무 없구나. 이거 살 돈으로 올해 안으로 어디 제주도 여행이라도 보내 줘야겠다.
그래서 그냥 마트로 내려와서 아내와 합류했습니다. 빈손인 절 보고 아내가 묻습니다.
"뭐야 왜 안 샀어?"
"아, 어... 뭐... 나야 얼마 전에 엑박도 새로 샀고 PC도 샀고... 근데 자기는 뭐 돈 쓴 데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니 미안해서 안 샀지. 그거 살 돈으로 자기 제주도 여행이나 다녀오자. 잘했지? ㅎㅎ 나도 철들었나 봐. ㅎㅎㅎ"
한 3초간 아내가 눈도 깜박 안 하고 제 눈을 가만히 쳐다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지랄한다. 가서 사오기나 해. 귀찮으니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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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큐브 바람의 택트 이후 간만의 젤다는 참 포근한 게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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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행이 해피엔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