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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사는재미] 오밤중에 딸과 단둘이 몰래 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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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18 11:49:49

중1인 큰 딸이 일본 에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합니다.

어릴 땐 포켓몬스터를 좋아했고, 명탐정 코난의 팬이었고, 암살교실도 좋아했습니다.

저번 달에는 귀멸의 칼날을 보고 무척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진격의 거인을 선택하여 지난 주부터 보여줬습니다.

좀 잔인하지만, 그 정도는 소화 가능한 나이가 되었다 판단하여 지난주부터 보여줬습니다.

보는 시간은 엄마와 동생이 잠든 밤 12시쯤부터 새벽2시까지.

아내는 잔인한 것도 싫어하고 애니메이션도 싫어해서 같이 안 보고, 둘째 딸은 아직 어려서 못 보구요.

 

안방에서 아내와 둘째를 재우고 슬며시 나와, 첫째 방에 가서 거실에 만화보러 가자고 데리고 나옵니다.

그러면 딸아이의 눈이 하트로 바뀝니다.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으며 좋아합니다.

 

진격의거인 시즌1은 정말 대단합니다.

다음화가 궁금해서 잠을 못 이룰지경이지요.

(그래서 저는 시즌1만 보고 끊었습니다. 시즌2부터 늘어질 기미가 보여서요.)

제가 느꼈던 감정을 딸아이도 똑같이 느끼네요.

그래서 에렌의 비밀이 풀리는 장면까지 정주행해버렸습니다.

12화정도까지 본 것 같아요.

 

저는 이미 다 본 만화를 다시 보는 거지만, 딸과 함께 비밀스러운 일을 같이 하는 것 같아 그 시간이 즐겁네요.

중간에 제가 꾸벅꾸벅 졸다가 깨서 딸아이 눈을 보면 광채가 번쩍번쩍 납니다.

둘이서 뭐 하나 궁금해서 거실로 나와보는 아내는, 같이 만화보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한 눈으로 혀를 차고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잡니다.

아내가 거실에 나올 때면 딸과 저는 무슨 잔소리라도 들을까 잔뜩 긴장해요. ㅎㅎ

 

이렇게 또 별 거 아니지만 소중한 추억 하나 만듭니다. 

사는 재미가 뭐 이런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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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1-04-18 11:57:40

좋아하는 주제로 함께 할수 있다는거 정말 좋은것 같아요 저도 요즘에 주말에는 아이랑 함께 콘솔게임을 하거나 보드 게임하는데 아이가 주말을 항상 손꼽아 기다리네요

WR
2021-04-18 12:00:50

콘솔 게임도 좋지요.
우리 어릴 때는 이게 뭐라고 어른들이 오락한다고 그렇게 혼내셨는지...
저희 집 꼬맹이들은 레고월드랑 철권 좋아했었습니다.

2021-04-18 12:02:33

부럽습니다. 딸아이가 고1이되니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줄었어요.. ㅜㅡㅜ

WR
2021-04-18 12:08:07

그렇군요.
저도 이렇게 딸과 같이 할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문득문득 들어요.
그래서, 애가 더 크면 그 때는 맥주나 같이 먹을까 계획 중입니다.

2021-04-18 13:50:19

3년이 고비죠. 전 작년에 아들이 성인이 되어서 가끔 한 잔씩 합니다 ㅋ

2021-04-18 12:17:31

저희 남매는 둘이서 진격거 귀멸 하이큐등등 어찌나 재미나게들 보는지...

WR
2021-04-18 12:20:39

하이큐도 재미난 애니메이션인가 보군요.
좋은 정보 하나 얻어갑니다.
저장완료! ㅎㅎㅎ

2021-04-18 12:52:34
아~ 사는 재미^^ 너무너무 보기 좋네요~ 부럽습니다^^
WR
2021-04-18 13:06:15

감사합니다.
별거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
그런 맛으로 사는 거죠. 뭐. ^^

2021-04-18 13:03:15 (94.*.*.237)

일본 애니 소개하시면 토착왜구로 찍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WR
2021-04-18 13:08:17

ㅎㅎㅎ
실제로 그래서 딸아이가 자기가 코난 팬이라는 걸 친구들한테 숨겼다고 그러네요.

저는 괜찮습니다.^^

2021-04-18 13:30:26

그런게 사는 재미이고 돌아보면 멋진 추억 아니겠습니까 따님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고 부럽네요 전 둘째가 딸인데(초6) 아들같아요ㅠㅠ 스킨십 자체를 싫어하고...

WR
2021-04-18 14:23:51

저희 첫째도 중성적인 성격입니다.
반대로 둘째가 여성스럽고 애교 넘쳐요.
첫째 둘째 성격 반대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2021-04-18 13:45:37

이런게 다 정서교육이죠.
따님이 이다음에 성인이 되고나서도
아빠와 함께 애니 보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평생 남을겁니다.

WR
2021-04-18 14:24:34

네, 감사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1
2021-04-18 14:23:22

자녀와 추억쌓기 좋긴 한데 중1이 보기엔 진격의 거인은 아직 이른거 아닌가 생각되네요.

WR
2021-04-18 14:31:29

맞습니다.
시청연령 제한이 15세인가 그럴 거에요.
그런데 애들마다 성장속도가 달라서 부모가 조절하는 융통성 정도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987, 남산의부장들, 국가부도의날 같은 영화도 제한연령에 걸리는데 같이 봤습니다.
딸아이가 관심많은 현대사가 주제라 재밌어 하더군요.

저번달 귀멸의 칼날, 이번 진격의거인도 그래서 같이 봤습니다.
몰래 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2021-04-18 14:24:32

요즘 관심있는 주제(혹은 개념?)가 공감인데

Jin3님 가족&일상관련 글 보면 위 단어가

정말 잘 들어맞는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WR
Updated at 2021-04-18 14:33:13

저는 화이팅바람이님 고기 사진이 부러웠는데... ㅎㅎㅎ

2021-04-18 14:44:13

 진격의 거인은 그냥 보기에는 폭력적이고 잔혹하게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만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와 주체성, 그리고 폭력과 증오의 연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저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꽤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꼭 최근에 나온 분량까지 보시길 권하고(개인적으로 2기, 3기의 완성도와 재미가 1기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봅니다) 이런 얘기도 곁들이면서 따님과 같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ㅎㅎ

WR
Updated at 2021-04-18 14:50:10

오...
그렇군요. 반가운 댓글입니다.
인기있는 일본만화들의 의례적인 분량늘리기가 여기에도 있을 거라 지레 짐작했었는데, 작품완성도가 더 뛰어나다 평하시니 다음 스토리에도 관심이 갑니다.
감사합니다.^^

2021-04-18 15:56:22

2기는 스펙타클한 액션은 없지만 촘촘히 쌓아올라가는 내러티브가 워낙 탁월해서 흥미진진하고, 3기는 그동안 쌓아온 서사를 한방에 폭발시키는 액션이 엄청납니다. 꼭 보세요ㅎㅎ 정말 걸작입니다

2021-04-18 15:31:46

부녀가 함께 뭔가를 공유하는 경험도 소중할거 같아요
우리딸은 오래전부터 웹툰을 봐왔는데 제가 함께 천계영작가 작품이나 뽀짜툰 함께 보니 이야기거리도 많아지고 좋더군요
근데 어느날부터 머뭇거리기 시작하는데 그게 아빠가 이걸 이해할까? 하는 지점이 있는거 같더라구요
쓰머 라던가 타지옥 같은 웹툰이 그것인데 아재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보니까 이야기할 소재는 계속 생겨서 좋더라구요
최근에는 고시생툰 이란걸 자기가 10살때 봤다고 실토? 를 하던데.. 아마도 아빠가 뭐라고 할거 같았었나봅니다 요즘은 스스럼없이 추천을 해주더군요

WR
2021-04-18 16:52:34

저희 딸도 웹툰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웹툰 챙겨보는 게 없어서... ㅎ
저는 아이들 보호를 위한 성인물 제한에 좀 느슨한 편입니다.
우리 클 때도 중학생이면 알 거 다 알면서도 혼날까봐 부모님께는 모르는 척 말 안 했으니까요.
아이가 거부감 느끼지 않는 건 허용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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