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2500년 전의 팬데믹
BC430년 봄, 아테네의 델로스동맹과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벌인 그리스세계의 '대전' 펠로폰네소스 전쟁 2년차가 되던 해입니다.
그런데 스파르타군의 공격을 피해온 피난민들이 바글바글하던 아테네에 굉장히 심각한 전염병이 발생했습니다. 지금도 이 병의 정체가 뭔지 몰라요. 콜레라? 페스트? 장티푸스? 천연두? 코로나? 아니면 이 모든 게 한꺼번에 덮쳤을까요? 몰라요. -_-;;
이 병에 걸리면 기침과 설사, 구토가 차례로 오다가 일주일이면 죽었다고... 아테네 인구의 1/4 정도가 이걸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 팬데믹의 발생 첫해에 희생자가 가장 많았고, 나중에는 약해져서 3,4년 후에는 환자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팬데믹과 에피데믹 모두 그리스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에요. 다만 이 때 팬데믹이란 용어가 처음 나온 건 아닐 겁니다.
그리스어의 '판 πᾶν'은 '모두'이고 데믹은 '데모스 δῆμος' 즉 사람들, 민중 등의 뜻을 가진 단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에피데믹 Epidemic의 그리스어 에피 ἐπί는 영어의 upon 이고, 데믹은 역시 데모스에서 나온 말이구요.
즉 팬데믹은 '모든 사람에게', 에피데믹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질병이란 뜻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하여간 이 병으로 아테네는 타격이 컸어요. 최고의 지도자 페리클레스도 이 병으로 죽어버럈으니까요.
투키디데스는 페리클레스 사후에 아테네 정치를 주도한 포퓰리스트정치가들 때문에 아테네가 패배했다고 믿는 것 같더군요.
현대의 전쟁사가 중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관해 가장 권위있는 도널드 케이건은 그 생각에 반대하지만요.
하여간 포인트는 아테네 역병도 몇 년만에 끝났다는 것!
평생 마스크 쓰고 살아야 하고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안심하세요.
적어도 역사를 보면 안심해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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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코로나확진자중에 입원환자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백신접종이 올해안에 마무리된다고 보면 올하반기부터 각종 해외여행상품이 홈쇼핑에 엄청나게 깔리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