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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야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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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09 09:56:58

80년말 스피커 회사에 개발직 직원으로 면접을 보러갔다 

부사장이 물었다  

"왜 개발부서를 지원했나 ?" 

네,, 어렸을적 부터 만들기를 좋아하고, 특히 스피커에 관심이 많아,  어쩌구 저쩌구,,," 

"됐어 !!  자네는 스피커 영업을 해야돼 ,,,기술 영업 말이지 "  

어떻게 할텐가 영업을 할텐가 ?  자네는 훠스트 임프레이션이 너무 좋아 !!  자네같은 사람은 스피커 영업을  해야돼

 

부사장의 강권에 스피커 영업을 하게 되었다 

롯데파이오니아,아남전자, 태광, 샤프 등  오디오 회사 개발직원과 구매직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오더를 받아오는 일이었다 

사실 영업이라는게 식사대접 술접대, 가 전부인 것이 대다수 영업의 끝이었지만 

나는 업체 사람을 만나면 늘 이태원으로 데리고 갔다 

천호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음악을 좋아 하는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 였기에 이태원은 우리들의 접대장소로  충분했다 

 

이태원 소방서 옆에 "트윌라이트 죤" 이라는 클럽이 있었다 

대부분 양키들이 많았으나  개의치 않고 들어가서 같이 놀았다 

춤추는 곳은 아니고 술을 마시며 음악을 듣는 곳이었는데 보스901 스피커 2조에서 나오는 소리가 굉장히 좋았고 틀어주는 음악이 좋아서 단골 접대 장소가  되었다 

그래서 보스901에 대한 사랑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술을 적당히 마시면 나이트 클럽으로 이동했으나 춤에 약한 업체 사람들은 구경 하는 걸로 만족 했다 

 

결국 스피커 주문은 나한테 몰렸고 영업부장 도 나를 인정했다 

입에서 술냄새가 풀풀나는 나를 보고 영업부장은  회사내 '의무실' 에 가서 한숨 자고 오라고 했다 

영업직원은 밖에 나가서 사우나에서 자는게 보통인데  의무실에서 자는 것은 과장이나 부장이 어쩌다 한번 이용하는  특별한 곳이 였다 

 

의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흰색가운을 입은 간호사를 보자 "헉"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소문은 들은적이 있는데 정말로 빼어난 미모였다 

소라같은 큰 키에 샤론스톤 같은 몸매와 이미지 였다  짧은 쇼커트에  흰목덜미가 멀리서 봐도 눈부실정도 였고 함부로 근접 할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부장한테 열락 받았다고 하면서 

소형냉장고에서 박카스를 커내 주며  맨끝 침대에 커튼을 제끼며 쉬라고 했다 

간단하게 목례만 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잠이 오지를 않았다 

 

커튼을 조금 슬며시 제끼고 간호사가 앉아있는 곳을 바라 보았다 

 꼿꼿하게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  멀리서 봐도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였다 

나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키는데  침이 엉켜서인지 .울대가 출렁거렸고 인기척을 느꼈는지 간호사가 뒤돌아 보며 한마디 했다 

"음악이 시끄러우세요 ?  끌까요?  "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꺼지자 정적이 흘렀다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아 잠시후 나왔다 

 

그리고 몇달후 버스정거장에 서있는데 짚차 한대가 내옆에 서더니 유리창문이 열렸다 

당시에 짚차 유리창문은  수동 핸들 이어서 옆으로 몸을 숙여서 핸들을 돌려야  하는데  기럭지가 짧은 사람은 불가능했다 

 

유리창문이 열리자 낯익은 모습의  간호사 였다 

어디가세요 ? 타세요 했다 

엉겹결에 인사를 하고는 전철역 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려다가 , 

혹시 이태원 아냐고 물어봤다 

호호호 웃으면서 잘안다고 했다 

 

평상시에 입은 하얀 가운이 아니고  ,레인코트를 입고 있었던 간호사는  생긴모습과는 다르게 거화코란도짚차를  거침 없이 몰았다 

브레이크를 잡지 않고 그대로 출렁거리며 달렸다  카세트에서 는  CCR 의  Who'll stop the rain 이 흘러 나왔다  

의무실에서 듣던 테잎 같았다 

 

트윌라니트 죤 에서  안주로 식사하며 맥주를 많이 마셨다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서 대화는 많이 없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이트 클럽으로 이동했다 

간호사는 자리를 잡자 마자 레인코트를 벗고 무대로 나갔다 

 

남들보다 머리가 한뼘 올라온 큰 키에 

흰부라우스에 실크무늬가 싸이트 조명에 빛이 났다 

이윽고 무대 중앙에 자리잡고는 흔들어 대기 시작  하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잠시후 맥주 한모금 마신후 

나도 같이 끼어 들었고 브르스를 같이 추었다 

 

막걸리를 꽉채운  주전자를 걸어두어도  포신은  흔들림이  없었으니  .이심전심이 아니었나 한다 

 

일분 일초도 아까운 우리는 또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그녀는 쉬지 않고 내 위에서  땀을 쏟아내며 계속 밤새도록 달렸다   

날이  밝자  같이 짚차로 이동하여 그녀는 정문을 통과 하였고 나는 회사근처를 두바퀴 빙빙 산책하다가  혼자 들어 갔다 

오전 내내 멍때리다가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코피가 주르르 흘렀다  

코피를 흘린건 내인생 처음 이었다  

 

그리고 2년후 나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백수가 되어 제2의 인생서막이 시작 되게 되었다 

 

    보태기 

 <스피커회사에는 스피커유니트 철판을 절단하는 프레스 공장이 있었는데 

프레스기계에 손가락이나 손목이 절단 되는 안전 사고가 가끔 있었고 그런 일이 발생할때 마다 응급조치하여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이 그녀의 일이 었다는 것을 몇년이 지난후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항상 정문옆에 짚차가 있었는지  ,    

하도 오래된일이라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야생마에   돌격에  속수무책으로 KO 패한 것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거 같다  >

 끝ㅌㅌㅌㅌㅌㅌㅌㅌ

  

 

 

 

 

 

 

16
Comments
2
2021-05-09 09:51:52 (5.*.*.200)

뭔가 좀 더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군요.

WR
2021-05-09 10:08:14

아쉬움이 없어요 다시 한번 읽어 주세요 

2
2021-05-09 09:55:32

다른 게시판에서 뵙겠습니다
글을 아주 잘 쓰시네요 부사장아저씨가 보는 눈이 있네요

WR
2021-05-09 10:09:45

성인 게시판으로 가야 하나요 ? 

실적은 많이 올렸어요  덕분에 님도 보고 

2021-05-09 10:00:32

임호삼 씨.. 여기서 이러시면....
감사합니다!

WR
2021-05-09 10:11:46

아이콘이 기억이 납니다 옆동네  

아 근데 아쉬움이 있네요  기억력이 없어서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요 

2021-05-09 10:11:22

추천을 드려야 뒷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로그인했습니다

WR
2021-05-09 10:13:34

로그인 감사합니다  누구나 있는 비슷한  경험 이겠죠 , 

4
2021-05-09 10:55:52 (223.*.*.69)

다음생에는 '누구나'로 태어나야지

WR
1
2021-05-09 13:13:01

추천한방으로 위로 드립니다 ㅠ

2021-05-09 12:48:04

 뭔가 중간에 세밀한 디테일이 많이 누락된듯 하네요... 그 부분은 따로 어게에서 뵙겠습니당!  

WR
2021-05-09 13:14:15

달리는 말 로 대신하겠습니다 

2021-05-09 12:58:10

보스 901은 세번이나 살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좋을까 하며 고민하며 매번 그냥 보내버렸네요. 이번에 한번 더 보이면 구매해 봐야겠습니다. 301은 버전별로 세번 구매했고 아직도 두조는 가지고 있습니다. 출렁거리며 달리는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네요.ㅎ

WR
2021-05-09 13:17:41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피커의 조건은 오래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색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시스템은 하루종일 들을수 없지만 라디오 에서 나오는 음은 하루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거든요 

그런면에서 보스 901는 장소불문하고 잘 울려주어서 좋아 합니다 

2021-05-09 22:12:17 (180.*.*.31)

필력 여전하시네요
여기서 또 뵈니 반갑습니다~

WR
2021-05-10 04:42:16

뉘신지 모르겠으나  반갑습니다 

옆동네에서 많이 건너 오셨군요 

출근 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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