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남자가 퇴직하고 놀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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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0 16:26:49
주말에 선배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요.
이 양반이 모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몇년 전에 퇴직했거든요. 당시 나이가 50대 중반이었으니 그대로 은퇴하기는 이른 나이였죠. 한 1년 놀다가 재취업을 하긴 했습니다.
집에서 놀 때 처음 한두 달은 형수님께서 잘 해주더랍니다. 그동안 돈 버느라 수고했으니까요. 그게 서너 달이 되고 6개월쯤 되니 눈치가 달라지더라는군요. 저 남자가 왜 아직 여기 있는 거지? 하는 느낌. 기본적으로 집은 형수님의 공간이고 자신은 거기에 끼어든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았답니다. 나중에는 핑계를 만들어 밖으로 나가긴 했는데 시간이 더럽게 안 가더랍니다.
퇴직했던 초기에는 형수님과 여행도 다니면서 놀 생각도 했는데(코로나 발생하기 전 얘기입니다) 형수님 생각은 달랐나 봅니다. 자신은 이미 구축해놓은 사회관계망이 있고 여행을 가도 거기 사람들과 가면 훨씬 재밌는데 뭐하러 남편과 같이 가냐는 거죠.
이미 지나간 일이니 선배도 가볍게 얘기했지만 저는 참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나 저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말이죠.
그래도 우리 마님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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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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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혼 못하기를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