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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안락사 기계를 보고 노인들의 삶의 욕망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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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4 00:07:41

안락사 관련 기계를 보고 댓글로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스스로 들어가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생각이 난 김에 씁니다.  

 

아내가 대학병원 암센터에서 근무를 합니다.   

 

한참 심할땐, 매일 죽어나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죠..  요즘은 호스피스병동이 따로 생겨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그 노인분들의 삶에 대한 욕망이 어마어마합니다.  사실 만큼 사셨는데, 그렇게도 살고 싶으실까

싶은 그 노인네들도..  그렇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병원 특성상, 종교 계열이라서, 타 병원에서 포기하고 안 받아 주는 환자들도 많이 옵니다.  뭐랄까, 타병원은 아무래도 가능성이 아예 없다 싶은 환자는 잘 안 받아 주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병원이라기 보다는 의료 서비스제공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막말로, 돈 안되는 환자 안 받아 줍니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까지 다 받다 보니, 임종이 임박한 환자도 많이 보는데, 정말 그 분들의 삶에 대한 욕망이 정말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걸 나쁘게 볼 수도 없는 일이고, 삶에 대한 욕망은 당연한 것인데, 사실만큼 사셨으니 이제는 포기하시죠 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니,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벽에 똥칠 하면서까지 살고 싶을까 하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라도 살고 싶어합니다. 

 

안락사 기계를 보고 나니 과연 우리나라에 저게 도입되면, 과연 얼마나 쓸까 ? 싶은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와이프와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와이프는 단연코 파리 날릴 거라고 하네요.  아무도 안 쓸거라고... 그 순간이 되면, 백퍼 살고자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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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일 내용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저 기계는 안락사 기계입니다.  

자살용 기계가 아닙니다.  

북유럽이 유일하게 안락사를 허용하는 지역이라서 그 쪽 지역에서 저런 연구가 활발한데,

활발한 만큼, 안락사에 대한 기준이 꽤 까다롭고, 세세하다고 합니다. 

그냥 나 죽을래 하고 죽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님의 서명
- 비아냥, 빈정대지 말고 직접 얼굴 마주보면서 할 수 있는 말만 글로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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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1-05-13 18:38:54

그렇겠죠.
반대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고요.

가끔 (혹은 자주) 죽을때 죽더라도 품위있게 생을 마감하면 좋겠다 생각은 합니다.

10
2021-05-13 18:39:23

삶의 욕망이 크신 분들은 계속 사시면 될 것이고....

삶에 의미가 없어지신 분들은 자살하느니 안락사가 천배 만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신이라 그런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큽니다..

만약 안락사가 허용된다면....남은 여생을 두려움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삶의 질이 엄청 좋아질 듯.....

2
2021-05-13 18:42:21

어떻게든 살고자 하시는 분들이라 병원에 꼭 붙어계시는 거 아닐까요...

놓아버리신 분은 병원에도 안 가실 듯...

WR
1
2021-05-13 18:48:32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의외로 나이 드셔서 갑자기 암진단을 받는 분들이 꽤 됩니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직장 건강검진등을 통해서 정기적인 검진으로 미리 알아내지만,  의외로 나이 드신 분들이 연세 드셔서 갑자기 진단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면,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데, 손도 못 쓸 경우가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치 살았으니 되었다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어떻게든 살려고 합니다.  

2
2021-05-13 18:46:53

존엄사 허용되는 나라들 까다로운 절차 거치고 비용 부담하며 선택하는 이들 있는거 보면 파리 날리진 않을 듯 합니다.
안락사와는 관계 없는 기사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며칠전 본 기사가 떠오르네요. 우울증으로 권총자살 기도를 했지만 살아난, 한쪽 눈을 잃었지만 다시 살아 야구에 전념하기로 한 선수의 사연입니다.
http://m.spotv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419621

2
2021-05-13 18:57:20

병원에 가는것 자체가 삶에 대한 미련일테죠
저는 큰 병 걸리면 그냥 남은 삶 혼자 조용히 마무리 하고 싶어요

WR
1
2021-05-13 19:02:53

병 걸리기 전에 다들 그래요.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아버지 폐암 걸리시고 나니 생각 바뀌더군요. 가족들도 있고 하니 쉬운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1
2021-05-13 19:00:48

자살과 안락사를 굳이 구분해야할까 싶습니다. 그냥 합쳐서 존엄사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인간이 존엄성이 있는 존재라면 본인이 죽음을 선택할 권리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R
2021-05-13 19:04:39

그게 또 종교하고도 관련이 있어서... 세계적으로 안락사도 허용하는 나라가 별로 없는 걸 보면,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합니다.  

1
2021-05-13 19:12:42

 삶에 대한 욕구가 나이와 비례하진 않으니까요. 더이상 삶에 미련이 없거나 사는게 괴로우면 10대도 자살을 하고 반대로 미련이 많으면 100세가 넘어도 하루라도 더 살려고 발버둥 치는거죠

WR
1
2021-05-13 19:26:36

그렇죠. 그러니 우리가 노인분들의 삶에대한 욕구를 함부로 낮춰 보면 안되더라구요.

Updated at 2021-05-13 19:42:27 (49.*.*.25)

 근데 전망좋은 스위스 안락사 비용이 6천만원정도인가더군요ㅠ.ㅠ 돈있어야 존엄사 돈없음 고독사 ;

WR
2021-05-13 19:27:39

후덜덜하군요. 죽는데도 돈이 든다라.. 한편으로 참.. 그렇군요.

2
Updated at 2021-05-14 12:23:56

전 국민학생때부터 이유는 모르겠지만 죽고싶다 생각했고, 어느날 눈뜨면 노인이 되어있기를 바래왔습니다. 어린아이가 삶에 회의 느껴하니 어른들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게 하거나 혹은 죽기전에는 모두 살고싶어하고 네가 잘 몰라서 그런거라 무시당했었죠.

 

하지만 죽게되면 담담히 받아들이겠다 생각하며 살며 나이들어 어느새 중년이 되었지만,

태어났기에 사는거지 꼭 삶에 애착이 있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아내가 제 존재 이유를 주더군요.


4년전쯤 뉴욕출장 갔을때, 30대 회사직원과 둘이 엘리베이터 탔는데, 갑자기 추락,오름을 반복하고 전원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더군요. 그 젊은직원은 비상버튼과 층수버튼 미친듯 누리고 난리가 났는데

전 담담히 서 있었습니다. 큰사고없이 내리게되었고 해당 엘리베이터는 긴급수리를 하게되었습니다.

(나중 안 사실이만, 엘리베이터는 추락시 3~4중 브레이크가 가동되기에 추락사 케이스는 드물다더군요)


사고직후 그 직원이 저에게 그동안 '죽는게 그다지 두렵지는 않다'는 말이 진심이었음을 알고 놀라더군요. 해당직원은 하루종일 다리 후들거림과 심한 두통,구토 등을 하더군요.

 

세상사람 모두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
2021-05-14 00:40:45

무언가 담담하면서도 장시간 생각하신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전 기껏해야 여행다닐 때 유서비슷한거 써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데, 

아직 잘모르겠네요. 엘리베이터안의 비슷한 상황이면 저도 심히 동요했을 수

있을 듯합니다.

3
2021-05-13 19:38:43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면 그냥 들어가겠습니다.

육신의 죽음이 모든 것이 끝나는게 아니라는 걸 여러 깨치신 분들의 말씀을 빌어 

이성적으로나마 이해를 하고 있고 또 종교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 몸뚱아리를 기준으로 한 삶에 대해서는 큰 미련이 없어서 

더이상 나아질 가망성이 없다면 여러 사람 고생시킬 필요 없이 그냥 들어가겠습니다.

2
2021-05-13 19:45:12

수요가 적을지 몰라도 저는 국내도 꽤 있다고 봅니다.

2
2021-05-13 23:29:46

삶의 마지막 자락에 있는 분들 많이 겪어 봤어요..
존엄사니 안락사니 아무말 잔치 찧고 빻고 하는 쿨타임이 돌때마다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니들 2리터도 안되는 머리로 생명의 결과를 논하지 마라"입니다..

그런 생각들이 모이면 홀로코스트가 되는 것이지요..
누구나 생명은 개별적인 것입니다..자기 목숨이
"야 저거 좋겠다"로 결정되면 안되지요..

WR
1
2021-05-13 23:58:39

공감합니다.   다들 그 상황에 닥쳐 보지 않으시고,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써 본 글인데, 사이다성 발언으로 제가 다 속이 후련하네요. 

1
2021-05-14 00:04:38 (211.*.*.222)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 사람이 스스로를 다 알지 못하더라고요.. 때에 따라 생각지 않게 변하고요.. 나는 노년에 어떤 생각을 하며 살게될까.. 일기라도 쓰며 지금 내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볼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WR
1
2021-05-14 00:11:31

죽음에 대해서 나는 미래에 이렇게 해야지 라는 생각은 한 낱 인간으로서 갖는 참으로 허망하고 허무한 소망이었다는 것을 죽음이 임박하면 알게 될 겁니다.  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암병동에서 일하는 아내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얼마나 철없는 생각인지 많이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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