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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우편함 잠금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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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5 20:58:40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공동현관 안쪽으로 그 라인 세대 전체의 우편함이 오와열을 잘 맞춰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리고 학교를 다녀오거나 외출 후 집에 들어가면서 그 우편함에 들어있는 각종 우편물들을 꺼내어 가는 것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죠.

 

아마 아파트 생활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저와 같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근데.. 제가 프렌즈와 빅뱅이론을 다시 보면서 새롭게 눈에 들어왔던 것이 바로 이 아파트의 우편함입니다.

 

이 드라마들의 등장인물들이 우편물을 찾을 때 항상 열쇠를 이용해서 우편함을 열고 자신의 우편물을 꺼내는 장면 때문이죠.

 

저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아파트를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데.. 이 우편함 잠금장치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아온 아파트 거주민들 중 이 잠금장치를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잠금장치가 있기는 있습니다만.. 그것을 사용해 본 사람이 아마 전국에서 손에 꼽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뿐 만이 아닙니다.

 

제가 다닌 직장이 위치한 빌딩의 우편함도 잠금장치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요..

 

잠금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열에 아홉은 그 열쇠가 꽂힌 상태 그대로 우편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편함에 열쇠가 꽂혀있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했을 거에요 다들...

 

유럽에서 온 지인이 저희 사무실에 온 적이 있는데, 우편함을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아니 왜 열쇠를 잠그지도 않고 그대로 사용하느냐고..

 

우편물 분실할 수 있으니 꼭 잠그라고 충고하더라구요.

 

잉? 하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네 하하 하고 넘겼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여태까지 우편물 분실한 적이 없었거든요.. 단 한번도..

 

혹여나 저희 우편함으로 잘못 배달된 우편물이 있으면 올바른 주소의 우편함으로 넣어주는 친절함까지 있는 것이 우리 한국인의 멋진 문화 아닙니까?

 

근데, 그 지인의 말을 듣고 보니 프렌즈나 빅뱅이론에서 우편함을 열쇠로 열고 우편물을 찾아가는 것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유럽, 그리고 그 유럽에서 건너간 미국의 문화에서는 우편물은 훔쳐갈 만한, 상당히 가치있는 재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우편물의 분실이 아주 다발하기 때문에 잠금장치를 통해 우편물을 지켜야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네요.

 

살아오면서 우편물 분실을 딱 한 번 경험했는데, 우체국 EMS를 통해 프랑스로 보냈던 소포가 분실되었던 사건입니다.

 

수령인이 받지도 못했는데, 그 배달원이 자기가 서명을 해버리고 송달완료라고 처리해버렸더군요.

 

추적을 통해 나중에 배상을 받기는 했는데, 프랑스 지인에게 들어보니 분실이 아주 다발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우체국은 진짜 대단한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집배원 분들과 택배 기사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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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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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5 21:07:44

유럽의 경우는 잘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USPS(우체국)에서 오는 택배도 부피가 작은 것은 우편함에 넣어두고, 우편함에 들어가지 않는 것만 문 앞에 두고 가더라고요. 신용카드도 대부분 우편함으로 배달됩니다. 이런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WR
2021-06-15 21:13:31

아.. 신용카드를 우편함에 넣는군요..

 

경비실도 없는 아파트가 정말 많던데.. 그냥 뜯고 가져갈 수도 있잖아요..

 

이건 좀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Updated at 2021-06-15 21:28:07

그래도 생각보다 큰 문제는 없는 것이, 신용카드가 자주 오는 물건도 아니고 수많은 스팸 편지봉투 사이에 섞여서 오거든요. 보통 일반 편지봉투로 오는데 발송 주소만 있고 카드회사 이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여간해서는 알아보기 힘듭니다. 물론 분실사고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만 문제가 자주 있다면 카드회사들에서 발송 시스템을 진작 바꿨을 거예요^^

 

아참, 신용카드 말고도 운전면허증 같은 중요서류도 대부분 일반 우편으로 옵니다 ㅎㅎ 여기도 등기우편 개념이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보편적으로 쓰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WR
2021-06-15 21:39:15

열쇠로 잠글만 하네요...

2
2021-06-15 21:24:00

우편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좀 옛날 영화나 소설보면 퇴직 군인 연금 같은 것을 우편으로 혹은 사서함으로 받거나 해서 추적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WR
2021-06-15 21:40:18

저희도 짧게나마 사용하긴 했었는데 말입니다..

 

확실히 문화의 차이인 거 같기는 합니다.

2021-06-16 02:58:52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정부나 회사에서 고객에게 (환불 등의 이유로) 돈을 보내야할 때 수표를 우편으로 보내더군요. 물론 범죄이긴 하지만 그런 우편물을 누가 중간에 들고 가서 써버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편물 수취자의 몫이니깐요.

1
2021-06-15 21:47:00

윗분들 말씀대로 우리보다 오랜 기간 우편제도를 이용하면서, 연금같은 것 우편환이나

(신용카드 이전부터 보편화된) 수표(Check)를 보내는 경우도 많고하니 그런 것 같습니다.

 

예전 어학연수 시절 현지에 오래 있던 유학생들 보면 아예 우체국에 개인 사서함 (PO Box)를

개설해서 이용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WR
2021-06-15 21:54:41

아무래도 아래 ori9님의 말씀대로 주택가의 우편함은 잠금장치가 없는 걸 보면 공동주택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이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1
2021-06-15 21:50:51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미국에서 정부 관련 중요한 서류는 모두 우편으로 보냅니다. 페덱스도 아니고 보통 편지로요. 그래서 남의 우편물을 가져가는 행위는 연방범죄라고 하더군요. 근데 또 주택가에서는 대부분 잠금장치 없는 편지함을 쓰더군요.

WR
1
2021-06-15 21:52:28

공동 주택에 대한 신뢰도가 우리보다 매우 떨어진다는 문화적인 차이가 큰 이유인 듯 합니다.

1
2021-06-15 21:59:42

일리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파트는 임시주거라는 이미지가 강하죠. 대도시 도심은 그렇지 않지만, 그쪽은 치안이 더 안 좋으니...

1
2021-06-15 23:03:55

영국의 연대기 작가인 콜린 윌슨의 살인의 철학에 의하면, 당시 유럽의 우체부들이 강력범죄의 타겟이 되었다더군요.
교통 발달이 안되었고, 은행이 없었던 시절에 귀금속과 금전을 배달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 바로 오늘날 우체국이었기에 범죄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이 후의 국가이니 세대가 다르지않나... 그리 생각합니다.

1
2021-06-15 23:57:54

일본에서도 우편함이 무척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특이한건 우체부 아저씨가 우편물 넣을땐 공동현관바깥쪽에서 넣고 입주민들은 안쪽에서 열쇠로 열고 자기 우편을 챙기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한국에서 살때처럼 우편함에 별로 신경 안쓰다가 한달만에 우편함 열었더니 엄청 중요한 우편물들이 그득하더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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