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우편함 잠금장치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공동현관 안쪽으로 그 라인 세대 전체의 우편함이 오와열을 잘 맞춰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리고 학교를 다녀오거나 외출 후 집에 들어가면서 그 우편함에 들어있는 각종 우편물들을 꺼내어 가는 것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죠.
아마 아파트 생활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저와 같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근데.. 제가 프렌즈와 빅뱅이론을 다시 보면서 새롭게 눈에 들어왔던 것이 바로 이 아파트의 우편함입니다.
이 드라마들의 등장인물들이 우편물을 찾을 때 항상 열쇠를 이용해서 우편함을 열고 자신의 우편물을 꺼내는 장면 때문이죠.
저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아파트를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데.. 이 우편함 잠금장치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아온 아파트 거주민들 중 이 잠금장치를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잠금장치가 있기는 있습니다만.. 그것을 사용해 본 사람이 아마 전국에서 손에 꼽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뿐 만이 아닙니다.
제가 다닌 직장이 위치한 빌딩의 우편함도 잠금장치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요..
잠금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열에 아홉은 그 열쇠가 꽂힌 상태 그대로 우편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편함에 열쇠가 꽂혀있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했을 거에요 다들...
유럽에서 온 지인이 저희 사무실에 온 적이 있는데, 우편함을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아니 왜 열쇠를 잠그지도 않고 그대로 사용하느냐고..
우편물 분실할 수 있으니 꼭 잠그라고 충고하더라구요.
잉? 하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네 하하 하고 넘겼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여태까지 우편물 분실한 적이 없었거든요.. 단 한번도..
혹여나 저희 우편함으로 잘못 배달된 우편물이 있으면 올바른 주소의 우편함으로 넣어주는 친절함까지 있는 것이 우리 한국인의 멋진 문화 아닙니까?
근데, 그 지인의 말을 듣고 보니 프렌즈나 빅뱅이론에서 우편함을 열쇠로 열고 우편물을 찾아가는 것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유럽, 그리고 그 유럽에서 건너간 미국의 문화에서는 우편물은 훔쳐갈 만한, 상당히 가치있는 재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우편물의 분실이 아주 다발하기 때문에 잠금장치를 통해 우편물을 지켜야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네요.
살아오면서 우편물 분실을 딱 한 번 경험했는데, 우체국 EMS를 통해 프랑스로 보냈던 소포가 분실되었던 사건입니다.
수령인이 받지도 못했는데, 그 배달원이 자기가 서명을 해버리고 송달완료라고 처리해버렸더군요.
추적을 통해 나중에 배상을 받기는 했는데, 프랑스 지인에게 들어보니 분실이 아주 다발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우체국은 진짜 대단한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집배원 분들과 택배 기사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글쓰기 |
유럽의 경우는 잘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USPS(우체국)에서 오는 택배도 부피가 작은 것은 우편함에 넣어두고, 우편함에 들어가지 않는 것만 문 앞에 두고 가더라고요. 신용카드도 대부분 우편함으로 배달됩니다. 이런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