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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오랜만에 파산자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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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11:34:01 (222.*.*.39)

이제 딱 파산 신청한지 1년 됐습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이혼, 집 경매, 폐업, 재판, 새로운 직장 생활 등등등

그리고 제일 힘든 돈문제.

제일 친했던 사람들과 돈문제가 생겨 버리니 멘탈이 아주 그냥 나갑니다.

그분들께 그 미안함을 글이나 말로는 표현이 안되죠.

그래도 조금씩 갚고는 있지만 기약없는 시간이네요.

집은 경매로 넘어가버려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월세집을 알아보는중입니다.

아들 두넘과 셋이서 살려고 하니 방은 두개는 있어야 하는데 뜻대로 되는건 없네요.

새직장은 이제 적응 다하고 내근 일은 월급으로 받고 외근 영업은 수당으로 받고.

어찌어찌 월 700정도라는 적은 금액이 아닌걸 받고는 있는데

빚 갚는데 500정도 나가고 나머지로 살아갈려니 버겁고 고되네요.

아직 2년은 이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제일 힘든건 몰론 돈입니다.

이건 제가 어떻게 한순간에 해결할 방법이 로또 말곤 없습니다.

그냥 받아드려야 할 부분이죠.

그런데 못지 않은 힘듬이 외로움입니다. 전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는데

돈문제가 저의 기본적인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라 어느 누구와도

힘든 상황이나 괴로움을 나눌 수가 없습니다. 혹여나 그 힘듬을 나누자고 하는

뉘앙스로 비춰질까봐 두렵습니다.

아예 말을 못하는 상황이죠. 뻔하니까. 그러다 보니 대인기피가 이런건가. 싶어요

누구와도 속 얘기를 못하니.

매일밤 새벽 2시정도까지 애들 자는거 보고 옛 영화나 드라마 보는게 삶의 큰 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시간은 다른 걸 생각 안하고 그냥 머릴 비울수가 있더라구요.

 

사채로 하루하루 시달리던 시절에 비하면 분명히 마음은 편해 졌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강도만큼 압박감은 여전합니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 그냥 안면몰수 하고 다 파산채권으로 올려버리고 배째라고 했었으면 이 압박에서 벗어났을까.

아니. 그러진 못했을겁니다. 그래도 힘들었을테고 저는 더러운 배신자로 낙인 찍혔을꺼라 봅니다. 

그래. 사람이라도 잃지 말자. 이시간만 지나면 그 자리로 돌아간다. 버티자.

일년 지나보니 그래도 목구멍에 숨이라도 들어오지 않느냐. 꺼억꺼억 하던때를 생각해 봐라.

그런 맘입니다.

 

지금 이순간도 여러가지 선택을 해야합니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시는 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할 고통의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이 매일매일

저를 누릅니다. 한달에 오백만원이라는 금액을 갚아도 처리가 안되는 부채와 상황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을 해야하는 시간.

그 거짓말을 믿고 알겠다며 냉담한 기운을 남기며 전화를 끊는 사람들. 

과연 믿어준건지. 알면서 그러는건지. 

 

이런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 

다들 얘기하듯이 시간만이 답인건 아는데 솔직히 그건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를꺼라고요.

그 시간이 흘러가는게

비수처럼 가슴을 후비고 또 후비는 과정이란걸요. 지나고 나면 다 쉽죠.

이글을 쓰는 이시간 조차 그 비수가 또 가슴으로 들어옵니다. 

다 제 잘못에 대한 벌이고 값을 치룬다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시간이 해결해 주는거니까요.

 

어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시작되었죠. 비슷한 느낌의 라켓소년단도 봤습니다.

담담하게 악인이 없는 이상을 보여주는.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사람들과 세상과 어울리고 싶다란 생각이 깊게 듭니다.

아들 두넘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드리고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네요.

두렵고 혼란스러울텐데. 미안하고 또 미안하네요.

 

주절주절 했네요.

견디고 버티고 살아가겠습니다.

좋은 글도 아니고 기분 좋은 글도 아니고 재밌는 글도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어딘가 풀지 않으면 미쳐 돌아버릴것 같은 못난 남자의 한숨이라 생각해 주세요.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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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2021-06-18 11:38:57 (39.*.*.50)

진솔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잘하고 계십니다. 저도 혼자 두 딸 키웁니다.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아이들이 있어 포기는 안하게 되네요. ㅎㅎ 잘 되실겁니다.

WR
2021-06-18 11:41:29 (222.*.*.39)

아이고. 따님을 둘씩이나. 상상이 안되네요. 아들래미들도 쉬운게 아닌데. 

2021-06-18 11:39:30

 힘내셔요. 열심히 버티시면 좋은 날 올 거에요!

5
2021-06-18 11:40:15

잘하고 계신 겁니다.
이렇게라도 풀어야죠.
꾸역꾸역 버티고 막아내는 게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일인지 아는 분들은 압니다.
그 어려운 걸 잘 해내고 계신 거니 시간은 걸릴 지언정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1
2021-06-18 11:43:40

 할수 있는 일부터 차근 차근 해결해 나가시다 보면 마음의 평안을 얻어가실거라 생각합니다. 응원드립니다!

2021-06-18 11:43:46

예전에 치킨먹고 싶어하는 아드님 글 올리신 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2년뒤 더 나아진다는 희망이 있다면 두 아드님들 생각해서라도 굳건하게 버텨주세요 옛말 하시면서 회상할 날이 올겁니다.

2021-06-18 11:46:39

이렇게 글로 풀어나가면 좀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지요. 

응원합니다. 

2021-06-18 11:53:30

옆에 계시고 아는분이라면 마음으로라도 의지가 되고싶어지네요...하 글을 참 담담하게 쓰셨다..

10
2021-06-18 11:53:48

정말 너무나 열심히 살고 계시네요. 그 삶을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힘 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그로 인해 좋은 날 빨리 맞으시기를 또한 바라겠습니다.  두 아드님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난관도 잘 이겨나가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날 것 같습니다. 화이팅!!

4
2021-06-18 12:00:56

저도 여기에 응원드립니다.

부채에 쫒기고 남은건 전부 저한테 돌아왔어도

이겨내던 아버질 기억하고 웃었습니다.

도망친다고 운다고 해결되지 않는 다는걸 일찍 알았어요. 

2021-06-18 12:02:06

그 상황에도 웃으실 수 있었던 앙코르님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7
2021-06-18 11:57:00

많이 힘드시기는 하겠지만
저에게는 새 직장에 적응하시고 월 2백은 들어온다는 게 희망으로 보입니다

저는 1년 가까이 백수로 살다가 겨우 잡은 직장이 스트레스 이빠이 주는데도 월급이 2백이 안 되거든요 ^^;;

예전에 쓰신 글도 봤는데
제가 뭘 몰라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좋아지고 있으시구나 나아지고 있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글 쓰신 분도 예전 글 보시면
아 그래도 그때보다는 지금이 낫지라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앞으로 더더욱 나아져서
마음으로만 응원하고 있지만
응원하는 분들이 같이 기분 좋아졌으면 합니다

그러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3
2021-06-18 11:57:07

너무 힘드실텐데 끝까지 책임감으로 버티시는게 진심으로 훌륭하시고 대단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지인분들도 알아주실겁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길면서도 또 훌쩍 지나가버릴수 있는 시간이니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응원드리고 싶습니다.

Updated at 2021-06-18 12:05:35

아이들이 아빠 표정이 어두우면 눈치 보고 더 불안할 수 있으니, 힘드셔도 아이들 앞에서는 가급적 밝은 모습 자신감 있는 모습 보여주시고 희망적인 얘기만 해 주세요.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지나보면 별것 아닌데 그 시간을 온전히 헤쳐나가는 그 순간순간들은 너무 고통스런 일이죠. 잘 하시리라 믿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3
2021-06-18 12:00:29

듈러대는 통화를 거듭하면 자신도 자신을 모르게 될 수 있잖아요. 여기에라도 자주 이야기 쓰세요.
글을 쓰시면서 생각이 명료해지고 정리되는 게 보입니다. 화이팅!

7
Updated at 2021-06-18 12:22:38
뉘신지는 모르지만 양심적이고 책임감도 강하시네요.
잘 이겨내시리라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저는 지인에게 돈빌려준 뒤,  처음엔 미안하다 갚겠다하던것이 욕과 비아냥 등으로 바뀌는 것을 겪고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급기야 파산하면 갚지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갚을 생각가진 것을 고마워하라해서 기가막혀
지금 어찌할까 고민중입니다. 물론 3년넘게 한푼도 갚지않았고요.

제 최근경험으로 지인돈빌리거나 파산하는 분들에 대한 감정이 별로 안 좋은데
모두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이 글쓰신분 보니 드네요.
WR
13
Updated at 2021-06-18 12:07:16 (222.*.*.39)

울컥울컥 합니다. 맞습니다. 도망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순간의 고통이 조금씩이나마 들어진다는걸 이미 경험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어떨때 이미 도망가 있는 제가 보입니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스스로가 원망스러운지 모릅니다. 평소에..몇년전에만 해도 그런 순간을 이기는건 별꺼 아니고 그렇게 이겨 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이기는 싸움만 했었다 싶네요. 지금은 대부분 지는 싸움 뿐이고 그 게 싫어 도망가 있는 제가 보입니다. 하아. 감사합니다. 도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그 속에서 견뎌야죠. 

2021-06-18 12:18:09

마음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쌓여계셨을까요,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2021-06-18 12:24:04

 앞으로 나아 가시는 길에 큰 걸음에 잠깐 휘청이다가 다시 중심 잡는 시기로 보입니다.  큰 통의 물처럼 출렁 출렁 바로 잔잔해지진 않죠.  잘 이겨 내시고 있으시네여.

 

응원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렇게 담담히 글로 이야기로 푸세여.  

 

참 어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화 보시면서 몇 번을 웃으셨나 모르겠네여.  전 2-3번은 킥킥 대고 웃었습니다.   

 

1. 민하샘 혼자서 스테이크 2인분 먹는... 

 

2 조정석이랑 정경호랑 베게 싸움 하는데....조정석이 간지러움 태울때마다 주저 앉는 정경호 

 

3. 우주....코 벌렁 거리며 자던.....

 

웃길 때.. 마음껏 ㅋㅋ 대고 웃는 것도 좋아여.

2021-06-18 12:50:32

글읽다가 저도 모르게 울컥 울컥하네요~

앞으로의 좋은일들과 아이들을 위해서 힘내세요~

2021-06-18 12:56:22

 응원 합니다

든든한 아들 보면서 힘내세요

500만원씩이나 갚으실려면

몸이 그만큼 혹사 당하는데

건강도 유의 하시면서 일어 서시길 바랍니다

2021-06-18 12:56:25

남의 일이 아닌거 같아서 읽기가 어려운...

2021-06-18 12:56:54

그래도 월700 받을수 있는 직장이 있으니 다행인거죠! 어느 한분야의 전문가이신가 봅니다. 힘내세요!

2021-06-18 12:59:55

2년 어떻게든 지나갈 것이고,
두 아들도 열심히 살아가시는 아빠 모습 보고 씩씩하게 자랄겁니다.

2021-06-18 13:01:48

지금 인생에 그리고 미래에 더 행복하길 바라며 언제나 응원합니다

2021-06-18 13:11:16

그 심정이 어떤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버티고 계시네요…ㅠ.ㅠ
힘내시라는 말이 사치로 들릴정도로 마음이 힘드시겠습니다….
그래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진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속도는 너무 느리지만요….잘 버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힘드실때마다 글 올려주세요~
그러라고 있는 차한잔게시판입니다~

1
2021-06-18 13:11:57

제가 할수 있는 일은 추천과 응원밖에 없네요.
저도 혼자 아들래미 둘 키웠습니다.
그 심정 십분 공감하는데, 심지어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한다니 저는 감히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세요.
반드시 좋은 날이 올겁니다.
익명님을 믿고, 응원합니다.

2021-06-18 13:13:02

애들 생각해서라도 건강은 꼭 챙기십시요.

2021-06-18 13:16:15

잘 견뎌주셔서 고맙습니다. 

WR
2021-06-18 13:17:08 (222.*.*.39)

건강이 걱정되긴 합니다. 식사를 잘 못합니다. 아침, 점심 안먹고 저녁만 두번 먹습니다. 속 다버렸죠. 원래 식도염으로 고생인데 약먹은지 10년이 넘어요. 저녁에도 뭘 먹기만 하면 음식물과 함께 트럼하면 올라오고. 살이 빠지니 근력도 빠져서 라면이나 과장 봉지를 중앙으로 따지를 못하네요. 잠도 푹 자고 싶은데 2..3시간 이상을 달아 자지를 못하네요. 자다깨고자다깨고. 생각이 많아서 그렇죠 뭐.

2021-06-18 13:31:28

저는 .. 글 내용 정도의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 

그래도 어떤 심정 이실지 이해가 되는 경험과 과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후유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고..

이런게 살아가는 거 겠지 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건 그저 생각일 뿐이죠

현실은 매우 치열하고 훨씬더 비참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일이 있으시고 빚도 갚아 나가고 계시니 이제 점점 더 좋아 지실 일만 남았다고

보여지네요~~ 화이팅 하시고 

전과는 같지 않겠지만, 다시 웃는 날이 속히 오게 되시길 바래 봅니다.

2021-06-18 13:28:22 (222.*.*.29)

 힘내세요. 저도 비슷한 나락벗어난지 10여년 지났네요. 너 나한테 왜그래 해보자는거야 라고 허공에 일갈했던 기억이 납니다. 버티시다 보면 다 지나갑니다.

2021-06-18 13:29:00

 힘내세요... 인생에는 돈보다 중요한게 많습니다^^

두 아드님도 있고... 

2년후에는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길바라겠습니다 ^^

 

 

2021-06-18 13:29:23

대단하시고 참 잘하고 계십니다. 아드님이 나중에 참 자랑스러운 아버지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아들들 생각해서 기운내시고 항상 건강 챙기세요~~

Updated at 2021-06-18 13:46:49

하고싶은말 댓글달려고 로그인했네요. 

여러 사연이 있겠지만 의무에 너무 매달리지마세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면

사회통념은 버리는게 낫습니다.

모든 소득은 본인가족을 위해 사용하시고 (이사를 해야죠. 리셋)

최대한  안정을 이룬다음 사회적 책임을 다하시면 됩니다.

내가 깨지고 가족이 깨지면 사회적채임,약속도 이룰수 없습니다.

모라토리엄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가족을 위해 최선ㅇ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유일한 책임과 의무는 가정에만 유효하니까요.

 

 

(남는 200으로 산다고 하는데 한가정이 이 시대에 불가능한 금액입니다)

2021-06-18 13:56:43

저도 두 아들 키우고 있는 입장이지만 얼마나 힘드실지 가늠할 수 없네요. 꼭 건강생각하시면서 일하시길 바랍니다.

Updated at 2021-06-18 20:39:27

대단하십니다. 감히 가늠이 안됩니다. 파산채권 안하시고 꿋꿋하게 버틴 시간들은

나중에 곱절로 꼭 돌려 받으실 겁니다.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이팅 입니다. 

2021-06-18 14:01:18

 조용히 추천 드립니다.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1
2021-06-18 15:23:03

 훌륭하십니다!

근처에 계시면 그저 말없이 소주라도 한잔 따라 드리고 싶네요.

건강 하십시요.

건강만 하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습니다.

2021-06-18 15:29:08

힘드실때 글 올려주시고 힘 받아 가세요! 건강 챙기시고 시간 지나면 분명 좋은날 올겁니다!! 화이팅!!

2021-06-18 16:50:45

 제일먼저 건강을 챙기십시요

건강해야 모든걸 얻을수 있습니다.

두아이를 위해서 참고 참아야 합니다.

남의일 같지 않아 로그인 했습니다.

 

WR
2021-06-18 16:55:39 (222.*.*.39)

지금도 전전긍긍하고 있는거 하나만 말씀드릴께요. 집이 경매로 날아가고 월세방을 하나 구할려고 합니다. 현직장 대표님이 제 사정을 알고 얼마전에 보증금 2천정도는 되야 3명 살 월세방이 구해질테니 그돈을 빌려준다고 하시네요.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당연히 고맙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말을 저는 지금 당장 해야합니다. 그래야 대표님도 준비해서 저에게 줄 수 있을테고요. 근데 이말을 못하겠습니다. 돈 얘기를 어렵게 할 분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굳어져있습니다. 제가 파산관제변호사 비용을 부탁 했을때도 결국 빌려주기는 했지만 그과정이 참 어려웠고 수당을 받을 때도 당연히 제가 일한 거에 대한 댓가 인데 받을때 마다 고난이 있죠. 

이러니 지금도 그 고난에서 도망치고 싶은거죠. 말을 못꺼내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때 말을 못 꺼내면 그 숨통이 끊어지는 지경에 이르러야 숨을 쉬어야 하니 말을 꺼내는.... 이런게 너무 힘듭니다.

2021-06-18 23:32:29 (1.*.*.5)

이십여년쯤 전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지라 남 일 같지가 않아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그때는 이 세상에 제일 부러운 사람이 빚없이 사는 사람이었어요. 

급전을 구하느라 정신없이 돌아다닐 때 돈을 빌려주던 누군가가 해준 이야기도 잊혀지지 않아요. 

언젠가 다시 좋은 날이 올거라고. 기운내라고 해줬었거든요. 

그땐 그 말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결국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깊은 바닥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더라구요. 비록 많은 세월이 걸리기는 했지만. 

길고 긴 세월을 돌아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을 때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모든 빚을 다 청산했을 때 통장을 하염없이 쳐다봤던 때의 감정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도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때가 오실겁니다.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시면 됩니다. 부디 힘 내시고 건강하십시오.

WR
2021-06-19 00:04:37 (123.*.*.60)

고맙습니다. 20년전의 일이라니 그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시는 지도 대단하십니다. 저는 이제 한달전의 제 심리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제 이성이 그걸 강제 삭제하는것 같아요. 기억하기 싫은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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