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음악] 필청의 록/메탈 음반들(2):1990년대
1부에 이어서 이번에는 90년대 발매된 앨범 중에 꼭 들어야 할 음반들을 골라 보았습니다. 저의 선택과 <죽기 전에 들어야 할 앨범 1001>의 저자의 선택이 동일한 결과인 앨범만을 선택하였는데요. 그래서인지 80년대와 비교하면 몇배 많은 명반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버렸습니다.
고르는건 어렵지 않지만 빼는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요. 저도 20~30대때는 글이 쓸데없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힘을 빼고 간결하게 쓰는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에는 90년대를 휩쓸었던 얼터너티브 록의 반향을 증명하듯 여러 얼터너티브 록 앨범들이 들어 있는데요. 하나 하나 그만한 가치들이 있는 음반들이니,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blood sugar sex magic, 1991
우리나라에 처음 발매되었던 당시에는 금지곡들이 제법 있었던 기억인데요. RHCP라는 밴드가 한단계 높은 경지로 올라섰음을 온 세상에 알리는 기념비적인 앨범이자, 펑크 록의 손꼽는 명반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다섯번째 앨범인 이 음반의 어마어마한 성공에 위축된 존 프루시안테가 한동안 밴드를 떠나게 된것은 아쉬운 점이라 하겠네요.
5집의 대표적인 싱글입니다. 열심히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마성의 펑키 리듬을 만끽할수 있습니다.
dirt, 1992
90년대 시애틀 그런지 록을 대표하는 밴드중 하나인 앨리스 인 체인스의 두번째 앨범이자, 제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음반입니다. 펄 잼의 하드록에 가까운 사운드보다 보다 헤비한 사운드 위에 얹힌 레인 스탤리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했었죠. 제게는 무덤까지 가져갈 앨범으로 다섯손가락에 꼽습니다.
앨범 최고의 트랙으로, 레인 스탤리의 주술적이면서도 파워풀한 보컬을 느끼실수 있습니다.
grace, 1994
90년대뿐 아니라 록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데뷔 앨범이기도 한데요. 원래는 두번째 앨범이 곧 나올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익사 사고로 불과 서른의 나이에 제프 버클리가 사망했기에 유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싱어 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이며 기타리스트로도 각광받던 젊은 뮤지션의 요절이었기에 음악계의 큰 손실로 기억된 사건이었죠.
오늘같은 밤에 그의 <lilac wine>을 들으니 다시금 그리움이 솟아오르네요.
mellon colllie & the infinite sadness, 1995
케이블 방송이 시작된 1995년에 발매된 스매싱 펌킨스의 세번째 앨범입니다. 밴드를 대표하는 앨범이자 90년대를 대표할 만한 음반이기도 한데요. 전작이 빌리 코건이 드러머를 데려다 놓고 사실상 혼자 만든거나 다름없었다면, 이번 앨범은 전작의 성공으로 비롯된 충분한 예산과 시간 아래 멤버들이 모두 참여하여 만들수 있었기에, 한층 진일보한 음악성을 들려주었습니다.
이 곡은 당시 엠넷이나 KMTV등 음악방송을 틀면 엄청 자주 나오곤 해서, 앨범을 사기도 전에 알게 된 곡이기도 합니다. 결국 밴드의 최고 히트곡으로 남았죠.
nevermind, 1991
아무리 이 앨범을 제외하려 해도, 90년대 음악사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음반이기에 도저히 그럴수 없었습니다. 이른바 그런지 밴드의 어마어마한 성공과 함께, 커트 코베인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의 등장을 알린 전설적인 앨범으로 남았죠.
오늘 조조로 블랙 위도우를 봤는데요. 이 곡이 리메이크되어서 삽입되었더군요. 90년대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으로 남아 지금도 어디선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ok computer, 1997
라디오헤드의 대표적인 앨범이자 밴드 최고의 명반으로 일컬어지는 걸작 앨범입니다. 다소 난해한 컨셉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천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는데요. 이런 비평적, 상업적 성공으로 비틀즈의 페퍼 상사, 핑플의 달의 어두운 면 앨범과 함께 중요한 컨셉 앨범으로 거론될 만큼, 90년대가 남긴 찬란한 유산이라 하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혹자는 라디오헤드의 <보헤미안 랩소디>라고도 하더군요.
out of time, 1991
(벌써 이 리스트에서만 세번째 1991년 발매된 앨범이 나왔는데요. 1991년과 관련해서는 제가 따로 쓴 글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18455837&sca=&sfl=wr_subject&stx=1991%EB%85%84&sop=and&spt=-984411&scrap_mode=
시애틀의 그런지 밴드들 이전에 얼터너티브 록이란 장르를 시작한 개척자중 하나인 R.E.M의 대표적인 앨범인데요. 그 해의 그래미상 4관왕에 오르며 밴드의 음악에 정점을 찍은 음반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 4위까지 오르며, 밴드의 가장 히트한 곡중의 하나로 남았습니다.
parklife, 1994
데뷔 초기에는 아이돌 밴드 취급을 받던 블러는, 세번째 앨범인 <parklife>의 발표와 함께 브릿팝의 총아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앨범 차트 1위와 함께 영국 내의 최고 인기 밴드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앨범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센스와 치기어린 장난기가 엿보이는데요. 그 시기의 블러만이 만들수 있었던 결과물이라 하겠네요.
멤버들의 리즈시절(?)을 맘껏 감상할수 있는 뮤비가 인상적인데요.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곡입니디.
rust in peace, 1990
마티 프리드먼과 닉 멘자의 가입으로 인해서 체제를 일신한 메가데스는, 두 데이브 역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앨범 작업에 참여하였는데요. 그 결과로 밴드의, 아니 90년대를 열어젖히는 최고의 스래시 메탈 앨범이 탄생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91년에 발매되었는데요. 금지곡때문에 3집의 곡들과 짜집기된 희한한 편집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결국 거금을 주고 수입 cd로 다시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앨범의 숨겨진 명곡으로, 90년대 최고의 기타 솔로를 꼽자면 항상 들어가는 마티 프리드먼의 어마어마한 연주가 담겨 있습니다.
vulgar display of power, 1992
<nevermind> 앨범의 발매와 함께 수많은 메탈 밴드들의 음악이 사라져가고 있던 시절, 오히려 더 빡센(?) 사운드로 메탈 키즈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자신들만의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데 공헌한 최고의 앨범입니다. 다만 국내 발매시에는 전작 <카우보이즈 프롬 헬>의 곡들을 금지곡 대신에 짜집기해서 발매했는데요. 이게 묘하게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서 판매량은 상당했습니다.
딱 듣기만 해도 이들이 '스래시' 메탈이나 '파워' 메탈 밴드가 아님을 단박에 느끼게 해주는 판테라의 대표곡입니다.
*이제 00년대 록/메탈 앨범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끝나는대로 팝/가요 필청 앨범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80/90/00년대로 나눠서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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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 앨범 정말 좋아요. 놀라운 건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전 앨범이 멤버들의 불화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따로 녹음해 믹싱해서 만들었다던데 이 앨범은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연주하는 컨셉을 지향했다더군요. 앨범의 몇몇 곡들 들어보면 드럼의 경우 한곡 안에서도 비트가 변화무쌍하게 바뀌는데 어떻게 이걸 쳐냈는지 궁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