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오징어가 놀란 이유.txt
7
3221
Updated at 2021-07-27 11:13:48
얼마 전에 평소처럼 저녁 산책을 혼자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한 상황이었는데
걷고 있던 좁은 인도 정면 바로 오른쪽에 도로 버스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죠.
그런데 누군가 차 앞에 바싹 붙어 있는 겁니다.
좋지 않은 눈으로 다시 보니
외모와 옷차림이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왜 그러고 있나 궁금해하며
그 청년 1~2미터 앞까지 전진하는데
정면 인도에서는 어떤 여성분이 제쪽으로
밝은 색 원피스와 단화를 신고
긴 생머리를 펄럭이며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판단력이 괜찮은 제가 몸을 옆으로 피하는
바로 그 순간
청년이 갑자기 인도로 뛰어들며
"와!!!"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그 여성을 놀래려 했나 봅니다.
여성이
"어머"
"앗"
그리고 이내
'꺄르르 꺄르르'
'하하하 하하하'
이러면서 마주한 청년과 함께
애니와도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데
또 다른 현실에서는
길을 걷던
동네 오징어가 더 놀랐습니다.
놀란 가슴을 엑스 자로 움켜쥐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가에서 비치는
여성안심 안내 가로등 불빛이
왠지 모르게 저를 처량하게 바라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에효...
9
Comments
2
2021-07-27 11:22:18
오헨리가 아니라 오해리네요~ ㅎㅎ 5
2021-07-27 11:16:25
오징어 보호 구역 내지는 커플 놀이 금지 구역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불법 커플 신고센터라등가 유사 커플 놀이 금지라도.... 1
2021-07-27 11:22:37
'여성 안심 귀가길' 좋더라... '오징어 안심 귀가길'도 만들어달라!!
|
글쓰기 |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은것 같은 애잔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