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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음악의 프로메테우스로서의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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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31 04:27:30

 

음악은 정말 무시무시한 것입니다. 그게 도대체 뭔가요? 

음악은 영혼을 고양시키기 않습니다. 단지 자극할 따름입니다.

음악은 그것을 작곡한 사람의 정신세계로 곧바로 저를 데려갑니다.  


「크로이체르 소나타」, 레프 톨스토이

 

 

 

 

 오랜만에 주말을 앞둔 야심한 시각에 글을 써봅니다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 서곡을 듣다가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 서곡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이 글은 프로메테우스로서의 베토벤,   베토벤이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었기에 그토록 중요한 존재인지에 대한 글입니다일단 짧은 동영상을 하나 보시죠.

 

https://youtu.be/VwAcXDQWlG0

 

게오르그 솔티가 거의 죽음을 목전에 둔 시절 이 영화의 음악을 감독했고, 머레이 페라이어가 몇 곡의 베토벤 피아노곡을 연주해서 더 정이가는 영화. 불멸의 연인

저는 영화에 나오는 이 장면을 아주 좋아합니다.  톨스토이의 소설「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뻔뻔하게 베낀 장면임에도 제가 이 장면을 마음에 두는 이유는 여기서 나오는 베토벤의 대사가 베토벤 이후 음악의 본질을 꿰뚫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가 최초로 서구 고전음악에 매료되었던 계기는 파헬벨이나 비발디의 바로크 음악이었지만, 꾸준히 듣게 된 계기는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 때문이었고, 이윽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이나 협주곡 5, 교향곡 6번을 들었을 무렵에는 이미 저도 모르게 모든 음악들 중에 클래식을 가장 중심에 두고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톨스토이 소설의 말을 알게 된 것은 그 이후지만- 이미 그 때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후로 어떤 위대한 음악도 그 때 들었던 베토벤의 음악들보다 더 깊숙하게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베토벤보다 더 즐겨 듣는 음악들이 꽤 많아지긴 했지만요. 늘 말씀드리지만 저는 음악을 잘 모릅니다. 어렸을 때 억지로 간간히 피아노를 배웠던 것 말고 제대로 음악교육을 원해서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지금은 매우 후회가 됩니다. 피아노 빼먹고 맨날 농구하느라 그때 키가 좀 크긴 했지만요.ㅎㅎ) 그러나 지금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의 2악장이 시작될 때나 3악장으로 막 넘어가기 시작할 때, 혹은 교향곡 6번의 후반부 악장들에서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음표들이 터져나올 때, 저는 베토벤의 마음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이해했다는 환상에 빠집니다

 

확실히 그랬습니다. 그리고 한참 사랑에 빠진 베토벤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하여 저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곡들을 차근차근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모차르트의 일부 곡에서 이런 감정적 격동의 전조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모차르트의 몇몇 소나타들은 그런 전조가 보이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모차르트는-음악사가 하워드 구달에 의하면- "베일에 싸인"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하이든은 절대로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베토벤은 다르죠. 베토벤은 거의 야만스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분노와 좌절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어떤경우에는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이 시작부터 그러죠.

 

이 모든 것이 적어도 기록에 남은 음악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베토벤이 서구 음악 역사상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근대적 자아의 시대를 최초로 열어재낀 사람이 바로 베토벤이었던 것입니다

 

 

작곡을 전공한 물리학자 존 파웰은, 음악이란 협화음과 불협화음의 느낌을 기반으로 각 음악전통에 따라 고유의 감정적 표현수단을 습득하여 표현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풀어 말하면, 우리가 음악을 들으며 어떤 공통적인 정조를 느끼는 이유는, 그 음악의 전통에서 특정한 음악의 악구가 특정한 정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특정한 음의 배열을 들으면 그 관습에 따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어렸을 때 비장한 분위기에서 특정한 노래를 듣거나, 즐거운 영화에서 흐르는 bgm을 듣다보면, 그러한 경험이 축적되어 특별한 악구에 특정한 감정이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된다는 이야기죠. 물론 그러한 연결은 협화음이 편안하고 불협화음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기본적인 특징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스티븐 핑커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이 각각 그렇게 상이한 정서를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키는 이유에 대해 진화심리학적 설명을 덧붙입니다. 자연계에서 들리는 소리는 정상적인 배음으로 구축된 소리들입니다. 그리고 협화음은 이러한 배음들이 자연스럽게 울리는 소리들이죠. 때문에 불협화음이 들린다면 뭔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경고가 됩니다.)

 

베토벤은 활동 당시, 유럽에서 거의 최초로 불협화음과 서구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모드를 적극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양식을 적극적으로 파괴했고요. 그러니까 베토벤은 당대 최초의 락스타였던 셈입니다. 당연히 논란이 있었지만 이런 방식이 청중들 자신들의 내면에서 일던 정체불명의 감정들을 더욱 잘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는 모두 이런 베토벤의 방식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당시는 혁명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전통이 무너지던 낭만의 시대였으니까요.   

 

이런 점에서 베토벤 의 추종자였으나 베토벤의 또 다른 유산인 낭만성을 부정했던 당대의 평론가 한슐리크의 이론은 틀렸다고 할 수 있겠죠. 음악은 인간의 감정과 괴리된 고유의 형식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음악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오히려 음악 고유의 형식 보다는 원초적 감정의 환기가 음악의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베토벤의 음악에서 비롯된 이후 모든 격동적인 음악은 구체적 이야기 없는 감정의 변화에 대한 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서로 이질적인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감정이 흐르는 패턴은 그보다 적습니다. 예를 들어 실연의 슬픔 뒤 절망하고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로 들뜨거나, 갈등하던 부모님의 죽음을 맞이하고 한동안 의기소침해 하다가 꿈에서 부모님의 밝은 모습을 뵙고 화해한 다음 잠에서 깨어 느끼는 감정의 흐름은 아마 비슷할 것입니다. 때문에 서로 달라보이는 이야기들이 감정의 흐름에 비추어보면 같은 범주로 묶일 수 있죠. 미리 작곡된 음악에 서로 다른 가사를 붙여도 납득이 되는 이유는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또한 우리가 익숙한 정서를 표현하는 음악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가사를 붙이면 웃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우리는 이러한 순수 감정의 흐름을 통해 구체적 사건이 주는 감정을 경험할 수도 있고, 자신이 겪은 특정한 사건을 상기할 수도 있으며, 겪지 못한 사건에 의한 감정의 변화를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악은 구체적 가사가 있는 곡에 비해 어떤 면에서는 더욱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는 마약의 작용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마약은 우리가 구체적 사건을 통해 겪을 수 있는 감정적 흥분과 환희, 고양을 아무런 노력과 행동 없이도 더 직접적으로, 더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니까요. 2병 허세 가득한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말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었던거죠.ㅎㅎ

 

 

 

그럼 베토벤이 이러한 개인의 내면을 최초로 드러낸 곡은 어떤 음악일까. 바로 교향곡 3 "영웅" 입니다. 하워드 구달은 영웅 1악장의 첫 두 음이 울릴 때, 음악의 세상이 영원히 변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마침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유튜브에서 영웅의 탄생을 다룬 훌륭한 영화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BBC에서 2003년 제작한, 베토벤의 교향곡 3 "영웅"의 공개 리허설 순간을 극화한 『Eroica. 이 영화는 베토벤 역을 맡은 베우의 연기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을 정도지만 제가 본 모든 베토벤의 영화 중에 베토벤 음악의 본질을 가장 훌륭하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전편을 감상해보세요. 한글 자막이 없는 것은 유감이지만 대사가 많지 않고 영어자막이 있어 영어를 잘 못하는 저도 그다지 감상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하이든이 등장하는 한 장면을 먼저 감상해보죠

 

https://youtu.be/UtA7m3viB70?t=4651

 

 

 

 

이 영화의 후반부에서, 리허설에 늦게 도착한  베토벤의 스승 하이든은 감상 소감을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Very Long, very tiring.... Unusual? He done something no other composer has atemptted.

 He's placed himself at the centre of his work. 

 he gives us a glimpse into his soul. I expect that's why it's so noisy. but it's quite... quite new. 

 the artist as a hero. Quite new.  

 Evreything  is different from today."

 

 

"매우 길고, 매우 피곤하고, ..비범하고? 그는 어떤 작곡가도 하지 못했던 뭔가를 했어요. 그는 자신을 작품의 중심에 놓았소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영혼을 잠깐 보여주었소. 이 곡이 그렇게 시끄러운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하오.그러나 그건 확실히.... 확실히 전에 없었던 것이오.  주인공으로서의 예술가. 확실히 이전엔 없었지. 바로 오늘부터, 모든 것이 영원히 달라질 것이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세상이 바뀌어서, 이전의 세상이 어땠는지 상상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죠. 세상을 바꾼 그 첫 두 음을 들어보고, 우리가 손에 넣은 표현 수단에 감사합시다. 이것이 바로 베토벤이라는 이름의 음악적 프로메테우스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선물입니다. 우리가 이것을 손에 넣어 스스로의 마음을 그려 봄으로써, 하여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더욱 확실히 엿볼 수 있게 됨으로써, 근대 이후의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양면 거울에 비친 무한히 반복되는 형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에 대해서 말하는 나

또 무한히 반복되는 역설.  

 

 

https://www.youtube.com/watch?v=aArjVaMpWqg

 

그리고 수 많은 에로이카의 명연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잠깐 고민했지만, 조르디 사발의 원전악기연주 버전을 선택했습니다. 영화에 나온 엘리엇 가디너 경의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 연주와  비교해 듣는 맛이 있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새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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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pdated at 2021-07-31 03:14:54

따봉이십니다.^^

이런 글 정말 좋아합니다..

 

조르디 사발 연주는 낼 정식?으로 들어봐야겠군요.

WR
2021-07-31 04:29:43

감사합니다. 사발 연주 질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원전악기 다운 소박함이 있으면서도 의외로 매끄러워요.

1
2021-07-31 04:16:02

정성글 잘 읽었습니다. 클래식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글이 흥미롭네요.

WR
2021-07-31 04:30:28

흥미를 가저주셔서 감사합니다.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전달되어 관심을 가지셨기를 바랍니다.

2
2021-07-31 04:27:23

음 소거하고 보니 게리 올드만 연기가 굉장하네요.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에로이카 평이 좋은 영화네요. 감사히 보겠습니다.
https://www.imdb.com/title/tt0369400/

30분 이상 클래식을 듣는 것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네요. 그나마 영웅 감상은 달포 전 일요일 아침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WR
1
2021-07-31 04:32:30

저는 이제 자러 갑니다. 쓰고 바로 자려고 했는데, 르 카레의 "완벽한 스파이"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여름에는 항상 르카레 소설을 한 두편식 읽게 됩니다. 

2021-07-31 04:34:40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톨스토이 오리지날이 맞나봐요. 꿀잠 바랍니다.

"10 of Beethoven’s most stirring quotes about music" https://amp.classicfm.com/composers/beethoven/best-quotes-about-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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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31 05:15:12

최승호(55·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사진) 시인이 “내가 쓴 시가 나온 대입 문제를 풀어 봤는데 작가인 내가 모두 틀렸다”고 18일 말했다. 그가 풀어 본 문제는 2004년 출제된 수능 모의고사 문제였다. 최씨의 작품 ‘북어’ ‘아마존 수족관’ ‘대설주의보’ 등은 수능 모의고사 등에 단골로 출제돼 왔다. 그는 “작가의 의도를 묻는 문제를 진짜 작가가 모른다면 누가 아는 건지 참 미스터리”라며 쓴소리를 했다.

사실 작곡가는 ‘음악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직업인데 그것에 작곡가가 자꾸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달거나 토를 다는 것만큼 모양 빠지는 것도 없게 됩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작곡가 자신이 쓰거나 편지로 남긴 내용 이외엔 100% 호사가들에 의해 지어낸 이야기 입니다. 정말 끝도 없이 지어져 어느것이 진짜이고 어느것이 가짜인지 분간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아지고 보편화 되었습니다.
고전음악은 대게 교향곡 몇번, 소나타 몇번 이런식으로 숫자만 붙여졌는데 간혹 (지금처럼 음악을 즉석해서 언제든 들을 수도 없고 그 음악을 기억해 내기 어려워서)부제가 붙자 대중들이 더 인식하기 쉽고 악보가 더 많이 팔리자 출판사에 의해 붙여진 부제가 많아졌습니다.
명곡에 대해 몇마디 거들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실마리에 살이 붙고 감정이 이입되고 또 살이 붙어 작곡가도 전혀 모르는 이야기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음악이 가진 상상력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의미부여가 된 이야기는 적절히 걸러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WR
3
Updated at 2021-07-31 05:39:46

1. 아시다시피 에로이카는 베토벤 본인에 의해서 직접 붙여진 것입니다. 초고에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고 했던 보나파르트가 지워지고 에로이카가 부제로 선택된 이야기는 전문 음악사가들이 쓴 베토벤의 전기들에도 대부분 기록되어있습니다.

 

2. 설혹 에로이카라는 제목이 베토벤의 의도와 전혀 상관이 없더라도, 이 글은 에로이카에 얽힌 이야기나 그 제목에 의해 영감을 받아 쓴 감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목과 상관 없이 교향곡 3번과 베토벤 음악 전반에 대한  하워드 구달 같은 전문 음악사가의 음악사적 평가, 19세기 비평가 한슐리크의 비평에 대한 대한 과학적 반론, BBC에서 가디너와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와 같이 만든 영화의 관점이 서로 비슷한 내용이라는 것에 의거한 개인적 종합입니다. 이 곡에 대한 제 글은 에로이카라는 제목과 이야기에 얽힌 상상이  아니라, '창작자로서 음악가 개인의 내면의 발견'이라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룹니다. 

 

왜 제 글과 상관 없는 댓글로 충고, 혹은 훈계를 하시는지 당황스럽습니다.  

2021-07-31 05:37:51

명곡에 대해 몇마디 거들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 이 부분이 rockid님 보고 한 말씀은 아닌 것 같아요.

주어가 명확치 않아 모호한 표현이긴 했습니다.
어서 주무세요.

WR
3
Updated at 2021-07-31 05:45:05

여러 번 읽어보고 고민 끝에 단 댓글입니다. 만약 글쓴 분이 제게 하신 말씀이 아니라면 본문 글에 관한 코멘트 한 마디 없이 전혀 딴 이야기기를 길게 붙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보를 전해주고 싶으셨다면 그 구분을 명확하게 하고 본문과 상관 없다는 안내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따로 독립적 글을 쓰시던가요. 이런 식으로 본문을 오해할 수 있게 만드는 글이 무슨 경우인지 솔직히 전 모르겠습니다.  

 

말씀처럼 주어도 없습니다. 이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지금은 처음 느낀 당혹감은 많이 옅어졌지만 글을 읽고 황당하고 다소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랬군요님이 제 감정을 위로하려고 쓰신 글인줄은 알지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1
2021-07-31 05:45:50

Rockid 님의 과학적인 반론에 동조하는 뜻으로 댓글을 달았는데 Rockid님의 이 댓글이 저를 당혹하게 하시네요. 말씀하신 음악사가들도 비평가들도 베토벤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전에 그런 사람들을 가장 혐오하고 배척하며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비평가들과 야합하는 작곡가가 존재한다면 얼마나 끔찍할지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음악의 아버지가 바흐인 것도 느닷없이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가 된 것도 모두 그 음악사가들과 비평가들의 농간입니다.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이면 바흐 이전의 음악들과 전세계 민속 음악들은 정자 난자인건지 음악도 아닌 것인지 일본 호사가들이 지어낸 ‘음악의 어머니’ 헨델은 왜 남자이고 왜 우리나라와 일본 교과서에만 언급이 되었는지도 생각해 봐야할 것입니다.
제 댓글의 의도는 변함 없습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음악이 가진 상상력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의미부여가 된 이야기는 적절히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방증하고 계십니다.

WR
Updated at 2021-07-31 06:04:04

1.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가 되고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가 된 것은 비평가들의 농간도 아니고 한 일본 출판사의 근거없는 별명 붙이기에서 비롯된 하찮은 이야깁니다. 그걸 누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나요? 정작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저런 별명을 알지도 못합니다. 

 

2. 말씀대로라면 바로 브람스가 대표적으로 한슐리크와 야합한 작곡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슐리크와 브람스는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비평가이고 작곡가였습니다.한슐리크와 브람스는 서로를 찬양했고요.  당대 음악가들은 자신이 비평가이기도 했고, 서로 음악적 이상과 방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서로 고무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설마 슈만의 다윗동맹을 모르시진 않으시겠죠. 

 

3. 이 글에서 음악이 학습된 감정들에 구체적 경험이나 서사 없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청자들이 각기 다른 상상력과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그저 그런 일화들이나 해설을 덧붙여 한 곡에 대한 개인적 상상력을 일반화 시켜 타인의 상상력을 제한한다고 하시는 말씀이라면 글을 이해 못하신 겁니다. 

 

최소한 민감한 글들은 오해받지 않게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명을 읽으니 오해가 좀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처음 쓰신 글은 이해 못할 글입니다. 최소한 여기에 대해서 유감 표명이라도 하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서로 이야기 그만 나누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1
Updated at 2021-07-31 06:40:08

1. 어느것이 하찮고 어느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누가 왜 무슨 근거로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2. 마찬가지로 베토벤도 그랬나요? 베토벤이 에로이카를 작곡했을 때 호사가들이 언급한 내용들을 동조했을 거란 근거도 없습니다.
3.’ 음악이 학습된 감정들에 구체적 경험이나 서사 없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청자들이 각기 다른 상상력과 이야기를 독립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작곡가는 연주자에게 악보를 넘겼을 때 부터는 음악의 해석은 이제 연주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작곡합니다. 마찬가지로 연주자도 음악의 해석은 이제 청중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연주합니다. 이미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굳이 어렵게 남겨둔 여지를 호사가들이 개입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은 용납되기 어렵습니다. 에로이카인 것을 꼭 알아야 들을 자격이 있는가? 그 수많은 의미들을 알아야 그 음악을 이해한 것일까? 갑자기 안들리던 소리가 더 들리는가? 라고 생각해 봐야할 것입니다.

누구나 음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이나 감상을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도 무시되거나 강요하거나 우월할 순 없습니다. 음악이니까요.

말을 어렵고 복잡하게 하려는 사람은 되지맙시다.(유시민님은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언급하셨습니다.)

WR
Updated at 2021-07-31 06:42:10

이 글을 읽어보니 상호간의 갈등이 해결되어도 앞으로 THXulTra님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마지막 단락은 정말 모욕적이네요. 앞으로 모른 척 해주시거나 저를 차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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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31 06:52:24

모든 사람들이 보편 타당하게 공감하는 이야기에 그렇게 노골적으로 반응하시면 누가 문제가 있는지 너무 명백해지잖아요.

Rokid님이 지난 댓글로
‘ 긴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끔 글을 쓰고 뿌듯할 때가 이렇게 글로 인해 좋은 인연을 만나고 배움의 가능성이 열릴 때 입니다. 저는 음악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작곡이든 연주든 가리지 않고 선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부족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정말 든든하게 제가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여쭤보고 확인할 분이 생겨서 기쁩니다. 귀찮아 하지 않으신다면 앞으로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라고 하셔서 기쁘게 댓글을 달았을 뿐인데 이러시면 살짝 섭섭하네요.

저는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rockid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차단도 개개인의 자유일진데 그렇게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건 너무하시네요.

WR
2021-07-31 06:55:06

하라고 강요한 것이 아니라 부탁드린 겁니다. 

이 글을 보니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새벽에 글을 쓰면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인지도 모르죠. 사실 THXulTra님이 음악에 종사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여쭤볼 분이 한 분 더 생겼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그런데 저 윗글을 보고 정말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면 먼저 대상을 확실히 하고 쓰셔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제 글이 그런 과도한 상상력의 제약이라는 방증이라는 말씀을 덧붙이신 것도, 유시민을 언급한것도  이해할 수가 없고요.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루 자고 나면 생각이 바뀌어있을지도 모르죠.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WR
1
2021-07-31 06:58:21

여튼 THXulTra님도 악의로 하신 말씀이 아니고, 저 때문에 감정이 상하셨을테니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단 말슴 드리고 싶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시는 분에게 차단해달라고 말한 것은 제가 심했습니다. 

2022-10-16 00:03:40

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1908261603001

www.hani.co.kr/arti/culture/book/870478.html

WR
1
Updated at 2022-10-16 00:23:41

카이에르스의 책은 저도 가지고 있고 조수철의 책 기사에 나온 내용은 저도 대체로 아는 내용입니다. 제 글은 베토벤에게 덧씌워진 인간적 신화에 대해서 다루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의 글은 온전하게 베토벤의 음악이 음악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제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THXulTra님께 별다른 부정적 감정이 남아있진 않은데 이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THX님은 악의는 없으신 것 같은데 타인과 얼굴을 보지 않고 소통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아무 코멘트 없이 이런 글을 불쑥 오래된 글에 던져주시면 제가 이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좀 난감합니다. 앞으로는 서로의 의도를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오해나 악의 없는 대화가 오갔으면 합니다. 

 

일단은 이 덧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도 없이 제게 참고 자료를 제공해주신 것으로 이애하겠습니다. 

2022-10-16 00:27:08

죄송하지만 이 글이 음악 이론과에서 안좋은 의미로 일종의 레퍼런스가 되어 있습니다. 말씀하신 음악사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글에 많은 부정확한 것들이 묻어 있기에 아무런 감정이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 전달코자 링크만 달았습니다. 

WR
2022-10-16 00:35:10

알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기사들 만으로는 어떤 점이 그런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설명을 해주신다면 읽어보겠습니다. 

2021-07-31 05:16:16

2004년 기사는 저도 봤었네요.
마지막 줄에 공감합니다.

1
2021-07-31 05:47:18

rockid님 정말 고맙습니다.
클래식 문외한인데,
빠져들어서 읽었네요. ^^

WR
2021-07-31 06:02:54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글 쓴 보람이 있습니다. 

1
2021-07-31 06:15:22

제가 좋아하는 키워드들이 많이 보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좋아한다고 선뜻 말하기 쉽지않지만 그래도 자꾸 듣게되는 조르디 사발의 연주들..

협화음과 불협화음에 대한 저의 오래된 궁금함에 대해서도 힌트가 될만한 구절들이 있었구요..

"베토벤이 왜 樂聖이라 불리게 됬는지"에 대해 지나가듯 이야기해주던 고등학교때의 사이코같던 음악쌤의 말을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정신없이 노트 구석에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세가지 중 하나는 교향곡 3악장에 스케르쪼를 사용한 것, 두번째는 '다다다 다~' 같은 해괴?한 주제를 가지고도 음악을 만들어 낸 것.. 아쉽게도 세번째는 기억이 안나더군요. 믿을만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딱히 틀린 이야기도 아닌듯하여 여태껏 기억속에 묻어두고 살아왔는데 오늘 베토벤의 글을 읽으면서 또 한번 느껴보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날 것 그대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경험을 인류 최초?로 시도한 작곡가 베토벤..

WR
2021-07-31 06:18:14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인류최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양의 제도권 음악씬에서는 확실히 처음이었겠죠. 저도 글을 정리하면서 베토벤이 왜 그렇게 마음에 깊숙히 박혔는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3
2021-07-31 06:31:09

댓글 쓰면서도 인류 최초로 시도했다는 표현이 좀 과하다 싶어 부연하려다 길어만질것 같아 줄였더니 역시나 딱! 걸렸습니다
부연하려 했던것은 '시도한 작곡가들은 이미 있었지만 베토벤은 많은 청자들이 공통적으로 그걸 느낄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러나 그것 역시 정말로 베토번이 처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에 그냥 간단히 줄였습니다
서양이던 동양이던 음악이 개인의 감정을자극하는 도구로 광범위하게 쓰인 것은 근대 이후이겠지만 그동안 수 많은 작곡가들이 끊임없이 기존 전통과 규율에 도전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고 종교와 지배계층에 종속되어있던 음악을 계속 아래로 그리고 옆으로 퍼뜨리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등등의 생각을 해 본 적이 기억들이 있었기에 더욱 즐겁게 rockid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
2021-07-31 06:38:15

짧은 서양음악사관에 얽메이지 않고 동서양 통틀어 개연성을 열어두신 의견에 동감합니다.

WR
1
2021-07-31 06:44:54

정확하게 말씀하셨네요. 뒷쪽 단락의 여견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합니다. 

1
2021-07-31 06:52:07

이 글로 대동단결하는 겁니까? 양쪽 입장을 다 이해해서 땀은 제가 다 흘리고 있습니다.

 

WR
1
2021-07-31 06:57:11

그랬군요님을 난처하게 해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제가 잠을 제대로 못자서 제풀에 흥분했을지도 모르죠. 한 숨 자고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근데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아 잠이 싹 달아났네요. 

1
2021-07-31 06:59:15

위로 글 하나 올립니다. ^^

1
2021-07-31 06:41:06

열정

WR
2021-07-31 07:06:10

!

1
2021-07-31 08:19:43

 아침에 읽은 글로는 최고네여.  감사합니다. 

 

클래식은....인생의 BGM 정도만 알고 있는 문외한인데....전 곡? 전 악장? 다 들어 본 기억이 없습니다.

 

대부분...듣다가 딴 생각하던가.  졸던가...끊던가...뭐 그렇습니다만,  

 

베토벤에 대한 새로움을 주는 글이네여. 아는 한에서 이해 하려다 보니.  지미헨드릭스나 서태지 같은 느낌이였구나.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폄하가 아니고 혁명적인 면에서 그렇단 애기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는거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입니다. ( 아...당당한데 뭔가 쪽 팔림은 모지@>@) 

WR
Updated at 2021-07-31 08:58:22

서태지가 90년대 한국 가요신에서 불러일으킨 혁명이나, 헨드릭스가 락의 발전에 끼친 영향이나 충격이 아마 당대 청중들에게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서태지는 몰라도 헨드릭스는 서구 고전음악의 베토벤이나 재즈의 마일스 데이비스와 같은 반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클래식과 재즈를 더 좋아하지만 음악에 계급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클래식은 화성의 깊이와 악곡의 구조가, 락 음악은 강렬한 리듬감 등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흥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이 글로 베토벤의 곡 중 어떤 곡이라도 전 악장을 감상해보실 생각이 드셨다면 글쓴 보람이 느껴지겠습니다.^^

Updated at 2021-07-31 08:56:39

베토벤 음악의 최고봉은

합창교향곡, 함머클라비어 소나타라고 보면 되구요

(그 다음으로는 장엄 미사, 디아벨리 변주곡, 피아노 소나타 28번, 후기 현악사중주들 등등)

 

단일 악장으로서 가장 저평가 받은 진정으로 위대한 작품은

 

현악사중주 12번 2악장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정, 운명, 월광, 비창 이런 음악을 베토벤의 주류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요

 

베토벤 초기 음악 중에서 피아노 소나타 7번 같은 경우는 비범한 작품으로서

그의 초기 음악 중에서 거의 최고봉에 해당합니다

 

베토벤은 알려진 유명 음악 이외에 놀라운 수준의 작품들이 많죠


1
2021-07-31 09:01:24

rockid님 글 잘 읽었습니다.
멋진 글이네요. 베토벤 음악들을 파보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그런데 아이디는... 락을 더 즐기시나요?

WR
2021-07-31 09:43:17

제가 처음 인터넷을 하기 시작했을 때가 라디오헤드의 Kid A가 나올 무렵이었습니다. 거기서 따온 닉네임입니다. 락은 마음의 고향이죠.^^ 베토벤의 음악은 당대의 가장 강렬한 락음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2021-07-31 10:30:00

제가 음악을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모짜르트의 음악은 자신을 소비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어린 천재의 느낌이라면.. 

베에토벤은 자신의 고뇌가 고스란히 음악에 녹아 들어가 있다고 느꼈었습니다.

둘다 강렬한 삶을 살았겠지만,

모짜르트는 자신의 고뇌가 음악에 투영되는 걸 원하지 않았던 것 같고, (어쩌면 자신의 삶과 음악이 유리되어 있었던 것 같은...)

베에토벤은 처절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고 해야 할까요......

 

왜 베에토벤에 사람들이 끌리나... 왜 태교음악에 늘 모짜르트가 선택되나... 뭐 이런 이유가 아닐까... rockid님 글을 읽어보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Updated at 2021-07-31 09:04:09

그러나 베토벤에게도 단점과 약점이 있죠

 

이러한 단점을 잘 인지하고 베토벤 음악 세계를 접근하셔야 합니다

 

베토벤은 무소불위의 글로벌리스트가 아닙니다

 

베토벤은 성악 실력이 치명적으로 약하다는 결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그의 음악 세계를 많이 제한하는데요

  

베토벤은 어릴때 모차르트처럼 오페라 작곡가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처절하게 실패했던 사람입니다

 

베토벤은 아름다운 노래 선율을 못 만드는 사람입니다

 

이상하게 이러한 사실이 언급이 안되고 평론가들 조차도 언급을 안하는데요

베토벤이 물론 쇼팽, 리스트, 슈만, 라흐마니노프같은 분보다는 위대한 성악 작곡가이셨지만

바흐, 모차르트, 핸델과 비교하면 아주 약소합니다 

 

베토벤에게도 상당한 분량의 가곡과 성악곡이 있지만

그가 성악 분야에 들인 노력과 시간에 비한다면

 

바흐, 핸델, 모차르트같은 역대급 작곡가에 비해서는 턱 없는 성악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합창 교향곡 4악장도 선율이 대체로 성악적이지 않고 뻣뻣한 경향이 있고

장엄미사도 고루한 취향이 있습니다

베토벤이 성악에서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 범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론 베토벤도 피델리오라는 아주 중요한 오페라를 작곡하였지만

그가 피델리오에 투입한 막대한 시간을 생각한다면

 

베토벤은 전문 오페라 작곡가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베토벤에게 이러한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 그의 음악 세계를 바라 보셔야 합니다

 

진짜 위대한 글로벌리스트는 바흐, 핸델, 모차르트 이런 분들입니다

 

저는 Mozart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봅니다

1
2021-07-31 10:18:45

저 또한 최고의 음악가로 모짜르트라 생각합니다.
베토벤은 legato적인 음악을 추구했고 실제로 제자들에게 이를 여러번 강조했다죠.
모짜르트는 staccato적인 음악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겉으로 보기에 음악이 좀 가볍다고 느껴지나 봅니다. 실상은 다른데. 작품의 다양성, 마이너한 악기도 협주곡을 있을만큼 악기에 대한 사랑은 후대 작곡자들에게 영향이 컸다죠. 좀 평가절하된 느낌이 안타까운 작고가 모짜르트죠. 베에토벤 역시 위대한 작곡자중 한명인건 분명하나 현재의 싯점어서 너무 호들갑 떠는것이 아닌가하는 느낌?

Updated at 2021-07-31 11:03:07

네, Mozart는 너무나도 위대해서 저평가 받는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말씀하신데로 Mozart가 가벼운 음악을 한다고 잘못 평가되고 있는데요

Mozart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아닙니다

Mozart가 35살에 일찍 사망해서 그의 20대 시절의 작품을 주로 듣기 때문에

음악이 가볍다고 느끼는 것이죠

Mozart 음악의 본령은 Opera입니다. Mozart의 주요 오페라는 가벼운 작품들이 아닙니다

 

참고로 Beethoven은 35살까지 주요 작품을 거의 쓰지도 못했죠

Mozart가 20살 시절에 쓴 작품과 Beethoven이 50살 시절에 쓴 작품을 직접 비교해서

Mozart 음악이 가볍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죠 

 

그리고 단적으로 말씀 드리면

Mozart의 Don Giovanni 는 Beethoven의 합창 교향곡의 경지 조차 넘어섰다고 볼 수 있죠

 

인류 역사에 가장 위대한 작품이 합창교향곡일 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Don Giovanni 아니면 Tristan과 Isolde가 서양 음악사를 대표하는 작품일 겁니다

 

오페라 역사에 위대한 오페라가 100 작품도 넘습니다만

Don Giovanni는 천재적인 노래로 꽉 들어찬 전무 후무한 예술 작품입니다

Don Giovanni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없죠

 

Mozart가 35살까지 이룩한 업적은 Beethoven이 57세까지 이룩한 모든 업적에 비해 전혀 못하지 않습니다

Mozart가 60살까지만 살았으면, Opera, 교향곡, 실내악에서 압도적인 경지로 더 발전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거기에다 덤으로, Mozart와 Beethoven은 치열한 라이벌 경쟁을 했을텐데

이것을 우리 후손들이 볼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래서 Mozart가 35살에 사망한 것을 인류 음악사의 가장 큰 손실로 보고 있습니다 

 

 

Updated at 2021-07-31 09:07:42

 베토벤에게 가장 중요한 장르는 교향곡이 아니라

 

피아노 소나타입니다

 

사람들은 교향곡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또한, 피아노 소나타하면, 월광, 비창, 열정, 템페스트가 주요 작품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요

 

이 또한 올바로 대중들에게 바로 잡혀서 알려져야 합니다

 

베토벤에게서 가장 중요한 피아노 소나타는 후기 28~32번입니다

 

이 5 작품이 진정한 베토벤 음악 전체의 진수 중의 진수죠

 

그리고 말씀드린 피아노 소나타 7번이 아주 주목할 초기 작품이구요

7번의 2악장의 경우 이미 후기 음악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1
Updated at 2021-07-31 10:34:04

얼마전 영국음악잡지가 에로이카를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꼽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5번이나 9번이 아니라 왜 3번이?
교향곡 1, 2번을 포함해 베토벤의 이전 작품들은 하이든 모짜르트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에로이카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낭만주의 시대를 열어버린거죠.
클래식 음악은 그러므로 에로이카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그리고 에로이카는 새로운 시대를 열자마자 완성을 시켜버립니다.
흔히 베토벤의 최고봉이라는 9번이나 후기 현악사중주 피아노소나타도 에로이카가 제기한 문제의식의 변주일 뿐이죠.

Updated at 2021-07-31 11:00:03

Beethoven 이전에 Mozart가 불과 31살에 Don Giovanni를 작곡함으로써, 낭만 오페라의 길을 열었습니다

Mozart는 Don Giovanni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품을 단 7개월 안에 완성했습니다

그것은 1787년 입니다. 본격적인 낭만주의 시대가 오기 50년전에 Mozart가 이룩한 업적이죠

 

 

 

WR
Updated at 2021-07-31 13:04:29

간명하게 정리하셨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2021-07-31 10:53:40

WR
1
2021-07-31 12:34:35

이글의 단초가 된 곡명을 멋지게 써주셨네요. 이런 영광이!

1
2021-07-31 14:13:56

사실 아침에 글을 보곤 g펜촉으로 오래간만에 제대로 날아가는 글씨를 쓰고싶어서 막 펜과 잉크를 찾다가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그냥 인도제 스텐레스 촉 만년필로 쓴다고...맘에 안들게쓰였네요..ㅠㅜ

WR
1
2021-07-31 14:18:22

그래도 훌륭합니다. 나중에 펜과 잉크 찾으시면 Sinfonia Eroica로 묵직한 느낌으로 한 번 써주셔도 좋을듯.^^

1
2021-07-31 14:21:54

아..제 성품상 죽어도 묵직한 글씨가 나올순 없을듯합니다^^;;

얄쌍하고..잘봐줘야 날아가는 느낌 나쁘게는 날랄스러운..^^;;

나중에 한번 써볼께요

WR
2021-07-31 14:31:47

넵, 자유롭게, 내키실 때가 오면요.^^

1
2021-07-31 12:29: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21-07-31 12:34:55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2021-07-31 17:45:09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베토벤 이전 음악들은 솔직히 귀에 잘 안들어오는데 rockid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네요. 시간 날 때 Eroica 영화도 감상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21-07-31 18:14:2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roica 영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1
2021-08-01 15:39:0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님께서 쓰신 맥락하고는 맞지 않지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이 아직까지는 제가 들어본 선율 중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너무 소중해서 아껴듣고 싶을 정도로요!ㅎ 연주자로는 미켈란젤리를 꼽고 싶은데 dg에서 나온 줄리니와의 녹음보다 첼리비다케와의 실황 녹음이 좋더군요.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창작자와 작품의 관계란 묘한 것 같습니다. 베토벤처럼 성질 더러운(?) 인물에게서 그런 아름다운 선율이 나오다니요!^^;;

WR
1
Updated at 2021-08-01 16:04:36
베토벤 피협2악장 이야기를 하시니, 그 선율이 영화음악 주요 주제로 사용된 영화 "대통령을 죽여라(The Assassination of Richard Nixon" 가 생각납니다. 짐머만과 함께 번스타인이 빈필을 지휘하여 만든 곡이 사용되었죠. 거기서도 주인공은 번스타인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를 만든 당신이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이유는 현실을 몰라서일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적어도 베토벤의 선율들 중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라는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첼리비다케 지휘의 5번 연주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추천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wASEp4NT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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